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마지막 날이 되었다
15일간 8개 구장에서 9경기를 보는 이 지독한 야구여행도, 이제 단 한 경기만 남았다
하얏트 플레이스 시애틀 다운타운 호텔은 조식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름만 하얏트지 하위 브랜드라서 조식 퀄리티는 그냥 그렇지만 물가 비싼 미국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커피도 왕창 뽑아먹을 수 있긴 한데, 잠시 후 제대로 된 커피를 맛보기 위해 여기서는 한 잔만 마셨다
인아웃을 시애틀로 정한 이유는 사실 딱히 없었다
그냥 직항으로 가장 가까운 도시였고, 야구 팀도 있는 곳이니 괜찮지 않을까 해서 결정하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시애틀 도착 첫 날에는 좀 쉬고, 마지막 날에 돌아와서 관광을 할 생각이었으나...
이상하게 시애틀에 도착한 날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 날 관광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예감이 정확하게도, 마지막 날은 하루종일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다
야외 일정을 첫 날 모두 끝내버린 덕택에 오늘은 그래도 마음놓고 지붕있는 곳만 다니는 일정이 만들어졌다
먼저 스타벅스의 고향 시애틀에 왔으니, 세계에 6군데밖에 없다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Starbucks Reserve Roastery)에 방문했다
파이크 플레이스에 있는 1호점은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매장이 협소하고 좌석이 없어서 커피를 즐기기에는 불편한데, 여기는 매장이 넓어서 자리에 앉아 커피 마시기 좋았다
물론 평일 아침 일찍 갔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고, 금세 사람들이 꽉꽉 차긴 하더라
매장 안이 커피 볶는 향기로 가득 차 있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꽤 많아서, 붐비는 시간대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맥주 공장에 들어온 느낌과 비슷하게, 커피 만드는 공정을 직접 보면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서만 마실 수 있는 위스키 배럴 숙성 커피!
과테말라 원두를 놉 크릭(Knob Creek) 위스키 오크통에 숙성시켰다고 한다
아니 그렇게 정성스레 커피를 만들어놓고 얼음에 타 먹으라고?
너무 컨셉 과하게 잡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충격적이게도 얼음에 희석시켜 먹으니 커피의 풍미가 훨씬 잘 느껴졌다
위스키 배럴에 담궜지만 위스키 향이라기보단 초콜릿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향긋한 느낌의 커피였다
그런 스타일이니 초코초코한 브라우니와 아주 잘 어울린다
한 잔만 먹고 가긴 아쉬워서 점원에게 약간 산미있는 스타일로 추천받아서 마셔본 멕시코 원두
기대만큼의 산미는 아니었지만, 여기가 스타벅스니 어쩔 수 없지
충분히 맛있는 커피였지만 사실 이 정도는 우리나라 리저브 매장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어서, 처음에 마신 위스키 배럴 커피만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그 한 잔 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
스페이스 니들을 등 뒤로 하고 거리를 걷는다
혹시나 날씨가 좋으면 올라가볼까 하고 입장료를 찾아보니 49달러...
아마 날씨가 좋았더라도 굳이 가진 않았을 것 같다
The Spheres라는 이름의 아마존 본사 건물
입장하려면 예약이 필요한데, 매달 첫째 및 셋째 토요일에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스페이스 니들과 웨스트레이크(Westlake) 역 사이를 이어주는 모노레일
싱글 티켓을 구입하거나 ORCA 데이 패스로 탑승할 수 있다
오늘은 스페이스 니들을 패스할 예정이라 이용해보진 못했다
짧고 굵게 시애틀 먹거리 탐방을 시작한다
도그 인 더 파크(Dog in the Park)라는 작은 가게에서 명물 핫도그를 판다고 한다
몇 가지 메뉴가 있지만 시애틀 도그를 먹어봐야겠지
소스가 아주 다양해서 입맛따라 뿌려 먹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소스 없이 본연의 맛을 느껴보았다
볶은 양파와 배추의 향이 아주 매력적이고 소시지에 짭짤하게 간이 배어 있어서 소스 없이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아주 단순한 음식이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아주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노점처럼 길거리 의자에 앉아서 반쯤 먹고 있던 중에... 근처에서 약기운에 흐느적거리는 양반이 느릿느릿 지나다니는 게 영 거슬려서 입안에 후딱 쑤셔넣고 나와버렸다
시애틀 정도면 치안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주변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 ㅎㅎ
생각보다 시애틀에서 할 게 없어서 그런지, 결국 다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오게 되었다
오늘은 시장 문이 열려 있어서 잠시 구경해보았다
먹음직스러운 해산물들을 많이 파는 곳으로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의외로 꽃 파는 곳이 상당히 많았다
대충 보니 꽃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저렴한 정도로 보였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스타벅스 1호점
첫 날 미리 방문했기 때문에, 마치 밀린 숙제 혼자 다 해놓은 학생처럼 여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맛집, 비쳐스 핸드메이드 치즈(Beecher's Handmade Cheese)
정말 엄청난 치즈 맛집이다
특히 맥앤치즈가 유명하니 일단 이건 무조건 시켜야 한다
'고작 맥앤치즈 가지고 맛집이라고?'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무조건 일단 먹고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 동안 정말 엉터리같은 음식을 맥앤치즈라고 속아서 먹고 있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된다
치즈가 정말 신선하고 고소해서 이 보잘것없는 음식에서 환상적인 맛이 느껴진다
클램차우더, 커피, 다 맛있고 좋지만 이 맥앤치즈는 어떻게든 짬을 내서 먹어보아야 한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 먹었다면 시애틀 공항에도 매장이 있으니 그렇게라도 먹어보자!
매장 안에 서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약간 있지만 좁아서 다들 길거리에 나가서 먹는다
나는 다행히 안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치즈 만드는 모습을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야구장에 가기 전 워터프론트에서 산책이나 하다가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짧고 강하게 소나기가 내릴 모양이라 비를 피할 장소를 황급히 찾아보니 시애틀 공공 도서관(Seattle Public Library)이 근처에 있었다
북미 지역의 공공 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시설도 아주 깔끔하다
세금 많이 내는 만큼 이런 공공시설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 점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실 독특한 건축으로 유명한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나는 여길 비나 잠깐 피하려고 들어왔으니...ㅎㅎ
건물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안에서 보는 모습도 아주 멋지다
한 시간 정도는 버텨야 해서 책을 하나 골라보았다
론리 플래닛이라 가이드북 느낌일 줄 알았는데, 아웃도어 액티비티 위주로만 소개된 책이었다
그래도 론리 플래닛답지 않게 그림이 많아서 아기들 그림책 보듯이 설렁설렁 읽어보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비도 어느 정도 그치고, 덕분에 도서관 구경도 하게 되어 전화위복처럼 느껴진 소나기였다
이번 야구여행의 종착지, 시애틀 매리너스(Seattle Mariners)의 홈 구장 티모바일 파크(T-Mobile Park)에 도착했다
1999년 개장한 개폐식 돔 구장이고, 이 구장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이치로의 모습 때문에 꽤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1977년 창단되어 비교적 역사가 짧은 팀이고, 통산 성적도 좋지 않아서 기념할만한 선수가 많지는 않다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팀은 현재 시애틀을 포함해서 5팀인데, 그 중에서도 시애틀은 월드시리즈조차 진출한 적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그런 눈물의 역사 속에서 팀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선수는 작년까지 단 2명이었고(재키 로빈슨 제외) 그들의 동상이 구장 입구에 세워져 있다
먼저 시애틀 최초의 영구결번, 말이 필요없는 선수 켄 크리피 주니어!
수많은 거포들이 약물로 얼룩진 시대에 청정타자로 명성을 드높이며 630홈런을 기록한 위대한 선수였다
*올해 2명의 선수가 영구결번에 추가되었다
먼저 1월에 이치로 스즈키의 51번을 영구결번으로 발표하였고, 얼마 전인 6월 2일에는 그 이전 51번을 달았던 랜디 존슨을 함께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였다
랜디 존슨은 굵직한 커리어가 시애틀과 애리조나로 양분되긴 하지만 그 절반만 갖고도 충분히 영구결번을 줄 만한 선수였는데, 아무래도 이치로와 같은 번호를 쓰다 보니 공동 영구결번으로 만들어주려고 기다려왔던 모양이다
동상의 왼쪽에는 선수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고,
오른쪽에는 통산 기록과 수상 경력이 적혀 있다
동상이 2개 뿐이라 충분히 여유를 갖고 읽어보아도 시간이 남는다 ㅎㅎ
두 번째 영구결번은 에드가 마르티네즈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 중 하나로 꼽히며, 시즌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수여되는 상의 이름을 2004년부터 그의 이름을 따서 에드가 마르티네즈 상으로 부르고 있으니 그만큼 대단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거기다가 시애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으니 영구결번으로 손색이 없다
통산 출루율 .418, OPS .933이니 현시점에 뛰었다면 더욱 고평가되었을 선수다
이제 이치로와 존슨도 영구결번이 되었으니 조만간에 동상이 세워지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구장 주변에 동상 놓을 자리는 아주 충분하다 ㅎㅎ
구장 맞은편에 있는 Victory Hall이란 곳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는 중이다
여기도 세인트루이스처럼 팬들의 뒷풀이 장소인 모양이다
일찍 도착해서 잠시 팀 스토어를 구경했다
평일 경기이고 날씨도 좋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경기 당일인데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다
덕분에 여유롭게 구경하긴 했다
오늘도 버블헤드 주는 날이라 줄 서있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참 희한하게 이 팀은 3일동안 10,000개씩 나눠서 뿌린다
오늘 관중수를 나중에 찾아보니 2만2천명 정도였으니까... 버블헤드 날인데도 인기가 시들시들한 팀 사정을 고려한 건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기다리는 동안 비를 피할 곳이 있었다
드디어 구장 입장!
천장에 있는 특이한 샹들리에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데, 1000개의 배트 모형으로 만든 The Tempest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비가 오더라도 취소 걱정이 없는 돔구장이긴 한데...
지붕만 있고 바람은 그대로 들어오는 구조여서, 바람이 많이 부는 쌀쌀한 날씨를 그대로 느끼며 야구를 보게 생겼다
얼마나 기념할 게 없으면 5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걸어놓았을까...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매리너스의 역사
쌀쌀한 날이어서 다들 꽁꽁 싸매고 나왔다
매리너스의 캐스터를 오랫동안 맡았던 데이브 니하우스의 동상
그 공로를 인정받아 캐스터로는 유일하게 팀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 있다
지금 팀 최고의 스타는 아무래도 훌리오 로드리게스이긴 한데, 화려한 등장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것이 흠이다
이제 4년차 선수인데 OPS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니... 물론 중견수임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아쉽다
어쨌든 여전히 인기는 많은 것 같긴 한데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자이언츠에 정후 크루가 있다면 매리너스에는 J-Rod 스쿼드가 있다
정후 크루와 비슷하게 외야 3개 구역을 응원 구역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구장의 재미있는 특징 하나는 바로 마스코트와의 기념 촬영 공간이 있다는 점!
매리너스의 마스코트 매리너 무스(Mariner Moose)의 집이 귀엽게 만들어져 있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공홈 참조 : https://www.mlb.com/mariners/ballpark/families)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인데 나도 꿋꿋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었다 ㅎㅎ
나가면서 셀카를 찍으니 포즈를 취해주는 서비스까지~
열일하는 모습에 살짝 감동을 받았다
외야로 나가보니 그라운드가 참 넓게 느껴진다
실제로 개장 초창기에는 외야가 넓은 편이었는데 2013년에 펜스를 당겨서 현재 규격만 보면 리그에서 중간 정도이긴 하다
그런데도 이 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항상 1위에 꼽히는데!
돔이지만 공기가 유입되는 구조이고 구장이 바닷가에 있어서 습한 공기가 그대로 들어오는 영향이 큰 모양이다
산동네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와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 구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 구장의 특성 때문인지 현재 팀 구성을 보면 투수진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상급에 해당하고, 실제 작년 팀 ERA가 AL 1위일 정도다
반면 타격은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답답한 모습이었는데, 올 시즌은 의외로 팀 타격 지표들이 AL 중간 정도는 하는 중이다
일시적 이변(?)인지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의 모습이라면 지구 1위를 노려볼만한 상황으로 보인다
외야 쪽에 위치한 불펜
전 구단 영구결번인 재키 로빈슨까지 포함해 3명의 번호가 걸려 있다
곧 51번도 여기에 걸리겠지? 언젠가 다시 이 곳에 돌아올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바로 앞에서 보니 전광판이 정말 크다
외야 쪽에 있는 맥주 코너가 제법 커서 많이들 사먹는 중이다
자리도 넓어서 경기 전 한 잔 하고 싶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오늘은 무리일 것 같았다
대신 이 구장의 명물 먹거리에 도전해보기로 하는데...
그것은 바로 메뚜기(grasshopper)!
야구장에서 메뚜기 판다는 소리에 호기심이 들었는데, 한 입 먹고는 바로 후회했다
곤충의 몸뚱아리에서는 시큼한 맛이 나는구나...
팀 역사상 최고의 투수 2명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갈수록 투구이닝이 적어지고 부상 위험이 높아진 현재의 트렌드에서는 통산 3000탈삼진 기록하기도 쉽지 않은데, 랜디 존슨의 4875탈삼진은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는 기록이다
시애틀 시절만 떼어봐도 2162개... 이미 애리조나의 영구결번이고 올해 시애틀에서도 드디어 영구결번이 되었기 때문에 두 구단의 영구결번으로 등록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하필 팀의 암흑기에 맹활약하는 바람에 통산 169승에 불과하지만 전성기의 임팩트로는 조금만 정상적인 팀이었다면... 시즌 20승을 거뜬히 기록했어야 하는 무결점 투수였다
투수의 승수를 사이영의 기준으로 삼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13승으로 사이영을 수상할 만큼, 어떻게 보면 투수의 실력은 승수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 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19세의 나이로 선발투수로 데뷔하며 불멸의 에이스가 되리라 기대를 모았지만, 어린 나이부터 무리한 탓인지 30세 이후로 급격한 기량 저하가 나타났고, 33세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며 안타까운 비운의 투수로 남고 말았다
그렇지만 사이영 1회, 퍼펙트 게임 1회, 통산 2524탈삼진의 기록은 아무나 세울 수 없는 위대한 기록이고, 그의 34번은 일단 비워져있는 상태이긴 하다
'킹'이라 불렸던 사나이, 언젠가는 영구결번으로 기록되어 짧은 현역 시절의 아쉬움을 씻어주길 기대해본다
구장 내에 마련된 팀 명예의 전당(Mariners Hall of Fame)
그래도 방 하나 정도에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통로에 어수선하게 놓여있는 점이 아쉬웠다
90년대 강타자 제이 뷰너(Jay Buhner)
1984년 신인왕 앨빈 데이비스(Alvin Davis)
그 실력을 오래 이어가지 못해 통산 기록은 좀 아쉽지만, 매리너스 역사상 최초로 시상식에서 상을 수상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유일하게 감독으로 포함된 루 피넬라(Lou Piniella)
꾸준함의 상징이었던 투수 제이미 모이어(Jamie Moyer)
무려 25시즌, 49세까지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갖고 있다
앞서 소개한 캐스터 데이브 니하우스
에드가 마르티네즈
영원한 매리너스의 킹!
랜디 존슨, 그리고 포수 댄 윌슨(Dan Wilson)
팀 역사상 포수 최다출장 선수라고 한다
켄 그리피 주니어
2001년 화려하게 등장한 이치로
그 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고, 팀도 역대 메이저리그 최다승 타이인 116승을 거두며 드디어 한을 푸나 했지만...
이제부터 다시 경기장에 집중해보자
늘 그랬든 꼭대기에 올라 그라운드를 바라보니, 옆구리 터진 돔구장의 독특한 외관이 어색하면서도 멋있어보였다
Funko Pop! 피규어 모양으로 만들어진 킹 펠릭스
왕관 아니었으면 누군지 전혀 알아볼수가 없다
대형 구장 간판 바로 뒤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
역시나 부러워보였지만 따라하기에는 너무 추웠다
여기저기에서 열일하는 매리너 무스
메뚜기로 놀란 입맛을 진정시키기 위해 클램 앤 칩스를 사먹었다
조개살이 씹히긴 하는데 튀김옷이 너무 딱딱해서 썩 맛있진 않았다 ㅠㅠ
좌석에 앉아 경기 볼 준비를 한다
1층 좋은 좌석인데도 가격이 40달러대로 저렴한 편이었다
그리고 빈 좌석이 상당히 많았다...
매리너 무스는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다 ㅎㅎ
무스 알바 상당히 힘들듯? 시급 많이 받을 것 같다
오늘의 상대팀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작년까지만 해도 전력으로는 휴스턴의 압도적 우위였지만 올해는 휴스턴 주축 타자들이 이적하면서... 시애틀처럼 투수들이 잘 버티지만 점수를 못 내서 답답한 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타자의 기록을 우완 상대, 상대팀 상대별로 보여주는 점이 독특했다
이렇게 타팀 스코어보드 크게 만든 곳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투수의 기록도 구질과 구속은 물론 볼과 스트라이크 개수까지 보여준다
정중앙 자리에 앉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스크린이 다 잘 보여서 좋다
안 그래도 타선이 답답한 두 팀인데 선발투수는 또 수준급 선수들이 맞붙는다
휴스턴은 프람버 발데스가 나왔다
시애틀은 루이스 카스티요
저평가된 에이스급 투수들의 대결, 머리 길이도 비등비등해서 제법 치열한 경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시애틀은 점수를 못 내서 질 것 같다...
오늘 받은 칼 랄리 플래티넘 글러브 버블헤드
골드 글러브 수상자 중에서도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 1명에게만 각 리그별로 수여하는 상이다
즉 AL 최고의 수비수로 유격수도 아니고 중견수도 아닌 포수가 수상한 것이다
거기다가 홈런 파워도 상당한 선수여서, 플래티넘 글러브인데 올 시즌 지명타자 출전이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휴스턴을 제외한 모든 팀 팬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순간!
알투베 야유하는 시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은퇴할 때까지 모든 원정경기에서 야유를 먹을 것 같은데, 멘탈이 보통은 아닌 듯 하다
시애틀 경기도 꽤 많이 본 것 같은데, 왜 난 여기를 막혀있는 돔구장이라 생각했을까
돔이지만 해 저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이색적이다
점점 어두워지고, 갈수록 추워진다
시애틀 경기에서 나름대로 공식적인 이벤트로 여겨지는 Salmon Run 시간
여기에도 차출되어 근무중인 무스...
7회에 한 점을 낸 게 용할 정도로 역시나 시애틀의 타선은 답답했다
지루한 경기에 빅재미를 안겨주는 갈매기 난입!
옆이 뚫린 돔구장이기에 볼 수 있는 묘미다 ㅎㅎ
아예 천장 프레임에 올라가서 야구를 돈도 안 내고 보고 있는 녀석들
기어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7회말 찬스가 유일한 기회였다고 생각되고, 그 때 1점에 그쳤으니 여기까진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 기약없는 연장전을 볼 자신이 없어서, 아쉽지만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시애틀의 마무리 무뇨스가 10회초에 등판했다
마무리만이 누릴 수 있는 화려한 등장 모습, 얘가 잘 막긴 하겠지만 10회말에 점수를 못 낼테니 11회는 확정이겠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나가는 게 맞다 ㅠㅠ
이 자리가 입구 바로 근처여서 퇴장하는게 아주 편한 장점이 있긴 했다
불이 켜지니 저 조형물이 더 멋있게 보인다
언젠가 다시, 꼭 다시 미국에 와서 새로운 야구여행을 시작하리라 마음먹으며 쉬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