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뉘른베르크(Nürnberg)!
영어로는 Nuremberg라고 표기하는데, 처음엔 이걸 몰라서 인터넷으로 기차 예매할 때 자꾸 Nuremberg만 나오길래 '누렘베르크? 여기 아닌데... 도대체 뉘른베르크는 어떻게 가는 거야 ㅠㅠ' 하고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아무튼 이 뉘른베르크라는 곳은 바이에른 주에서 꽤나 큰(아마 2번째) 도시로, 옛날부터 아주 번창했던 곳이라고 한다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어서 높은 곳에 성을 짓고 도시 경계에는 견고한 성벽을 건설했다고 한다
그렇게 지어진 성벽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띈다
로텐부르크에서 보던 성벽과 분위기는 거의 흡사하다
아침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하는 과일가게 아저씨
'독일인' 하면 웬지 근면성실하고 정직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역시나 아주 부지런해 보인다
괜히 독일에 대해 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개인적으로 있긴 하나, 확실한 것은 스페인 사람들은 아침부터 이런 짓 안한다는 거...
거리를 걷다 발견한 고개숙인 남성(?)의 동상
성 로렌츠 교회(Lorenzkirche)
쌍봉낙타(?)처럼 생겨가지고 상당히 화려하다
흔한 길거리의 모습
흔한 독일의 국산차
아 여기가 독일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들었다
Ehekarussell Brunnen
결혼을 모티브로 한 6가지 주제의 조각상과 함께 위치한 분수대이다
음...뭐 그렇구나... 하고 지나치려는데
??? 이게 결혼과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밥상을 엎는건가... 그럼 상관은 있겠네 ㅎㅎ
목을 졸라 죽여? 저 괴물은 또 뭐지?
이게 결혼이란 말인가...
아무튼 이 아름다운 난장판을 보고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아 셀카를 찍어보았다
그저 이름없는 골목길일 뿐인데, 참 멋있어보인단 말이지...
뉘른베르크 구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페그니츠 강(Pegnitz)
이른 아침이라 그렇겠지만, 관광지답지 않게 유유자적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것도 참 거대한 교회... 오죽하면 사진 한 장에 담기가 힘들 정도다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는 성 제발두스 교회(Sebalduskirche)
벌써 교회, 성당 이런 곳들만 수십군데를 보다 보니
내부 구조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어디서 이름은 많이 들어본 아저씨,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난 미술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동상
그리고 또 교회, 프라우엔 교회(Frauenkirche)
나름 특이한 부분이라면 교회 바로 앞에 중앙 시장이 열리는 넓은 광장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
여길 굳이 찾아오는 이유가 바로 이 광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Schöner Brunnen (아름다운 분수) 때문이기도 한데
사실 배가 무척 고프다
론리플래닛에서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하던 소시지 전문점에 들어가보았다
Bratwursthäusle이라는 이름의 식당
역시 독일 하면 맥주, 그리고 소시지
등장...
예상과 달리 가느다란 소시지라서 약간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감을 안고 한 입 베어먹었다
!!!!!! 고기의 질감도 무척 부드럽거니와 딱 적당하게 가미된 불맛이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그리고 소시지에 묻히긴 했지만 저 Tucher 생맥주도 기가 막히다
보고 있으니 또 먹고싶네...
쓰러져있는 이 동물은 대체 무엇인고...
독일어를 모르니 안내문을 읽어보아도 알 수가 없다
이제 뉘른베르크의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한 카이저부르크 성(Kaiserburg)으로 올라간다
콘래드 3세라는 황제가 12세기부터 짓기 시작하여 완공되기까지 무려 400년이 걸렸다고 한다
오랫동안 건설한 성 치고는 아주 우악스럽게 규모가 크다거나, 위압감이 들 정도로 웅장하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뭔가 어설픈, 하지만 바이에른 지방의 개성이 묻어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바이에른스러운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긴 하지만;;
성벽 근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여기서 뉘른베르크 전망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층건물 하나 없는 뉘른베르크에서 존재감을 자랑하는 쌍봉낙타
여느 유럽의 성들이 그렇듯, 카이저부르크 앞에도 잘 가꾸어진 커다란 정원이 있다
그 곳을 유유히 지나가는 대머리 아저씨 두 분의 모습을 보며,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저게 진짜 여행인 것을...'
벌써 18일째에 접어드는 이 여행...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정원을 둘러보고 있긴 하지만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이리 된 김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사실 이제 갈 곳도 딱히 없어서이기도 하고...
뒤러의 집(Albrecht-Dürer-Haus),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들이 전시된 곳으로 들어갔다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 갔다
이 양반이 바로 뒤러 되시겠다
작품 사진은 늘 그렇듯이 촬영 금지...
그래서 시간이 지난 뒤에는 내가 무슨 작품을 감상했던 것인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역시 여행이 끝나고 남는 건 사진 뿐
무언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한 조각상이 길거리에 뎅그러니 놓여 있다
굳이 가이드북대로 따라다니지 않아도 볼거리가 참 많은 곳, 유럽이란 그런 곳이다
인권의 길(Straße der Menschenrechte)
29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이어져있는 길인데, 각 기둥마다 UN 인권선언문이 여러 나라의 언어로 새겨져 있다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권 유린을 자행한 국가로서 과거에 대한 반성을 담은 모습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리 이웃 섬나라가 제발 본받았으면 하는 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걸 하면 일본이 아니지)
독일에 대한 나의 이유없는 동경은, 사실 이런 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 코스는 수공예 광장(Handwerkerhof)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공예품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사실 유럽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에 딱히 색다른 느낌은 없다
유럽여행 18일차의 마음가짐이란 이런 거지
조금 이르지만 이제 더 할 것이 없어서 저녁을 먹는다
터키 음식점에서 파는 터키식 피자였는데 그다지 맛은 없었다;;
영 입맛 잡친거 같아서 맥주로 미각을 되살리기로 했다
뭐 그런 변명 아니더라도 맥주는 어차피 마셨겠지만...
로텐부르크, 뉘른베르크
독일어로 쓰면 전혀 헷갈리지 않지만 한국어로 쓰면 영 헷갈리는 두 도시
바이에른의 대표 도시는 당연히 뮌헨이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뮌헨은 가장 바이에른스럽지 않은 도시다
이 두 도시를 돌아보면서, 어떤 강렬한 느낌은 없지만 계속 보다 보니 일관된 느낌이 있었다
60일 중 10일이나 할애할 정도로 독일 덕후(?)인 나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물론 이런 독일의 특성을 '심심하다', '할 게 없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