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을 떠나, 바이에른 주의 다른 도시들인 로텐부르크, 뉘른베르크, 밤베르크를 하루씩 돌아보기로 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독일에서 중세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로텐부르크로 향했다
공식적인 도시 명칭은 Rothenburg ob der Tauber로, 상당히 이름이 길다
조그만한 문, 아기자기한 건물들, 뾰족한 지붕
보통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로텐부르크 거리의 풍경
어영부영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덕분에 4월도 다 끝나가는데 날씨가 무척 추웠다
구시가지의 중심부에 들어서면 로텐부르크 시청사 건물이 눈에 띈다
명색이 치과대학 합창단 출신인지라
난데없이 시청사 앞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자연스러운 하모니에 눈길이 갔다
그건 그렇고 일단 범죄 박물관(Kriminalmuseum)이라는 곳에 들어가보았다
자꾸 귀찮게 비가 오는 바람에 일단 실내로 들어가려고 했던 감도 없지않아 있다
나름 관심있는(???!!!) 분야라 그런지 생각보다 볼 만한 곳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독일 전통과자라고 많이 팔고 있는 슈니발렌(Schneeballen), 원조는 바로 여기 로텐부르크!
슈니발렌을 파는 Diller Schneeballenträume에 들어가보았다
이런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2개 먹었더니 배가 무척 불렀다
간식삼아 먹으려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걸 점심으로 먹은 셈 치기로 했다
나중에 생각나서 우리나라에서도 먹어봤는데 역시 이 곳의 맛은 재현해내지 못하는 듯 하다
거리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분수대를 지나서
어떤 공원에 도착하였다
개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로텐부르크 구시가지는 이렇게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성벽으로 둘러쌓인 곳이라
성벽에 올라서서 보면 마을의 모습이 한 눈에 잘 보인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동화같은 풍경'이라는 식상한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모양이다
건물 모서리에 달려 있는 조각상이라니 참신하기 그지없다
뮌헨처럼 사람 북적이는 곳에 있다가 이런 한적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정된다고나 할까
로텐부르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성벽
올라가서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다...라고 가이드북에 쓰여 있어서 시도해 보았다
음... 비주얼부터 뭔가 느낌있다
한 바퀴 도는게 생각보다 길었다
과장 좀 보태서 '중세시대로 타임워프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좀 들었지만
줄줄이 늘어서있는 자동차들을 보니 그런 기분이 싹 가신다
언밸런스하면서도 나름 질서있는 모습 같아서 참 묘한 장면이었다
높은 성벽에서 바라보니 본의아니게 남의 집 마당까지 훤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로텐부르크의 skyline이라고나 할 까...
여전히 이 곳은 중세시대에 머물러 있다
구시가지에 밀집되어 있는 몇몇 건물들을 제외하면
그 주변은 모두 이런 강, 숲, 밭, 나무가 어우러지는 시골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성벽 한 바퀴 돌고도 시간이 남아서
어떤 탑에 올라가 전망 구경이나 좀 더 하고 가기로 했다
딱히 대단하거나 신기하지는 않은 풍경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을 자아내는 이유는 뭘까...
까마득하게 펼쳐진 빨간색 삼각 지붕의 향연
체코에서 보던 빨간 지붕과는 약간 색감이 다른 듯 하다
그냥 기분 탓일까
떠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문의 모습조차 참 옛스럽고 멋있다
독일은 어딜 가나 투박하고 반듯반듯한 건물들만 있을 것 같았는데
여느 다른 유럽의 중세도시 컨셉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아기자기한 이런 도시가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모르...진 않았겠지 모르면 여길 오지 않았을테니
여행기를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오글거리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다
독일의 대표적인 맥주 중 하나인 파울라너
여기서는 슈퍼에서 파는 흔한 국산 맥주일 뿐!
여행객다운 조촐한 메뉴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게 벌써 6개월이나 지났구나'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절로 탄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