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포츠담(Potsdam)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한국 사람에게는 '포츠담 회담' 때문에 이름만큼은 매우 익숙한 곳이기도 한데...
나는 상수시 궁전을 보기 위해서 가게 되었다
베를린에서 전철을 타고 40분 정도면 도착
상수시 궁전(Sans Souci)
프리드리히 대제가 건축하였는데, 이 양반이 프랑스 덕후라서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서 짓고 이름도 프랑스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본 궁전 자체는 그다지 크진 않은데 정원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일단 궁전 앞에서 셀카를~
일요일이라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독특해 보인다
궁전 말고도 정원 안에 볼거리가 가득~
엄청나게 넓은데 오로지 도보로만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중국식 집(Chinesisches Haus)이란 이름을 가진 아담한 건물을 발견하였다
예전부터 중국이라는 나라는 유럽에서도 유명했던 모양...
오랑게리 궁전(Orangerieschloss)
빌헬름 4세가 '나도 여기에 뭐 하나 지어야지!' 하고 만든 건물이다
이건 또 이탈리아 양식이 많이 반영된 거라고 하네...
왕마다 자기들 취향이 있을테니...
궁전을 휙 둘러보고 나서
저 멀리 보이는 무언가를 향해
조금씩 가까워져간다
계속 걸어다니다 보니 아직 오전인데도 무척 피곤하다
클라우스베르 벨베데레(Belvedere auf dem Klausberg)에 도착~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해서 기를 쓰고 올라갔는데
정작 입장은 금지되어 있더라;;
Drachenhaus라는 건물인데 지금은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딱히 정원 안에서 식사를 할 곳도 없을테니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일단 맥주를 마시며 요리가 나오길 기다린다
오징어 먹물로 면을 뽑은 파스타에 돼지고기 몇 점 올려져있는 요리였는데
읭? 의외로 맛이 기가 막히다!!!
아직도 여기에서 먹은 파스타 맛은 유럽 여행 중 최고의 맛 중에 하나로 기억된다
물론 시장이 반찬이라 그런 느낌도 꽤 있긴 하다
맛있는 음식도 먹었으니 힘이 불끈불끈 나는... 듯 했으나
또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체력은 금세 바닥난다
힘들게 도착한 이 곳은 신 궁전(Neues Palais)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아마 상수시 정원 내에 있는 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건물이 아닐까 싶다
기울어져 있는 나무가 신기한지 매달려있는 아이와 그걸 찍어주는 아빠
그걸 찍고 있는 나...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웬 풍차가 보인다
입구로 들어올 때는 못 봤던 것 같은데... 정신이 없었나보다
이제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4시경
독일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무척 피곤하긴 하지만 뭐라도 하나 하고 가야지 싶었다
적절히 시간을 소비하면서 적절히 배울 수도 있는, 이럴 때는 박물관이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베를린에는 수많은 박물관들이 있는데, 거의 문 닫을 시간이 된 터라 한 곳만 골라서 가야 했다
나는 페라가몬 박물관(Pergamonmuseum)을 선택!
고대 헬레니즘 왕국의 수도인 페라가몬 유적지의 유물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이라고 한다
박물관 구경도 끝
베를린도 끝, 독일도 끝이다
독일에서의 마지막 식사, Schwarzwaldstuben라는 복잡한 이름의 레스토랑에 갔다
Rothaus라는 맥주를 마셔봤는데 얘도 맛이 환상이다
독일 맥주 중에서 별로인 걸 찾는 게 우리나라에서 맛있는 맥주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ㅎㅎ
슈니첼을 곁들여 먹었는데 맛이 제법 괜찮았다
돌이켜보면 독일에서도 맛있게 잘 먹고 다녔다... 맥주와 함께라면 뭔들 맛이 없겠느냐마는...
독일에만 10일을 투자할 정도로 기대가 큰 나라였는데,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뮌헨에서 마신 맥주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환상적이었고, 분데스리가의 열기도 잠시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다양한 바이에른 지방 도시들은 비슷비슷하긴 했지만 옛 분위기를 잘 보존하면서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동독의 드레스덴과 베를린은 분위기가 확 달랐고,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밟으면서 느끼게 되는 교훈들이 있었다
만약 여행 계획을 다시 짠다면 동독 쪽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다녀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독일에 머물면서 하고 싶은 것들은 다 경험해 보았으니 다행이다
어쨌든 떠나면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건, 그토록 좋은 여행이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