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제 상당히 여러 곳을 다녀 보았지만
아직까지 가 보지 못했던, 가 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큰 섬 중 하나인 시코쿠(四国)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우동인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 바로 여기 시코쿠에 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가던 터였다
일정은 3박 4일같은 4박 5일...
우동을 먹는 것이 가장 주된 목표였기 때문에 시코쿠의 중심 도시이자 우동의 도시라 할 수 있는 다카마쓰에 3일간 집중,
나머지 하루는 마쓰야마에 들러보기로 했다
다카마쓰에 도착, 공항이 워낙 작아서 렌트카 수령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굳이 렌트카를 빌리는 이유는...
바로 이 곳, 谷川米穀店(타니가와베이코쿠텐)이라는 우동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타베로그에서 카가와현 우동 1위는 물론 전국적으로 높은 순위권에 드는 집
여러 후기에서도 워낙 호평이 자자해서 여기는 꼭 가봐야겠다 싶었다
우동 먹을 생각에 정신이 잠시 나갔나보다
들어가보니 좁은 공간에서 3~4개 정도의 테이블만 손님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우동 반죽을 만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다
기대가 된다...^^
너무나도 착한 가격
너무나도 괴랄한 영업시간
오후 1시 30분까지라고 하지만 면이 떨어지면 영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선택할 수 있는 건 따뜻하게(暖かい), 혹은 차갑게(冷たい), 거기에 계란 하나 정도 추가하는 것이 전부다
여기에 쇼유를 적당량 붓고 파, 와사비 등을 기호에 맞게 첨가해서 먹는다
(물론 그냥 먹는 것도 좋다)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면도 좋지만, 사누키 우동의 진짜 맛은 차갑게 먹어야 느낄 수 있다
어쩜 이렇게 탱탱한 질감을 살리면서도 균일하게 반죽이 이루어져 있는지...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였다
우동 하나 먹자고 이런 산골짜기 시골 동네까지 찾아가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
다카마쓰의 유명한(유일한?) 관광지, 리츠린 공원(栗林公園)
일본의 특별명승지로 지정된 곳으로 1620년대에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공원의 뒷편으로는 시운산이 자리잡고 있다
호수와 인공언덕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엄청 넓은 편은 아니니 여유롭게 돌아보면 될 것 같다
쭉 걸어다니면서 보이는 모습도 멋지지만
높은 언덕에 올라와서 보면 전체적으로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비스듬하네...
아직 겨울이라 꽃이 피지는 않았는데
봄에 오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호텔에 도착하여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일본 여행을 하게 되면 한 번은 꼭 먹게 되는 음식, 돈카츠
돈카츠 히가사(とんかつひがさ)라는 곳으로 가 보았다
등심 하나 안심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다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는데, 굳이 찾아와서 먹어야 하는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튀김과 고기가 약간 따로 노는 느낌도 좀 있고...
가격이 싸다면 모를까 제법 비싼 집이라서, 전반적으로는 so so
일본스럽지 않게 밥을 한 대접 떡하니 주고 알아서 퍼 먹는 방식
돈까스 먹을 땐 밥을 별로 안 먹는 편이라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았다
이 지역의 유명한 음식이 또 뭐가 있을까 찾아보니 호네츠키도리(骨付き鳥)라는 닭다리 요리가 있었다
잇카쿠(一鶴)라는 가게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아직 배가 다 꺼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어 보기로!
아, 물론 맥주 배는 따로 있다 ㅎㅎ
여기서는 노계(오야도리)와 영계(히나도리)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오야도리!
후추 향이 상당히 강하게 나고, 매우 기름지게 구워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함께 나오는 배추와 잘 어울린다
식사보다는 간식이나 안주로 적당한 메뉴인 것 같다
우리의 숙소는 JR Hotel Clement Takamatsu
근처에 JR역도 있고, 페리 항도 있고, 전철역도 있다
위치로는 더없이 탁월한 곳
역이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 거리에 있다
오늘의 술은 킨료 준마이다이긴죠 키라메기(金陵 純米大吟醸 煌)
카가와 현의 사케라고 해서 먹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술은 먹던 걸 먹어야 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