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런던 여행 시작
말로만 듣던 Big Ben!
건물 자체는 국회의사당인데, 빅 벤이라는 시계탑 이름이 훨씬 더 유명한 것 같다
국회의사당은 옆으로 매우 길게 뻗어 있는 건물인지라 한 컷에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근처엔 유명인들의 동상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아브라함 링컨의 동상
이건 영국 수상을 역임하기도 했던 정치가 조지 캐닝
다른 여러 사람들의 동상도 있었지만 내가 알 만한 사람은 이 정도...
Westminster Bridge를 따라 강 건너편으로 가면 국회의사당과 빅 벤을 더 잘 볼 수 있다
우려와는 달리 런던의 날씨가 상당히 좋아서 안심~
무심코 건너고 있는 이 강이 바로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스 강(River Thames)이다
끝까지 건너오니 이렇게 한 눈에 국회의사당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라서 아침 일찍 나오다 보니 지금이 아침 9시였다...
빅 벤에서 울려퍼지는 아침 9시 종소리!
빅 벤에서 강 건너편으로 런던 아이(London Eye)라는 관람차가 있는데
타 볼까 하는 호기심은 들었지만... 사악하기 짝이 없는 가격을 듣고 (21.50 파운드 ㄷㄷㄷ) 뒤도 안 보고 포기했다
좌측 통행에 적응 못 하는 나 같은 외국인을 위해 이렇게 길바닥에 친절하게 표시까지...^^
이번에 갈 곳은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11세기에 처음 지어져, 1245년에 지금의 형태로 개축되었다
영국의 역사와 함께 해 왔던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영국 군주들의 즉위식은 거의 대부분 여기에서 거행되었다고 한다
다이애나비의 장례식도 여기에서 치러진 걸 보면 역시 웨스트민스터가 영국의 상징이긴 한 모양이다
여기도 20파운드라는 무지막지한 입장료를 받는데, 그럼에도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처음이라 비싸게 느껴지지 며칠 뒤엔 괜찮아지더라...;; 이놈의 영국이란 나라...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찍지 못했는데, 볼 게 많고 의미도 있는 곳이라 비싼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역대 왕과 왕비들의 무덤이나 셰익스피어, 뉴턴, 헨델 등 유명인사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 더욱 그렇다
다음으로 간 곳은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s Park)
버킹엄 궁전 가는 길에 있어서 잠시 둘러보았다
유럽 어느 도시나 다 그렇듯이 런던에도 공원이 참 많다
공원에 잠시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여행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러기엔 일정이 촉박해서, 10분 정도 앉았다가 바로 다음 목적지로 출동해야 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길래 봤더니,
군악대가 한창 행진곡을 연주하고 있는 중이었다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으로 가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운좋게도 근위병 교대식을 하는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한 덕택이었다
나도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대기타고 있었다
말을 타고 등장하는 선봉장을 시작으로 근위병 교대식 시작!
악대의 연주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와중에
관광객들의 셔터 소리도 그에 못지 않게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 사람들은 제일 꽁무니 ㅎㅎ
버킹엄 궁전도 좀 둘러볼까 하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던 탓에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가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로 이동
피카딜리 서커스는 런던의 번화가 중 하나라서 각종 상점이나 식당이 많은 곳이다
점심은 수제버거로 유명한 Byron
가게 이름을 딴 Byron 맥주를 주문했다
생맥주일줄 알았는데 캔에 담겨져서 나왔다
영국에선 에일 맥주가 제격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라거 맥주가 먹기에 더 익숙해서 편한 느낌은 있다
메인은 몇 가지 메뉴 중에 가장 기본적인 Byron Burger로 선택
영국에서의 첫 식사라 걱정(?)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놀랐다
사이드로 시킨 감자튀김은 양이 상당히 많아서 또 놀람^^
빨간 이층버스, 빨간 전화박스, 런던스러운 느낌적인 느낌
민박집 사장님이 지하철보다 시내버스가 좋다고 추천을 하던데...
내가 갔을 때는 여기저기 공사중인 구간이 많아서, 결과적으로 시내버스는 영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런던처럼 지하철이 구석구석 잘 뚫려있는 곳에서 굳이 버스를 타야 하나 싶기도 하다
유럽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런 뻘짓하는 사람들
눈 마주치거나 사진찍거나 하면 돈 달라고 손 내미는 사람도 있긴 한데, 뭐 그건 마음 내키는 대로 알아서 하면 된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미술관 중 하나인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커다란 사자상을 마치 놀이기구처럼 가지고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귀여워보였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트라팔가 해전 승리를 기념하여 만든 광장
아무튼 여기는 런던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였다
트라팔가 광장에 세워진 55m 높이의 기둥
그 위에는 전쟁 영웅 넬슨 제독의 동상이 있다...고 하는데 워낙 높은 곳에 있어서 잘 안 보인다;;
기둥 주위로 4마리의 사자상이 있는데 이건 프랑스군에게서 포획한 대포를 녹여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어떤 서양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뭔가 아쉬운 구도가 되었다
조금만 더 올려서 지붕까지 보이게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왜 못 하는 걸까 의문이긴 하지만
찍어준 게 어디냐 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게 여행자의 바람직한 마음가짐이겠지 ㅎㅎ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가 그림 감상을 해 보았다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던 터라 대충 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있으니 감상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보통 사람들도 알 만한 유명 작품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어? 베네치아잖아!'
유럽 곳곳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이 많다 보니, 내가 가 본 곳이 그림에 나오면 괜히 반가운 느낌이 든다
모네의 그림이었던 거 같은데... 왠지 색감이 마음에 들더라
유명한 작품, 고흐의 해바라기
몇 안 되는 아는 그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품 구경 하다보니 세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어느덧 저녁 식사를 하러 갈 시간~
Belgo라는 홍합요리로 유명한 체인점
런던에 몇 군데 있는데 내가 간 곳은 Central점이었다
Moules platters를 주문하였다
홍합의 상태도 괜찮은 편이었고 특히 양념 맛이 기가 막혔다
홍합 껍데기를 스푼 삼아서 나중엔 양념을 박박 긁어먹을 정도...
맥주는 가게 이름을 딴 Belgo wit이라는 밀맥주인데 맛은 평범했다
맥주 하나 더... Vedett이라는 벨기에 맥주인데 전용잔이 없었는지 Leffe잔에 나왔다
이것도 맛은 평범... 영국에서는 영국 맥주를 먹어야 되나보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에 있던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에 가 보았는데 딱히 별건 없었다
예전엔 과일 시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통 번화가 느낌
튜브를 타기 위해 코벤트 가든 역에 왔는데... 당분간 하차만 가능하고 승차는 안된다네 ㅠㅠ
다음 역까지 걸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런던에 왔으니 뮤지컬 하나는 보고 싶어서 평소에 좋아하던 뮤지컬 위키드를 보러 갔다
런던에는 여러 뮤지컬 극장이 있는데, 위키드는 Apollo Victoria Theatre에서 한다
실내는 위키드스러운 녹색 조명으로 분위기 맞춰주는 센스~
공연장이야 뭐 별다를건 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장 안에 먹을거리를 파는 코너가 있었다
놀랍게도 맥주 파는 곳도 있더라...ㄷㄷㄷ
이렇게 유유히 맥주 한 잔 들고와서 공연을 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충공깽의 관람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술김이 올라와서인지 넘버 끝나고 나오는 박수와 함성이 이상하리만치 열광적이어서 마치 축구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않은 첫 날을 선택한 탓에 공연 중반부터 졸음이 몰려와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던 부분?
영어 허접이라 가사를 못 알아먹어서 그런 이유가 더 크겠지만, 뭐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렇다
공연 끝나고 근처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실 계획이었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느낀 관계로 오늘은 이만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