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블랴나 둘째 날

오늘도 프레셰르노브 광장에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낯선 언어를 접할 때면 묘한 설레임 같은 게 생긴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그 낯선 무언가에 대한 이끌림 때문이 아닐까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조각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이런 걸 보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따라해보려고 했는데 다리 모양이 반대였다;;

음... 이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고 표현해보았다
... 셀카 하나 찍겠다고 목을 자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이건 포기
뒤쪽에 보이는 옥색 돔이 있는 건물은 성 니콜라스 성당(Stolnica svetega Nikolaja)
보드니코프 광장(Vodnikov trg)에서는 시장이 열린다
시장의 모습은 별다를 게 없다
바나나 한 개를 낱개로 팔길래 맛있게 섭취~
용의 다리(Zmajski most)
다리의 네 귀퉁이마다 이런 용의 동상이 올려져 있다
멋있다...라기보단 장난감같은 느낌이 좀 들긴 한다
뭔 말인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서점인가보다
놀이동산에서나 있을법한 꼬마열차가 간간이 시내를 돌아다닌다
류블랴나 성으로 올라가는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걸어서 가 보기로 했다
또 다시 마주친 시청사 앞 분수대
그 옆으로 보면 류블랴나 성으로 향하는 언덕길이 있다
인적이 드물고 외딴 길이어서 은근히 불안했다;;
류블랴나 성(Ljubljanski grad)의 입구에 도착!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성이었다
저 시계탑에 올라가면 시내 전망을 볼 수 있다
올라가보긴 했는데...
뭔가 확실한 랜드마크가 있는 도시는 아니다 보니 전망이 그리 인상적이진 않다
프레셰르노브 광장 주변의 모습은 그래도 눈에 띄는 편
사실 도시 자체의 전망보다는, 저 너머에 있는 눈 덮인 산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
성에서 내려와서 걸어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성 제임스 성당(Župnijska cerkev sv. Jakoba)
성당 벽면에서 약간 기괴한 수돗가를 발견...
즐거운 점심 시간!
Harambaša라는 곳에서 발칸식 소시지 Ćevapi를 먹어보았는데, 맛있긴 하지만 매우 짰다 ㅠㅠ
딱히 할 일이 없어서 구시가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저녁에 취리히행 비행기를 타야 되는데... 뭘 해도 시간이 남아서 슈퍼에서 맥주를 하나 구입했다
...뭐지?
유럽에서 한국어를 발견할줄이야...ㄷㄷㄷ
이름조차 생소한 도시 류블랴나
뚜렷한 명소나 랜드마크가 없는 곳이어서 발길 닿는 대로 다녀보았는데, 그런 자유로움이 오히려 좋았다
물론 자유로움은 잠시일 뿐 곧 심심함을 느끼게 되긴 하는데...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는 구 유고슬라비아 출신답지 않게 상당히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꽤 괜찮은 자연 환경을 갖춘 나라여서 국가적으로 '동유럽의 스위스'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하기도 하고
발칸반도 국가답지 않게 일찌감치 EU에 가입하고 유로화를 도입하기도 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여러 도시를 다녀보았으면 좋았겠지만
단 이틀밖에 머물지 못해서 큰 인상이 남지 않았던 점은 좀 아쉽다
(다녀간 모든 나라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좋지 않은 나라가 없었으니 어쩌랴!)
저녁에는 류블랴나에서 취리히로 떠나는 7시 항공편을 이용하여 드디어 스위스에 입성하게 되었다
취리히에 도착하니 이런 게 걸려 있다
생각해보니 챔스 결승전이 이틀 후구나...
유럽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유럽 축구를 새벽이 아닌 무난한 저녁 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밤 늦게 도착해서 오늘은 호텔에 들어가 그냥 쉬었다
배낭여행객 주제에 사치를 좀 부려볼려고 메리어트 호텔을 예약했더니 내 이름을 객실 TV에 띄워주는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