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첼시 홈경기 보러 가는 날!
런던에서 유명한 곳은 대충 다 둘러본 것 같은데, 오전에 갈 곳을 찾다가 Tower of London에 가기로 결정
1066년에 처음 세워진 탑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계속 확장이 진행되어 지금은 상당히 큰 건물이 되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개장 시간 10시에 딱 맞춰서 갔는데도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감옥으로도 사용되었던 곳이라 그런지 입구쪽에 수감자들 중 일부의 이름과 얼굴, 죄목에 대해 전시되어 있었다
이름부터 좀 으스스한 Bloody Tower
원래 이름은 Garden Tower였으나, 에드워드 4세의 두 아들이 이 곳에서 살해당했다고 알려지면서 Bloody Tower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여기는 왕실의 무기와 갑옷 등이 전시되어 있는 White Tower
외롭게 혼자 서 있는 근위병 한 명 발견
여긴 어떤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고급져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당했던 그 자리에는 그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예전에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Beauchamp Tower
당시 수감자들이 벽에다가 그린 그림이나 낙서, 조각들을 볼 수 있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마침 위병들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찰칵찰칵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지
타워 앞에 있는 다리라서 이름이 타워 브리지였을까
아무튼 여기에선 타워 브리지가 잘 보인다
낮에 보니 또 다른 느낌!
아까 봤던 White Tower에 입장하였다
여러 왕들의 갑옷과 무기가 전시되어 있다
유명한 영국 왕들의 칼을 한데 모아서 보여주니 멋있어보이네...
뭐 그 외에도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긴 한데, 보다보니 좀 지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Crown Jewel이라는 가장 인기있는 전시실인데
그렇다보니 입장 줄이 끝도 없이 길었다
슬슬 축구 보러 갈 시간도 되었고, 점심도 먹어야되고 하니 아쉽지만 여긴 포기하기로...ㅠㅠ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마침 타워 브리지가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얼마나 큰 배길래 다리를 열어주나 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별로 큰 배는 아니었다...
어쨌거나 제법 신기한 구경거리를 운좋게 발견한 셈이긴 하다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타워 브리지
타워 오브 런던의 모습도 한 장 담아보고, 이제 축구 보러 출발~
지하철을 타고 Fulham Broadway 역에서 하차한다
이제부터는 표지판에 다 나와 있으니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연하겠지만 경기가 있는 날에는 파란 옷 입은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는 첼시의 홈 경기장 Stamford Bridge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첼시를 후원했던 삼성이 후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기념 포스터를 경기장 입구에서 나누어주고 있었다
14-15 시즌 첼시 선수단
이제는 볼 수 없는 드록바, 체흐...
이미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상태라 그런지 관중들의 표정이 대체로 밝은 것 같다 (기분 탓인가...)
나도 기록을 하나 남겨볼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쿨포기
메가스토어에서 우승 기념 목도리 하나 사서 들어가는 센스!
오늘의 상대팀인 선더랜드 선수단의 버스가 마침 도착하였다
경기장에 들어와서 일단 간단하게 핫도그와 맥주로 끼니를 때웠다
드디어 입장!
사실 표를 구할 때 사이드라인 쪽을 원했는데 어쩌다 보니 골대 뒤 응원석으로 가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훌리건들과 함께 경기를 보는 건가...
10만석에 가까운 어마무시한 규모를 자랑하는 캄프 누 같은 경기장도 있긴 하지만
스탬포드 브릿지는 4만석 정도로 비교적 아담한 경기장에 속한다
일찍 도착해서 아직 관중석이 많이 차진 않았고, 선수들 연습하는 모습을 잠시 보는 중
"Jose Mourinho Simply The Best"
무리뉴 팬 입장에서 반가웠던 문구!
소녀시대 콘서트에서나 이런거 하는 줄 알았는데...
우승 기념 카드섹션을 위해 좌석마다 파란색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여기가 응원석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응원을 진두지휘하는 어떤 아저씨도 있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상당히 빡쎈 분위기에서 경기를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기 시작
전반전은 우리 쪽 골대에서 수비를 하는 상황이라 선수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저쪽 골대에서 공격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으니...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치르는 시즌 최종전
먼저 한 골 실점하긴 했지만 관중들은 여유가 넘쳤다
우승을 자축하기 위함이었는지 첼시는 3:1 역전승을 거두었고, 경기장 분위기는 정말 뜨거웠다
첼시는 응원이 상당히 조용한 편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보니 별로 안 조용해!
도대체 다른 팀은 관중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생긴다
경기가 끝나고 이제 시상식 준비중
2014-15 Premier League Champion, Chelsea!
훌리건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오늘만큼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즐기는 축제였다
특유의 시크한 모습으로 관중들의 환호에 답해주는 무리뉴 아저씨... 멋있다...
선수들의 개별 포토 타임... 시즌을 앞두고 영입되어 좋은 활약을 펼쳤던 파브레가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첼시의 레전드 드록바!
특별히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아직 짬밥이 부족한 쿠르투아는 아스필리쿠에타의 찍사 노릇...ㅎㅎ
경기 자체도 재미있게 흘러갔고
시즌 최종전, 우승 시상식, 드록바 고별전, 이제와서 보니 체흐도 고별전... 이런 상황이 겹쳐서 더욱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경기 관람을 마치고 숙소 근처에 있는 유명한 펍에서 맥주와 함께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다
The Jugged Hare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펍
런던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London Pride
역시 에일 맥주의 본고장답게 온도도 아주 적절했고 맥주 고유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안주거리로 버섯 요리를 간단하게 먹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London Pride와 같은 회사에서 만든 ESB라는 에일 맥주
좀 더 진하고 강렬한 풍미가 느껴지는 맥주... 개인적으로는 이게 오히려 더 좋았다
뜬금없이 이탈리아 맥주 Peroni가 땡기길래 근처 슈퍼에서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과자도 이탈리안 쓰여진 걸로 아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