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단스크에서 아침을 맞는다
뭔진 모르겠지만 귀엽게 생긴 건물들이 많다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Złota Brama (Golden Gate)라는 이름의 이 문을 지나면 그단스크의 구시가지 중심부에 입장하게 된다
이른 아침부터 웬 무리의 사람들이 행진하는 중이었다
이 사람들도 나름대로 사연이 있겠지만, 이런 시위대를 마주치게 되면 괜시리 겁부터 난다;;
그단스크는 호박(Pumpkin 말고 Amber)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호박으로 만든 공예품들이 있는 호박 박물관(Muzeum Bursztynu)에 가 보기로 했다
묘하게 화요일엔 입장이 무료라고 해서 이 날은 공짜로 들어갈 수 있었다
촬영해도 딱히 직원들이 제지하려고 하지 않길래 몇 장 찍어 보았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이제 구시가지로~
이 통로는 Zielona Brama (Green Gate)라고 하는데
아까 본 Golden Gate에서부터 이 Green Gate까지가 Royal Way, 즉 왕이 지나가던 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도 웬 무리들이 등장...
노란 풍선을 들고 지나가는데, 단체로 소풍이라도 나왔나...
그나저나 저 분수대 멋있게 생겼다
어제 잠깐 보았던 넵튠 분수였다
셀카를 시도했으나 구도가 좀 애매한 감이 있다
그단스크 한가운데에 높이 솟아있는 시청사(Ratusz Głównego Miasta w Gdańsku)의 모습
현재는 그단스크 역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단스크에서 가장 큰 교회라고 하는 성 마리아 교회(Bazylika Mariacka)
교회 탑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훌륭하다고 해서 올라가보았다
그단스크의 건물들은 확실히 독특하다
지붕 위의 문양에 쓰여진 연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모르겠다
높이 솟은 시청사의 탑 또한 여기서 아주 잘 보인다
점심 먹으러 온 곳은 Czerwone Drzwi
이름이 다들 어려워...
오늘도 피에로기를 먹었다
'러시안 피에로기'라 해서 치즈와 베이컨이 들어갔는데 그럭저럭 맛있었다
요런 자리에서 분위기있게 식사를 하였다
그단스크 여기저기에 있는 건물들
하나하나 매우 특이하게 생겼다
이번에는 Drogi do wolności (Roads to Freedom)이라는 전시관에 들어갔다
1980년대 폴란드의 노조 집단이었던 Solidarność (Solidarity)에 의해 벌어진 민주화 운동에 관한 전시관이었다
여전히 공산당의 지배를 받던 시절, 자유노조를 결성하고 레흐 바웬사라는 사람의 주도 하에 저항 운동을 벌였다는 내용
레흐 바웬사는 이를 통해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까지 선출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자료들이 있었지만 언어의 장벽 때문에 많은 부분을 이해하진 못했다
하지만 폴란드에서도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식민지였던 역사 뿐 아니라 이런 점마저도 우리 나라와 매우 비슷한 것 같다
전시관 근처에는 Pomnik Poległych Stoczniowców 1970 (Monument to the Fallen Shipyard Workers)라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었다
1970년 12월 발생한 '12월 사건', 당시 국가적인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생필품 가격을 대폭 인상시키자 그단스크를 비롯한 발트 해 연안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 당시 정부의 무력 진압에 의해 희생된 노동자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바로 이것...
폴란드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독일에 의해 식민지화되었던 것밖에 몰랐는데
이런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되어 유익했다
역사 공부 좀 했으니 이제 머리를 식혀야지~
그단스크를 가로지르는 모트와바(Motława) 강가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열심히 노를 젓는 젊은 친구들
조정은 동양인이 서양인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데, 이 사람들만 봐도 엄청나게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검은색으로 돌출된 건물이 15세기에 만들어진 역사적인 크레인(Żuraw)이라고 한다
2000kg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중세시대 유럽에서 가장 큰 크레인이었다고...
현재는 해양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아주 전형적인 항구도시...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벤치에서 쉬는 아저씨 모습이 여유로워 보이면서도 멋있다
저녁 먹을 시간이다
Restauracja Republika라는 곳이 분위기 좋아 보여서 들어가보았다
식사 전 가볍게 맥주 한 잔
앞에 앉아있는 아주머니 넷이서 어마어마하게 수다를 풀어내는 중
이런 건 역시 만국 공통인가보다 ㅎㅎ
뭐... 아무튼 나는 혼자서 묵묵히 저녁을 먹는다
다시 한번 담아보는 넵튠 분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단스크와는 작별을 고한다
이제 바르샤바로 간다
기차나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6시간 이상 걸린다고 해서 이번에는 항공편으로 이동하였다
밤 늦게 도착한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이라는 흉물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내일을 기약하며, 아까 공항에서 구입한 글렌피딕 미니어쳐를 홀짝홀짝 마셨다
간에 기별도 안 가긴 하는데, 쉬는 날도 필요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