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경 출발하는 항공편을 통해 베를린에서 폴란드 그단스크(Gdańsk)로 이동하였다
오스트리아, 독일을 거치며 겨우 유로화와 독일어에 익숙해진 듯 했으나...
이제부터 이런 낯설기 짝이 없는 폴란드의 화폐와 언어를 접해야 한다
폴란드의 화폐 단위는 '즈워티(Złoty)', 대략 1 즈워티는 350원 가량에 해당된다
유로화에서 센트(Cent)에 해당하는 보조화폐 단위는 그로쉬(Groszy), 즉 1 즈워티 = 100 그로쉬
한화로 환산하려면 x350을 계산하면 되는데, 10년 전의 나였으면 껌이었겠지만 하다보면 이게 상당히 귀찮다
300이나 400으로 하지 왜 애매하게 350이야...
아무튼, 6일동안 머무를 폴란드에서 방문할 곳은 그단스크, 바르샤바, 크라쿠프이고
근교에 위치한 몇몇 곳들도 함께 돌아볼 예정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렇다
아무튼 폴란드 첫번째 목적지는 북부 해안지방에 위치한 그단스크(Gdańsk), 그리고 그 바로 옆에 있는 소폿(Sopot)이다
일단 그단스크에 도착한 후 숙소에 짐을 풀고 나오니 오후 1시쯤 되었다
20일 가량 쉼없이 여행을 했지만 아직 바다 구경을 하지 못했다!
그단스크 근교에 소폿이라는 해변 휴양지가 있다고 해서 그 곳으로 먼저 출발하였다
그단스크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아주 가까운 곳, 소폿에 도착하였다
가이드북에도 이렇다 할 정보가 없을 정도로 규모도 작고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은 곳이다
오히려 맘에 든다 ㅎㅎ
그나마 가 볼만한 곳으로 소개된 곳이 Krzywy Domek (비뚤어진 집)이라는 이 건물이다
참 기묘한 구조의 건물이긴 한데, 뭐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게 되더라
이제 제대로 바다를 보기 위해 Molo라는 해변 산책로에 입장했다
바다 구경 좀 하겠다는데 입장료를 받네...
그래도 내륙 지방만 돌아다니다가 바다를 접하게 되니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이 아주 좋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통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언어의 장벽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나라 중 하나였다
독일어는 영어와 비슷한 단어가 꽤 있어서 전혀 독일어를 배운 적이 없는 나도 며칠 지내다보니 눈치가 생기던데
폴란드어는 어원이 아예 다른 언어인 듯 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폴란드는 비교적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고, 현지인들도 영어를 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이것도 며칠 지내보니 '쟤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하고 짐작해보는 재미가 있긴 했는데, 폴란드에 이제 막 도착한 지금 시점에서는 여간 당황스러운 게 아니었다
다행히도, 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사진을 보니 사실 별 거 없는 곳이었는데
이 당시에는 바닷가의 비린내조차 왜 그리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좋아서 더 좋게 느껴지는 점도 분명 있었겠지
셀카를 찍는다는 건 기분이 매우 좋았다는 뜻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하고 싶어졌다
여행이라기보단 휴양에 가까운, 오랫만에 찾아온 아주 느긋한 일정이었다
슬슬 이제 돌아가 봐야겠다
정말 무계획적으로,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야 할 곳이 아닌, 가고 싶은 곳으로
볼 거리가 없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볼 거리가 많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름모를 아담한 교회에 들어가보았다
사람 몇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소폿 구경을 마치고 다시 그단스크로 돌아왔다
이 곳은 그단스크 중앙역(Gdańsk Główny)
그 동안 유럽에서 보던 건물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독특하다
여지껏 북유럽, 동유럽, 서유럽 다양한 나라들을 가 보았지만 여긴 분명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Pierogarnia u Dzika라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폴란드식 만두 피에로기(Pierogi)를 파는 식당을 Pierogarnia라고 하는 것 같다
폴란드의 맥주 브랜드 Tyskie 생맥주를 먹어보았다
독일이나 체코의 맥주에 비하면 깊은 맛은 부족하긴 하나, 가볍게 식사에 맥주 한 잔 곁들일 정도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폴란드는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물가가 싼 편이다
덕분에 메인 요리에 스프까지 시켜도 가격이 부담없다
이게 바로 폴란드 전통 음식 피에로기
딱 보면 누구나 "이거 만두 아냐?" 할 텐데, 실제로 몽골 쪽에서 전파된 요리라고 한다
형태는 만두와 거의 유사하지만 맛은 약간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만두피와 속이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만두가 더 맛있다는 얘기다
저녁을 먹으니 슬슬 해가 저물어가고
여기서 좀 미적거리고 있으면 야경을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았다
유독 폭이 좁고 지붕이 뾰족한 건물들이 많다
이게 폴란드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인건가 추측해본다
여기는 그단스크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곳, Royal Way
여기도 넵튠 분수(Fontanna Neptuna)가 있다
서서히 날이 저물어가고
여기저기서 조명이 켜지기 시작한다
항구도시답게 여기저기 배들이 있다
슬슬 야경이 보이기 시작...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운치있는 곳 같다
이름조차 너무도 낯선 폴란드의 그단스크라는 곳
내일 본격적으로 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