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유럽여행 첫 날
'유럽에 가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게 뭘까?'
곰곰이 생각보다가 내린 결론은, '맥주를 마시고 싶다! (한국에서 파는 이상한 노란색 탄산음료 말고)' 였다
체코에 왔으니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맛은 한 번 보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찾아보니 프라하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플젠(Plzeň)이라는 곳에 공장이 있다고 한다
고민할 이유가 없다! 출발~
일단 플젠행 기차를 타기 위해 프라하 중앙역으로 가는 길
바츨라프 광장(Václavské náměstí)이라는 나름 번화가인 곳인데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한 모습
트램이 돌아다니는 풍경
참 오랫만이다
이건 그냥 대학 후배 중에 '씨봉'이라고 불리던 녀석 생각이 갑자기 나서...
가는 길에 보이는 프라하 국립박물관
그 앞에 바츨라프 동상
프라하 중앙역(Praha hlavní nádraží)이라고 크게 쓰여있긴 한데
체코어로 저게 기차역이라는 모르면 대체 뭐하는 곳인지 짐작도 못할 정도로 언어가 낯설다
하여튼 기차를 타고 이제 출발~
드디어 플젠(Plzeň)에 도착
안내 표지판만 봐도 군침이 마구마구 도는 듯 했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서
드디어 필스너 우르켈 공장으로...!!!
입구쪽에 있는 매표소에서 공장 가이드투어 티켓을 판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투어 막바지에 직접 맥주를 한 잔씩 맛볼 수 있다(사실 이거때매 하는 거지 뭐...)
최초의 인증샷을 우선 찍고
하루 종일 병 만드는 기계를 잠시 구경한다
오리지널 필스너 우르켈 맥주를 만드는 공정을 차례차례 볼 수 있었다
이거 통째로 우리 집 한쪽 벽에 갖다놓으면 개간지일텐데...
맥주 저장고
저온 숙성을 위해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오! 드디어!!!
통에서 막 꺼낸 신선한 맥주맛을 볼 시간이다~
캬~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
이걸 마시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껏 맥주라고 알고 마셨던 노란색 액체는 오줌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었구나...'
딱 한 잔밖에 안 준다는 점은 유일한 아쉬움...
공장 투어를 마치고 나니 빨리 맥주를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 뿐;;
점심도 먹을 겸 근처에 필스너 우르켈 간판 붙어있는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보았다
요리는 그저 안주거리일 뿐
맥주 한 모금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유럽인들이 맥주를 좋아하는 이유, 단지 '맛있어서' 아닐까?
그래도 플젠이라는 도시에 왔으니 뭐라도 구경하다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허나 딱히 가이드북에도 '그다지 볼거리가 많진 않음' 이딴 소리나 적혀있고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다
필스너 우르켈 맛 보았으면 오늘 할 일은 다 한거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프라하로 돌아가기로...
여기는 플젠 중앙역
별로 큰 도시는 아닌데 역은 꽤 멋있게 잘 지었군
프라하로 돌아왔다
이 곳은 프라하의 구 시청사(Staroměstská radnice)
외벽에는 천문시계가 달려있다고 한다
이게 바로 그 천문시계(orloj)...
이제 이 탑 위로 올라가서 해가 질 때까지 죽치고 있다가 일몰 구경을 하기로 했다
탑 위에 올라가면 대충 이런 식
하... 이런 낙서 하는 놈들...
분명 지금쯤 깨졌을거야... 꼭 그래야만 해...
멀리서 보이는 프라하 성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사진에서나 보던 그 풍경을 직접 보며 카메라에 담고 나니 이제야 좀 실감이 난다
이 정도면 유럽 적응은 다 끝난 거겠지?
민박집 사장님이 추천해준 U Medvídků라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역시나 요리는 거들 뿐... 맥주가 최고다
아아, 맥주가 정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