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8일차, 빈 / 130420

lsgwin 2013. 8. 20. 22:53

보통 아침은 숙소나 그 근처에서 대충 해결하곤 하는데,

오늘은 꽤 그럴싸한 유명한 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그럴려면 아침 일찍부터 출발해야지!

 

가는 길에 카를 성당(Karlskirche)이 보인다

 

어제 저녁에 보았던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빈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중 한 곳, 카페 자허(Café Sacher)에 도착했다

 

이게 그 유명한 자허토르테(Sachertorte)

아주 달달한 초코 케익인데, 사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음식이긴 하다 ㅎㅎ

 

케익 하나와 커피 하나, 이렇게 먹고 9.50유로니 우리나라로 치면 꽤 비싼 편인데...

뭐 이 정도는 이름값 감안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이렇게 품격있는 아침을 마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해본다

 

 

 

여기는 빈 최고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성 슈테판 대성당(Domkirche St. Stephan)

 

높이 솟은 탑 때문에 한 화면에 담기도 힘든 거대한 성당이었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낌도 많이 다른, 그런 곳

 

두 가지의 문양이 새겨진 이런 지붕도 있고

 

지그재그형의 무늬로 장식된 이런 지붕도 있다

 

성당 내부도 가볍게 둘러보았다

 

밖으로 나와보니, 이 높은 탑이 왠지 자꾸 눈에 밟힌다

며칠간 누적된 피로로 인해 다리가 많이 지치긴 했지만...

 

그런거 다 필요없다 일단 올라간다

 

올라갈지 말지 고민되면 일단 올라가는 게 좋다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성당의 독특한 지붕 때문에 시야가 약간 가리는 부분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더 개성있는 전망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게 없었으면, 사실 이렇게 특색없는 전망 뿐이라 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빈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타펠슈피츠(Tafelspitz)로 유명한 식당 Plachutta를 찾았다

 

이름만 들어서는 감이 전혀 안오는데...

우리나라의 갈비탕 비슷한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우러나온 소고기 국물은 스프처럼 마시고

 

야들야들하게 삶아진 고기는 건져내어 썰어서 먹으면 된다

오스트리아식 갈비탕이라고 듣긴 했는데, 사실 갈비탕과는 다르다... 이런 맛은 한국에는 없다

다만, 맛있다. 아주, 대단히, 매우, 맛있는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힘 내서 또 여행을 시작해봐야지~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화가이자 건축가,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았다

여기는 훈데르트바서의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쿤스트하우스 빈(Kunst Haus Wien)이다

 

미술사 박물관처럼 웅장한 전시관에 갔다가 여기를 보니 뭔가 앙증맞기도 하고 약간 허술해보이긴 한다

 

계단을 올라가면 전시실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또 찍지마 ㅆㅂ 성질뻗쳐서 사진이 없다

기억나는 느낌은, 상당히 기괴하고 독특하며 난해한 작품들이었다는 점이다

 

이 곳은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한 건물인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ouse) 되시겠다

 

아마 이런 올록볼록한 바닥돌도 설계의 일부였겠지?

 

아무튼 꽤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지닌 예술가였던 모양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건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외부인의 입장은 불가함

 

이 분수대까지도 설계의 일부? 그렇겠지? 아님 말고~

 

이제부터는 벨베데레 궁전(Schloss Belvedere)이다

이 곳은 오스트리아의 전쟁 영웅 외젠 왕자의 여름 별장으로 건설된 궁전이라고 한다

상궁, 하궁, 그리고 그 사이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옥색 지붕의 건물이 바로 상궁(Oberes Belvedere)

 

그리고 넓게 펼쳐진 정원의 모습

 

무슨 조각상이 있긴 한데 뭔지 잘 모르겠다

 

상궁에 올라서서 창문 너머로 바라보니 정원이 한 눈에 잘 들어온다

그리고 저 멀리 뒤에 있는 갈색 지붕의 건물이 바로 하궁(Unteres Belvedere)

 

상궁, 하궁 모두 입장이 가능한데 굳이 하나만 꼽자면 아마 대부분 상궁을 선택할 것이다

상궁에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유디트'를 비롯한 유명한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

미술사 박물관 못지 않게 작품의 양이 방대하니 생각없이 갔다가는 여기서 시간 꽤 많이 잡아먹게 된다

 

그렇게 상궁 구경을 마치고 정원을 따라 하궁으로 내려간다

 

상궁에 비해 건물의 느낌은 다소 소박한 편

 

하궁에 다 내려와서 상궁쪽으로 올려다보니 정원의 조각상들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벨베데레 구경까지 마치고, 저녁으로 점찍어둔 식당에 가기 위해 트램이 오기를 기다렸다

해산물 패스트푸드 체인인 Nordsee 광고가 있길래 궁금해지긴 했지만 예정된 식사를 우선 하기로 하고...

그러던 중 옆에 있던 한 서양인이 슬쩍 말을 건넨다

"Oh, you are Korean!"

 

'단번에 한국인이냐고 묻다니, 어떻게 알았지?' 하고 궁금해하긴 했지만...

마침 심심하던 차에 이 서양인 아저씨와 짧은 영어로 잠시 대화를 나눴다

자기는 미국인인데 유럽 여기저기 여행중이고... 빈 여기 존나 좋은 거 같다는 둥(실제로 fucking wonderful city라고 함ㅋㅋ)

넌 며칠 동안 여행할 거냐 하길래, 두 달이라니까 "You are crazy!!!"라는 둥...

미국인답게 어휘 선택이 참 쿨(?)해서 재밌었던 대화로 기억된다

그러던 차에 딱히 할 말이 떨어질 때쯤 적절하게 트램이 도착해서 그 양키 아저씨하고는 빠이빠이~

 

아직까지도 어떻게 내가 한국인인줄 한 번에 맞췄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번에도 뭔가 유명하고 그럴싸한, 빈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을 찾아 떠난다

지나가다보니 마차가 차도에서 떡하니 대놓고 다니고 있네

이젠 이런걸 봐도 전혀 신기하거나 이국적이거나 멘붕오거나 그렇지 않다

유럽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전통있고 유명한 슈니첼 전문점 Figlmüller에 왔다

이 유명한 곳에 겁도 없이 예약도 안 하고 들이댔는데, 운좋게도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시원한 생맥주 하나 먼저 시키고!

 

드디어 슈니첼 등장~

사이드디쉬 안시키고 슈니첼만 시켰더니 보다시피 이렇게 준다 ㅋㅋㅋ

근데, 고작 돈까쓰일 뿐인데 너무너무너무너무....맛있다???!!!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없는 고기의 두께와 튀겨진 정도, 거기에 씹어먹었을 때 입 안에서 쫙 터지는 육즙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아주 놀라운 돈까쓰!

 

혹시 나중에 빈에 갈 사람 있으면 오늘 내가 먹은 세 끼만 골라서 먹어도 대성공이리라

 

오늘도 힘들고 즐거운 하루~

숙소에 돌아와 느긋하게 쉬며 가이드북을 잠시 읽어보던 중 웃기지도 않은 개소리를 발견하여 한 번 올려본다 ㅋㅋㅋ

그렇지 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을 수도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