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다시 항공 이동, 또 환승 항공편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이렇게 자주 이동하진 않을텐데...

신시내티-시카고-세인트루이스로 이어지는 비행인데, 문제는 오늘 기상예보가 매우 좋지 않았다
특히 시카고 지역의 돌풍이 심해서 착륙이 어렵다보니 신시내티에서 출발이 지연되고 있었다
나름 넉넉하게 2시간의 환승 시간으로 예약을 했지만, 1시간 30분 지연되어 겨우 이륙을 시작했다
변경하거나 취소한 사람이 많았는지 빈 자리가 아주 많아서 비행 자체는 편안하긴 했는데...
착륙을 시도하다가 한 번 포기하고 다시 시도하는데 그 땐 살짝 무서웠다 ㅎㅎ
안 그래도 환승 시간이 30분으로 줄었는데 착륙까지 애를 먹다보니 이제 남은 시간은 20분!
거기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 터미널 1에서 2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가 싶다
다행히 셔틀 트레인 타는 곳은 아니고 걸어가는 통로가 있는 거 같아서 일단 뛰고 생각하기로 했다

10분만에 환승 성공한 썰 푼다.
그냥 냅다 뛰면 된다.
세인트루이스행 환승편에 10분 남기고 겨우 게이트에 도착했다
직원이 "당신이 Mr. Lee군요, 대단히 빨리 오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네는데 그제서야 안도가 되었다
이번에도 국내엔 생소한 캐나다 항공기 회사 봄바르디어(Bombardier)의 CRJ-550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수납 공간이 좁아서 기내용 캐리어도 안 들어갈 정도인데, 대신 객실 앞쪽에 따로 수납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소형 기종이긴 해도 오히려 좌석 간격이 넓어서 편안했지만 착륙 중에 터뷸런스를 느끼는 색다른 경험에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
사실 이건 최악의 기상 조건에도 무사히 도착한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
*사실 미국 국내선은 워낙 지연이 잦아서 환승편 놓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동일 항공사에서 환승 티켓으로 발권한 경우는 무료 취소나 다음 항공편으로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당히 요청하면 된다 ㅎㅎ
게다가 유나이티드 항공의 경우는 앱에서도 즉시 변경 예약이 가능해서 편리했다
그래도 30분이면 충분히 환승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어쨌든 성공했으니 됐다!

세인트루이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3짜리 경전철이 있긴 한데, 약간의 심리적 피로와 세인트루이스의 악명높은 치안을 고려하여 우버로 호텔까지 이동했다
오전부터 체크인하는 행운이 이번엔 따르지 않아서 호텔에 짐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바베큐 립 하나로 미국 전국적으로 유명한 Pappy's Smokehouse라는 곳이다

여긴 웬만하면 웨이팅하는 곳이니까 주차장 쪽에 이렇게 생긴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12시에 갔으니 웨이팅을 피할 순 없었다

월드시리즈의 영웅 데이빗 프리즈, 말이 필요없는 웨인라이트, 짐 에드몬즈 등 카디널스 선수들의 맛집이기도 한데
메츠의 피트 알론소도 원정 와서 부지런히 먹고 간 모양이다

혼자 왔으면 Half slab이 적당하고, 콤보로 주문하면 다른 고기도 살짝 맛볼 수 있다 (1/4파운드가 살짝은 아니긴 하지만)
사이드메뉴 2가지가 포함되는데, 일단 Fried corn은 제발 묻지 말고 무조건 시켰으면 좋겠다

도대체 바베큐가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나 기대 반 의문 반이었는데
일단 비주얼부터 압도적이고,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여긴 고기 자체에는 간단한 밑간만 되어있고 따로 원하는 양념을 뿌려먹는 방식인데 굳이 양념이 없어도 너무 촉촉하고 맛있다
코울슬로는 그냥 좋아해서 시킨 거고, 옥수수도 정말 말이 안 되게 맛있다
미국이라 그런지 옥수수 알이 길쭉하니 키가 크고(?) 풍미도 한국과 약간 다른데 그게 아주 매력적이다

4가지의 소스가 테이블마다 깔려 있는데 의외로 Jane's Sweet라는 소스가 너무 달지 않고 아주 잘 어울렸다
손을 안 쓰긴 어려운 음식이니 타올은 넉넉히 챙겨두는 게 좋다
포장해가는 미국인들도 상당히 많은데, 다들 페이퍼 타올 하나는 정말 엄청나게 가져간다

미국은 바베큐 가게마다 귀여운 돼지가 있네... 괜시리 미안해지게
암튼 너무나 훌륭했던 점심 식사였고, 돼지는 정말 칭찬받아 마땅한 동물이다

세인트루이스(St. Louis)가 도시 이름은 참 예쁜데,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범죄율로 악명높은 곳이다
여러 종목(?)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고 살인율은 미국 내 1위라고 한다;;
특히 미시시피 강 건너편 동쪽은 거들떠도 보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다운타운은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는 하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다
그래서 이 도시에서는 적극적인 관광을 하진 않고 호텔 앞에 있는 요 녀석만 딱 보고 가려고 한다
1965년 완공된 높이 192m의 게이트웨이 아치(The Gateway Arch)라는 건축물이다

이 일대는 넓은 국립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괜히 긴장해있는 나와는 달리 다들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뒤로 보이는 건물은 구 법원(Old Courthouse)

이 높은 아치에 올라가볼 수도 있는데,
아침부터 두 번 비행기를 타느라 고생한 여파가 몰려오고 있어서 별로 의욕이 안 생겼다
날씨가 너무 흐리니 전망이 별로일거라고 스스로 핑계를 대며 포기...

이 법원에서 미국사에 중요한 사건 하나가 벌어지게 되는데
바로 '드레드 스콧 대 샌드퍼드' 판결이 이루어진 장소라고 한다
흑인도, 노예도 미국 시민이 아니므로 소송을 걸 권리조차 없다는 판결이었고 당시의 남북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어 남북전쟁을 발발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어마어마한 강풍이 불고 있던 점이 관광 의욕을 더더욱 떨어뜨렸다
아치는 또 너무 커서 사진 찍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다른 건 다 포기해도 야구장은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남은 체력을 끌어모아 야구장으로 향했다
야구장 바로 근처에 Ballpark Village라는 식당가가 있어서 경기일에는 아주 붐빈다고 한다

여기서도 어제 개막전이 펼쳐졌는데 오늘은 경기가 없어서 한산하다
정말 재난급으로 비가 오지 않는 한 경기를 강행하는 미국이지만 혹시나 개막전이 연기될 것을 대비하여 보통 다음날을 비워두는 경우가 많다 (개막전부터 더블헤더를 하면 아무래도 모양이 빠질테니)
올해 스케쥴을 보니 개막전 다음날도 경기 일정이 잡힌 곳은 돔구장이거나, 아니면 캘리포니아 팀들 뿐이다
'우린 비가 오지 않아!' 이런 자신감인가...

신시내티 다음으로 중부지구에서 꼭 와 보고 싶었던 구장!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 부시 스타디움(Busch Stadium)이다
초대형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Anheuser-Busch)사의 사장이자 구단주였던 어거스트 부시의 이름을 딴 구장으로, 2006년 개장했다

이 팀도 1882년 창단되어 역사가 상당하지만, 특히 우승에 대한 자부심이 큰 팀이다
다른 세계에 있는 27회 우승의 양키스를 제외하면, 카디널스의 11회 우승은 전체 팀 중 2위, 그 외에는 두 자릿수 우승을 차지한 팀이 없다

경기장 옆에 있는 이 건물에는 카디널스의 역대 우승년도를 모두 걸어두었다

우승이 너무 많아서 한 바퀴 돌아야 끝날 정도...

경기장 뿐 아니라 주변을 참 예쁘게 꾸며놓았다

저 홈 플레이트는 장식으로 그려놓은 게 아니라,

옛 부시스타디움의 홈 플레이트가 있던 그 자리라고 한다
지금의 구장이 재미있는 게, 옛 구장 자리이긴 하지만 완전히 허물고 그 자리에 짓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다가 신축 구장의 일부를 지어놓고 2005 시즌까지는 옛 구장에서 경기를 모두 치렀고
비시즌에 허물어서 신축 구장의 나머지를 짓고 완성했다고 한다
그렇게 2006년을 새 구장에서 시작한 카디널스는 그 해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신시내티 레즈와 창단 시기는 비슷하지만 통산 성적도 더 좋고, 영구결번도 약간 더 많다
거기다 차기 영구결번 후보도 신시내티는 딱 1명이지만 여긴 100%라고 봐도 무방한 3명이 대기중이다
역사적인 팀 같은 이미지는 너네 가져라, 우린 우승 더 하련다! 요런 느낌이 드는 팀 ㅎㅎ
그래서 카디널스와 레즈 사이에 딱히 악감정은 없는 대신 이 팀의 최대 라이벌은 단연 시카고 컵스다
한국에서 인지도가 떨어져서 그렇지 MLB의 3대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확실히 레즈보단 동상도 더 많다

5번뿐인 우승 중에도 2번이 빅 레드 머신 시절에 몰려있는 레즈와 달리
이 팀은 긴 역사 속에도 비교적 고르게 우승이 분포되어 있다
암흑기가 길게 가지 않는 팀, 그렇다보니 어떤 시대 기준으로 보더라도 레전드급 선수가 몇 명은 있는 그런 팀이다



동상만 찍는데도 한참 걸린다

그 중에서도 특별 대우를 받는 스탠 뮤지얼(Stan Musial)
이 분은 한 팀의 영구결번 수준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를 꼽아보라고 하면 5명 안에는, 아무리 짜게 잡아도 10명 안에는 들어갈 양반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우받을만 하다
통산 안타 4위(3630), 2루타 3위(725), 통산 타율 .331, OPS .976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영원히 경기장 앞에서 타격 준비를 하는 모습, 이렇게 팀 레전드를 예우하는 모습이 참 멋지다

여기서도 팀 스토어에 들어가보았다

딱히 뭘 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경기일에는 너무 붐벼서 제대로 보기 힘드니까 이럴 때 오는 게 좋다

내일은 이 곳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모든 야구장에서 7회초가 끝나면 부르는 그 노래, Take Me Out to the Ball Game의 가사를 친절하게 적어두었다
꼭 외워가야지 했는데 게을러서 아직도 못 외웠다 ㅠㅠ


여기저기 입장 게이트도 정말 예쁘게 잘 꾸며놓은 모습

마지막으로 Cardinals Hall of Fame & Museum에 들러보았다
입장료는 $12, 신시내티보단 약간 저렴하다

입장하기 전에 볼 수 있는 팀 명예의 전당 명패들

입구에서부터 스탠 뮤지얼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유독 카디널스는 야구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풋볼이나 농구 등으로 팬들이 분산되는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딱히 응원할만한 다른 팀이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선수들이 느끼기에도 카디널스에 대한 팬들의 애착은 정말 특별했던 것 같다

역대 세인트루이스에 터를 잡았던 카디널스와 기타 팀들의 목록을 보는데
역사가 오래되긴 했지만 이사를 좀 다녔던 브레이브스, 다저스, 자이언츠 같은 팀들도 있지만
카디널스는 정말 이 동네 터줏대감이라 할 만 하다
비슷하게 옆 동네에서 이사도 안 가고 징글징글하게 만난 시카고 컵스와는 앙숙이 될 수밖에 없었겠다

창립 당시에는 브라운스타킹스(Brown Stockings)라는 팀명으로 1882년부터 리그에 참여했고,
다음 해인 1883년부터 브라운스(Browns)로 이름을 줄인다
별다줄의 원조는 미국인가!

카디널스(Cardinals)라는 팀명의 기원도 처음 알게 되었다
퍼펙토스(Perfectos)는 이름과는 달리 영 허접한 느낌이 드는데 참 잘 어울리는 팀명을 지었다

카디널스에는 레전드 선수 뿐 아니라 레전드 단장도 있다
바로 브랜치 리키(Branch Rickey)라는 분인데, 한 팀의 단장을 넘어 메이저리그의 혁신을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업적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1. 팜 시스템 : 당시에는 마이너리그 팀이 메이저리그 산하에 있지 않은 독립적인 팀이었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이런 팀들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스카우트해서 비싸게 주고 사 오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유럽축구의 방식과 약간 비슷한데, 이 방식은 돈이 많은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부자 구단이 아니었던 세인트루이스에서, 리키는 마이너리그 팀을 매입하여 유망주를 육성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카디널스는 이 방식으로 키워낸 대표적 선수인 스탠 뮤지얼을 필두로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동시에 폭발시키면서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 스프링캠프 도입 : 리키가 브루클린 다저스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의 일이다. 비시즌에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같은 곳에서 체계적인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고안한 것이다. 따뜻한 곳에서 설렁설렁 체력 훈련 정도나 했던 다른 팀들과는 달리 이 기간에 적극적으로 기본기와 기술 훈련을 시행했고 스프링 트레이닝 전용 시설도 설립했다. 곧 많은 팀들이 이 방식을 따라했고 메이저리그 경기력의 전반적인 향상에 기여했다.
3. 최초의 흑인 선수 영입 :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재키 로빈슨이라는 선수와 계약했다. 물론 탁월한 기량을 갖추기도 했지만, 그 시절 흑인이라는 이유로 당해야만 했던 온갖 야유와 언론의 비난에도 굴하지 않을 선수라는 확신이 들었는지, 어떤 인도주의 내지는 동정심의 발로였는지, 이 선택의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어쨌든 재키 로빈슨은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로 42번이라는 숫자와 함께 역사 속에 남았다.
4. 통계 분석 : 타자를 평가할 때 타율보다 출루율이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려 1940~50년대의 일이다. 또한 오른손 타자가 왼손 투수의 공을 더 잘 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를 맞춰서 쓰는 플래툰 기용을 고안해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는지 이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인물은 50년도 더 지나 머니볼을 창시한 빌리 빈이었다.

브랜치 리키는 1943년 다저스로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유산들로 카디널스는 44년과 46년 우승까지 차지하게 된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이런 옛 구장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스탠 뮤지얼, 이 선수에 대해 아무래도 가장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은퇴 후 단장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그 후 명예직으로 물러나 영원한 카디널스의 레전드로 남았다
이미지에 흠이 가는 행동은 결코 하지 않았고, 인성도 좋아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 리그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이번에 다녀온 메이저리그 팀들은 올스타 게임을 몇 번 개최했는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 보였다
올스타전 개최가 좋은 구장이라는 인증 역할을 하는가보다

브라운스 시절의 유니폼, 정말 까마득한 옛날이다




우승을 기념하는 데 이렇게 여러 칸이 필요한 팀이다
11회의 카디널스 밑으로는
9회의 레드삭스, 애슬레틱스(되게 의외지만 알고보면 근본 팀)
8회의 다저스, 자이언츠가 뒤를 잇고 있다
애슬레틱스를 제외하면 21세기 들어서도 이 팀들은 2회 이상의 우승을 하고 있으니, 역시 먹어본 놈이 맛을 아는 법이다

역대 강타자들이 사용했던 배트

팀 로고와 유니폼의 변천사도 볼 수 있고

모자도,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다양한 종류가 있다

지금의 부시 스타디움 모형
어설프게 개성을 추구하려고 억지로 비대칭 그라운드를 만들기보단, 이렇게 심플하게 대칭형으로 만들고 내부 시설과 주변 환경을 더 신경써서 만드는 모습이 카디널스답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외형에 신경쓰지 않아도 우리의 개성은 돋보인다'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올타임 레전드들의 위대한 기록에 비해, 밑에 끼워넣은 현역들의 기록은 너무나 초라하다
역사적으로 흔치 않았던 카디널스의 암흑기가 바로 지금 찾아온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이 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테고, 손쉽게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올 것이다

이대로 집에 들고가고 싶은 버블헤드 컬렉션까지, 카디널스 뮤지엄 관람을 마쳤다

오후 3시 반 무렵, 체력의 한계를 깨닫고 오늘 여행은 일찍 접기로 했다
사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데!
Hilton St. Louis at the Ballpark에 있는 야구장 뷰 룸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룸에서 바라본 모습, 나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감성적인 호텔이다

세인트루이스 스타일 씬피자가 유명하다고 해서 호텔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포장해왔다
피자니까 맛있지... 맛이 없을 수 없는 음식인데다가 이 장관을 보면서 먹으니 정말 황홀했다

다른 팀 경기 틀어놓고 호텔 방에서 뒹굴면서 체력 충전을 했다

밤 9시쯤 갑자기 그라운드에 불이 켜지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보슬비가 내리는 중이라 내일 경기를 위해 미리 방수포를 깔고 있는 중이었다
이래서 미국은 우천 취소가 드문 거구나... 몸소 깨닫게 되었다

근데 내일 경기, 설마 취소되는 건 아니겠지?
몇 번이고 창 밖을 확인해보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