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10일차, 브라티슬라바 / 130422

lsgwin 2013. 8. 28. 22:59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빈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빈과 브라티슬라바는 세계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두 나라의 수도라고 어디에서 본 것 같다

 

 

 

일단 빈에서 기차를 타고 브라티슬라바로 떠난다

 

기차에서 내린 다음 시내버스를 타고 브라티슬라바 중심가로 들어간다

빈에서 갈 경우 브라티슬라바 중앙역(Bratislava hlavná stanica)과 남쪽 페트르잘카역(Železničná stanica Bratislava-Petržalka)행 노선이 따로 있기 때문에 기차 타기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 중 어느 곳을 택해도 무방하나, 중앙역이 약간 더 시내 중심과 가깝긴 하다

 

시내에 들어왔다

 

일단 브라티슬라바 성(Bratislavský hrad)으로 가 보았다

 

성이라는 거창한 이름 치고는 외관은 소박한 편

 

어떤 왕의 동상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기억날리가 없지

 

성 치고는 아담하고 귀여운 모습이 여기 브라티슬라바 성의 특징

 

 

대부분의 유럽 성들이 그렇듯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시내 전망을 보기에 좋은 곳이었다

 

왼쪽의 삐쭉한 건물은 성 마틴 성당(Dóm svätého Martina)이고

오른쪽 다리는 Most SNP라는 다리인데, UFO 다리라는 별명도 있다고 한다

 

짧게 성 구경을 끝내고 내려가는 길

 

거기에 얼굴 하나 추가

 

벽이 있으면 낙서가 하고 싶어지는 건 만국 공통인가보다

 

 

내려와서 성 마틴 성당 구경 잠시 하고...

슬슬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다지 정보가 많지 않은 도시여서 눈에 띄는 곳 아무데나 들어갔다

Jimmy's Restaurant and Bar라는 곳이었다

 

슬로바키아 맥주 Zlatý Bažant를 일단 주문했다

구글 번역기 돌려보니 황금 꿩이라는 뜻이랜다

 

치킨 스프라고 해서 시켰는데 영 기대하지 않은 생김새의 음식이 등장

맛 또한 영 기대하지 않았던 수준...

 

이쪽 동네에서는 양치즈 요리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도전해보았다

밀가루 반죽을 양치즈에 버무리고 베이컨을 끼얹은 음식이었는데, 보기보다......는 그래도 먹을만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들린 곳은 Modrý kostol(Blue Church)이라는 성당

공식 명칭은 성 엘리자베스 성당(Farský kostol sv. Alžbety)인데 이름이 길어서 그런지 보통 Blue Church라고 부르더라

 

이름에 충실하게 외관을 온통 푸른 빛으로 장식하였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나도 청색에 가까운 옷으로 깔맞춤

 

심지어 내부도 푸른 빛으로!

 

페인트칠 좀 특이하게 했다고 명소가 되어버린 브라티슬라바의 Blue Church였다

 

강변을 따라 쭉 거닐다 보니 아까 성에서 보았던 UFO 다리가 점점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1972년에 건설되었는데 원래 명칭은 Most SNP, 슬로바키아 민족 봉기의 다리라는 뜻이다

한때는 Nový Most(New Bridge)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이름이 몇 개냐 이거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하염없이 계속 걸어간다

 

아까 갔던 브라티슬라바 성이 보인다

이제 여기서 잠시 버스를 타고 데빈 성으로 이동~

 

여기가 데빈 성(Hrad Devín)

다뉴브 강을 끼고 있으며 언덕 위에 위치한 요새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던 곳이다

가만... 어째 좀 조용하다...

 

오늘(월요일)은 휴무일이었다;; ㅠㅠ

유럽에는 묘하게 월요일에 쉬는 유적지나 박물관이 많다

 

브라티슬라바에서 꼭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계획이 무산되어 꽤나 멘붕이었다

뭐 어쩌겠나... 그저 주변이나 맴도는 수 밖에...

 

그래도 그럭저럭 산책할 만하게 만들어져 있긴 했다

문득 보이는 녹슬어버린 하트가 인상적이다

그래, 사랑이란 언젠가 녹슬기 마련이지... 아니 근데 뭐 해 본 적이 있어야 녹이 슬든가 말든가 하지;;

 

데빈 성 구경에 실패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평화로운 자연의 모습을 잠시 느껴보며 그 아쉬움을 달랬다

이러고 있다 보니 시간이 꽤 잘 갔다

 

이제 다시 구시가의 중심지로 돌아왔다

 

어느 유럽에나 있을 법한 건물들, 분수대, 뭐 이런 곳들도 있지만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의 명물은 요런 것들이다...;;

 

또는 요런 거

 

이런 것도 있고

느낌이 오는가?

 

구시가 여기저기에 있는 이런 동상들은 나름 쏠쏠하게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4개까지 찾았는데, 다른게 또 있는지 모르겠다

 

길쭉하게 솟은 이 녀석은 Michalská brána(Michael's Gate)

구시가의 입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여길 통해 나가서 빈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전에 맥주 한 잔만 하고 가자!

Bratislavský Meštiansky Pivovar라는 맥주집이었다

 

이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Bratislavský Ležiak이라는 맥주인데

역시나 맛이 일품이었다^^

음, 식사로도 모자라 이제는 간식으로 맥주를 마시는 지경에 이른 것인가...

 

그래도 맥주만 마시긴 아쉬워서 약간의 소시지를 안주로 곁들여 먹었다

 

브라티슬라바 중앙역

한 나라 수도의 중앙역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허접해 보이는데 ㅎㅎ

브라티슬라바는 모든 것이 예상보다 아담한 곳인 모양이다

이제 기차를 타고 다시 빈으로~

 

오늘은 빈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5박이나 지냈던 곳이라 그런지 떠나려니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우면 맥주! 오늘도 새로운 오스트리아 맥주를 시음해 보았다

...허나 지금까지 오스트리아에서 마신 맥주들은 그다지 만족스럽진 못했다

 

 

 

국경을 넘어서 당일치기 여행이라는,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정

유럽에서는 사실 쉥겐조약 때문에 딱히 국경을 넘는 게 별다를게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만에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국경 너머의 도시를 다녀오는 경험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브라티슬라바'라는, 예상치 못했던 괜찮은 도시를 만난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겠지

 

한때는 같은 나라였던 체코의 프라하에 비하면 보잘 것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부담없이 하루 정도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은, 한국인 만나기 정말 힘든 곳이라는 점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