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8 Shikoku

나오시마 섬 / 180215

lsgwin 2018. 3. 13. 23:40

우동을 먹으러 오긴 했지만, 맨날 우동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관광지 한 곳 정도는 가 보아야 하지 않나 싶어서 오늘은 나오시마 섬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나오시마에 가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다

귀엽게 생긴 다카마쓰 역으로 일단 간다

 

그리고는 하시오카(端岡) 역이라는 곳에서 내린다

 

할 일이란, 바로 우동을 먹는 것.

우동 잇푸쿠(うどん 一福)에 도착했다

 

붓카케 우동, 이것은 탱탱한 우동면에 소스를 살짝 끼얹어서 먹는 방식이다

면의 질감을 살리려면 아무래도 차가운 면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카케우동, 이것은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다

딱히 건더기랄 것도 없이 국물과 우동만 먹는데도 맛은 아주 일품!

역시나 소문대로 이 집의 국물에는 대단한 힘이 있다

 

먹고 싶은 사이드 메뉴는 알아서 집어들고 우동 하나 주문해서 각자 계산대에 가서 계산하는 셀프 방식의 가게

어제 갔던 타니가와에 비하면 훨씬 찾아가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맛도 뛰어나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나오시마 섬으로 가기 위해 항구로 갔다

다카마쓰 역 근처에 있는 다카마쓰 항, 그러니까 죄다 호텔 근처에 있다는 말이다

 

배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나오시마(直島) 섬에 도착!

이제 또 밥을 먹으러...

 

NaoPAM/島食DOみやんだ라는 희한한 이름의 식당

 

회덮밥이 맛있어 보여서 찾아갔는데 점심시간 막바지에 가서 떨어졌다고 한다

아쉬운대로 생선조림과 생선구이를 하나씩 시켰다

 

특징이라면 거북손을 넣은 된장국을 준다는 점~

일본스럽게 깔끔하고 정갈한 한 상을 내어준다

 

중간에 사진이 몇 장 없어서 밥만 먹는 것 같지만 엄연히 밥 때가 되어서 먹는 거다

우동은 아침으로, 이건 점심으로...

 

나오시마는 예술의 섬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술관도 많고 섬 곳곳에 이런 작은 작품들도 있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빨간 호박'

근데 배에서 내리자마자 가면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렵다

느긋하게 밥 한 끼 먹고 가면 아주 여유롭게 감상할 수가 있겠다...ㅎㅎ

 

막상 보면 그다지 호박같이 보이진 않는데...

 

가만 보니 속에 들어갈 수도 있네

 

와이프님은 뒤도 안 보고 먼저 들어가버렸다

 

나도 들어갔다

 

 

섬 곳곳에 있는 소소한 조형물들

 

걸어서 다니기엔 큰 섬이라 교통수단이 필요한데

자유롭게 다니려면 자전거, 그리고 나처럼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빨간 호박도 있지만 더 유명한 것은 노란 호박!

버스도 노란 호박 버스!

 

섬에 왔으니 바다 구경도 좀 하고...

 

노란 호박을 찾아다니다 보니

 

다소 뎅그러니 놓여져 있는 노란 호박

 

여기도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간신히 셀카 촬영 성공

 

 

 

 

 

 

근처 구경을 잠시 하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넓게 노란 호박을 찍어본다

 

돌아갈 때는 빨간 호박 버스가 왔네

보통 미술관 구경도 열심히 하고 그러던데, 우리는 느즈막하게 점심 무렵 섬에 들어와서 미술관은 커녕 배시간 맞추느라 부랴부랴 나와야만 했다

...그냥 미술관에 관심이 없었다고 해 두자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와라마치라는 동네에 간다

 

술집이 많은 동네처럼 보이는데

 

이런 동네에 오코노미야끼를 파는 곳이 있다

가게 이름은 후미야(ふみや)

 

좁은 가게에 연기가 자욱하다

 

오코노미야끼 집이지만 야끼소바도 유명하다길래 주문

완성된 요리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각자 자리 앞에 있는 철판 위에 올려준다

 

맛있긴 한데 양념은 좀 달다

 

오코노미야끼 등장... 사진으로 보는 비쥬얼은 썩 먹음직스럽진 않은데

특출난 맛집이라기보단 동네에서 먹을 만한 집 정도인 것 같다

 

가장 아쉬운 점은 술을 팔지 않는다는 것

 

술집, 맛집, 쇼핑몰, 드럭스토어 등등이 있는 다카마쓰의 번화가 가와라마치

맨날 밥만 먹을 수는 없으니 잠시 구경을 하다가

 

맨날 구경만 할 수는 없으니 다른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아까는 첫 번째 저녁이고 이건 두 번째 저녁이다...엄연히 다르다

 

정통 우동집이 넘쳐나는 다카마쓰에서 카레우동이라는 변칙적인 우동으로 유명한 츠루마루(手打ちうどん 鶴丸)

 

보통 우동집에서는 열심히 면 삶고, 육수 끓이고 하는데

여기서는 열심히 카레 국물을 끓인다

 

여기도 물론 면 또한 열심히 삶고 있다

가게 이름에 수타우동이라고 써 붙일 정도니까

 

이 집의 대표메뉴인 카레우동

한국에서 생각하는 카레보다 약간 묽게 국물처럼 만들어서 먹는데

살짝 칼칼하면서 아주 맛있다!

면이 좀 아쉽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충분히 맛있는 우동 면이다. 워낙 괴수급 우동집들이 이 동네에 즐비해서 그렇지...

딱 보니 식사보다는 술안주로 적절한 맛이고, 그것은 다름아닌 영업시간이 증명한다 (오후 8시~오전 3시!!!)

 

맛이나 보자 하고 시켜 본 니쿠우동(고기우동)

별 기대는 없었는데 이것도 상당히 맛있었다

 

근데 아무래도 저녁을 두 번 먹으려니 배가 부르긴 하더라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기린 이치방시보리에다가

아까 술집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린 라거를 편의점에서 사와서 먹었다

 

아, 나는 그 카레우동집을 술집으로 기억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