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비행기로 귀국하는 날이다
호텔 무료 조식이 포함된 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여전히 음식은 그냥 그렇지만 아침부터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어서 좋다
시애틀 ORCA 카드가 있으면 3달러로 링크를 타고 공항까지 갈 수 있다
다만 최저 충전금액이 5달러여서... 어쩔 수 없이 2달러를 남겨오게 되었다
공항에서 사먹은 피츠 커피
정말 평범한 맛이지만 언제 미국에 다시 올 지 모르니 마지막 추억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면세점이 아주 작고 딱히 살 만한 것도 많지 않다
이번에는 델타항공 코드쉐어 대한항공편을 이용했다
자꾸 뭔가 허전하다 싶은데, 가만 생각해보니 미국에서 귀국할 땐 따로 심사를 하지 않네?
들어올 땐 그렇게 깐깐하게 물어보더니 나갈 때는 빨리 가라고 등떠미는 수준이다 ㅎㅎ
오, B787-10이라는 신형 기종인데 스크린이 아주 크다
충전 포트도 USB-C까지 달려있어서 거추장스러운 멀티어댑터도 챙겨올 필요 없다
영상 콘텐츠도 상당히 다양하고 볼 게 많았다
콜드플레이 공연 실황을 보면서 왔는데, 나중에 내한공연 보러갔을 때 은근 스포가 많았다...
기내식은 크게 달라진 것 없는 대한항공 스타일
중간에 피자빵 간식이 나온다
두번째 기내식까지 먹고 나니 곧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용한 대한항공 노선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보잉사의 몇몇 기종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서 내심 찝찝하긴 했는데 어쨌든 이 기종에서 큰 사고가 난 적은 없고, 이코노미 치고 퀄리티가 상당히 괜찮아서 앞으로도 이용해보고 싶다
이렇게 2차례의 미국 여행을 통해 7개의 버블헤드를 수집했다
지금까지 14개의 구장을 방문했고, 앞으로 16개가 남았다
이번처럼 8개 구장을 한 번에 다녀오는 긴 여행을 다시 떠나기가 쉽진 않을 것 같고, 3~4군데라도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다녀와야 전 구장 방문이라는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 듯 하다
남은 구장 중 한 번에 다녀오기 좋은 곳들로 미리 묶어서 계획해보았다
1. 동부 투어 :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피츠버그, 클리블랜드
이동 거리가 매우 짧고, 암트랙이나 버스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서 가장 난이도가 낮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코스
볼티모어의 치안이 우려되긴 하나 워싱턴에서 당일치기 가능
2. 플로리다 여름휴가 : 마이애미, 템파베이, 애틀랜타
플로리다주의 두 팀을 방문하고, 올랜도에서 놀이공원을 즐긴다
그나마 근처인 애틀랜타를 인아웃으로 끼워서 잡는 게 가장 효율적인 동선
3. 중부 BBQ 투어 : 텍사스, 휴스턴, 캔자스시티
식도락을 포기할 수 없다면 안성맞춤인 선택
미국식 BBQ를 마음껏 즐기고 아메리칸항공 댈러스 직항을 이용하면 편의성도 좋음
4. 서부 대자연 속으로 : 콜로라도, 애리조나, 라스베가스
그랜드 캐년을 즐기고 산동네 야구장까지 정복하는 일정
신구장 완공 후인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하고, 도시간 이동이 약간 비효율적이어서 동선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음
5. 여긴 야구 아니면 갈 일이 없어 : 미네소타, 밀워키
그나마 미니애폴리스 직항이 있고 두 도시 사이는 가까운 편이라 가려면 가긴 하겠는데, 정말 야구만 보다 와야 한다
다른 코스에 억지로 한 팀씩 끼워넣거나, 중부 BBQ 투어와 통합하는 것도 고려
더욱 알찬 세 번째 야구여행을 기대하며
그 꿈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한 가닥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돌이켜보니 더욱 아름다웠던, 야구밖에 모르는 미국여행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