Travel/2022 New Zealand

뉴질랜드 여행 - 다섯째 날 : Auckland / 221124

lsgwin 2023. 2. 1. 23:05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늘 짧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오늘만큼은 아주 긴 하루가 될 예정이다

월드컵 첫 경기 우루과이전을 하는 날인데, 한국에서는 황금 시간대인 오후 10시 킥오프이지만 여기서는 새벽 2시이기 때문에...

과연 졸음을 이겨내고 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시작을 좀 느슨하게 해보려고 한다

 

 

 

오전에는 여행자로써 한 일이 딱히 없어서 대충 생략하고 오후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Vultures' Lane이라는 펍에서 우선 목을 축인다

뭐야 첫끼부터 맥주? 원래 맥주는 공복에 마셔야 최고의 맛을 낸다

 

내부는 스포츠 펍 느낌으로 아담한 규모

오후 2시 무렵인데 사람들이 제법 있더라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인데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 지역은 크래프트 비어 쪽으로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서 수없이 다양한 맥주들이 있다고 한다

(와인만 만드는 줄 알았는데...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였다)

그런 도시이니 당연히 맥주를 파는 펍도 여기저기에 널려 있고, 가게마다 각자 개성있는 맥주 셀렉션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생맥주 탭을 보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IPA가 먹고 싶어서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두 가지 브랜드의 특징을 알려주고, 친절하게도 시음까지 시켜준다

둘 중 조금 더 맘에 들었던 Epic으로 한 잔 주문하니 시크하게 카드 단말기를 떡 건네준다 ㅎㅎ

(뉴질랜드는 거의 현금이 필요없을 정도로 카드 사용이 용이한 나라였다)

즐거운 점심이었다 뭐 안주 하나도 안시켰는데?

 

 

 

잠시 호텔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한다

 

 

정말 수도 없이 다녔던 길인데... 봐도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마침 와이프가 이 동네 베이글 맛집에서 사왔다고 해서 다소 부실한 식사를 채울 수 있었다^^

 

베이컨... 연어... 내용물이 아주 알차고 맛도 좋았다

 

날씨가 좀 흐린 편이었지만 덕분에 무지개가 뜨는 행운이 찾아왔다

 

 

 

휴식을 끝내고 저녁 먹으러 출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에 있는 The Sugar Club이라는 레스토랑을 예약해 두었다

입구를 찾느라 잠시 헤맸는데, 지하로 한 층 내려가니 레스토랑으로 안내해주는 데스크가 있었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외국에서 고급 레스토랑에 왔는데...

막상 메뉴를 보니 김치, 고추장이 보이네?

반가움 반 의아함 반 정도의 느낌이었다

 

다행히 창가 쪽으로 배정받아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내 맘대로 하는 블로그라 와이프님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해 주기로... ㅎㅎ

 

KIA ORA : snacks, bread and charcoal butter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메뉴가 시작되었다

스낵인데 굴을 주길래... 이건 웰컴 푸드 같은건가? 싶었는데

 

빵과 버터가 같이 서빙된 걸 보니, 굴을 스낵으로 여기고 제공한 모양이다

우리나라 굴은 생으로 먹으면 간이 짭쪼름한 편인데 여기 굴은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었다

에피타이저 역할로 아주 제격!

 

SCAMPI CEVICHE : fennel salad, spring onion, lemon gel

이번에도 상큼한 느낌의 해산물 요리, 좀 양 많은 에피타이저 느낌이다

 

SPRING GARDEN : cured green produce, cucumber crisps, parsley & cucumber emulsion

눈으로 보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 오이 맛이었다

 

MARKET FISH : seaweed mustard, dashi emulsion, baby cucumber, grilled asparagus

이제부터 좀 재밌는 요리가 나오는데, 생선 맛이 왠지 익숙하다

일본식 다시 육수를 써서 그런 모양

 

SUNGGYE : healthy, heavy & happy guy

메인 요리는 시간이 좀 걸리길래 사진을 찍어 보았다...

 

BEEF FILLET : textures of carrots, miso dressing, jus

메인은 약간 당연하게도 소고기

여기에서도 미소를 끼얹는다

 

PORK CHEEK : charred eggplant, kimchi, gochujang sauce

자 이정도면 그냥 한식이라고 봐도 됩니다

돼지 뽈살에 김치 고추장이라니! 느끼한 음식에 김치가 필수라는 걸 얘들도 아는 건가!

그래도 소스를 오묘하게 잘 만들어서 마냥 한식보다는 퓨전요리 정도의 느낌?

다시 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였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간다

사실 이 레스토랑 가격은 전망대 비용까지 포함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망이 아주 좋았다

(그렇게 치면 비싼 건 아닐지도...)

 

SWEET, SOUR, BITTER

디저트 이름은 좀 대충 지은 것 같다 ㅎㅎ

맛도 좀 대충 어디서 많이 먹어본 샤베트 같은 맛...

 

NEAREST AND DEEREST : rice cake, jasmine ice cream, mixed berries, deer milk, bee pollen

디저트 한 가지 더 제공되고 식사는 마무리

rice cake이라... 우리나라 떡과 아주 유사하진 않은 뭔가 특이한 질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예전 시드니의 QUAY에서 느낀 점과 비슷하게,

이제 외국의 파인 다이닝에서는 한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원래 나는 외국에서 한식이나 그런 비슷한 류의 음식을 먹는 것을 결코 선호하지 않는데,

이렇게 해외 유명 레스토랑에서 한식이 소개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니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한식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도 잠시 유행하는 한류에 영합했던 건지, 당분간 여행하면서 관심있게 지켜보고자 한다

 

 

 

숙소로 가는 길, 밤에 보니 더 멋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한국:우루과이!

우선 앞 경기를 보면서 텐션을 올리는 중이다

그러기엔 노잼축구의 대표주자 스위스 경기이긴 한데...

 

빅 이벤트에 음식이 없으면 섭하지~

오클랜드에서도 다양하면서 빠르게 배달 음식을 즐길 수 있더라

 

열심히 인도 커리를 먹으며 기다려보지만... 새벽 2시는 멀기만 한 것

 

스위스 경기 보다가 침대에 누울 뻔 했다

이제야 다음 경기 예고가 나온다

 

선발 명단, 이 때만 해도 조규성이 그리 주목받지는 않았었지

 

뉴질랜드 방송사에서는 팬더가 승리예측을 하던데, 아무래도 당시의 정배 쪽을 택한 모양이다

 

두둥~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경기 내용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고

 

비록 잠에 들지 않기 위해 많은 술을 마셔야 했지만...

역대 월드컵 1차전 중에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분좋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이것은 여행 리뷰인가, 월드컵 리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