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첫 목적지는 브리티쉬 뮤지엄(British Museum)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은데, 영국박물관이라고만 해도 될 것을 왜 굳이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이번에도 현지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이 정도면 괜찮다^^
워낙 방대한 양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유명한 것만 골라서 보려고 해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이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이 아닐까...
이집트에서 가져온 유물들도 상당히 많고,
로마 제국 시절의 유물 또한 많이 전시되어 있다
이건 중세 시대에 사용되었던 악기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확실하진 않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동상
폭군 하면 떠오르는 건 네로이긴 한데, 이 양반도 상당히 성깔있고 괴팍한 면이 많은 폭군이었다고 한다
관람 초반에는 설명도 열심히 읽어보고 꼼꼼하게 둘러보았는데
한 시간이 넘어가니 슬슬 눈이 피곤해지면서 지루함이 느껴졌다
나중에는 거의 대충대충 훑어보기만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3시간 이상을 박물관에 머무른 셈이었다
점심을 먹은 곳은 Burger & Lobster
한국인에게 유명한 식당이라 그런지 대기줄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일단 미국 맥주 사무엘 아담스 한 잔~
한국 맥주보다야 낫긴 한데... 맥주 맛은 좀 밍밍한 편이었다
드디어 나온 랍스터!
사실 랍스터를 20파운드에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간 곳이라 맛에 대한 기대는 없었는데 의외로 양도 푸짐하고 맛이 아주 좋았다
한국인에게 유명한 식당은 대부분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이 곳만큼은 예외!
오후에는 아스날 홈구장 Emirates Stadium에 갔다
역사가 오래된 팀이긴 하지만 경기장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이다
아스날의 레전드들이 경기장 입구쪽에 크게 걸려있는 모습
경기장 투어를 하러 갔는데, 가격이 무려 20파운드...
여기까지 왔는데 우짜겠노... 영국 물가가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야지
어쨌든 20파운드 내고 경기장 투어 시작~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아스날의 애칭 'Gunners'를 상징하는 대포 그림을 관중석에서 발견할 수 있다
팀의 색깔에 맞게 관중석은 전체적으로 빨간색으로 통일된 모습
여기는 VIP를 위한 공간 같았다
요즘엔 우승 못하는 이미지가 박혀버리긴 했지만
한 시즌을 무패로 마치고 우승한 적도 있고, 그 기간을 포함하여 총 49경기 무패 기록을 자랑스럽게 적어 놓았다
01-02 시즌 리그와 FA컵 더블 우승을 달성하던 시절
지금도 우승만 못하지 4위 안에는 꾸준히 들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만큼은 놓치지 않고 있으니, 빅클럽이 맞긴 맞다고 봐야겠다
여기는 선수들 라커룸
아스날의 젊은 피 램지의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선수들이 방문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듯 했다
아마 여기에서 하프타임 작전 지시를 하는 모양
잠시 벵거에 빙의된 느낌을 가져 보았다
이제 그라운드에 내려와 보았다
여기가 바로 박주영이 항상 앉아서 뜨뜻하게 달구고 있던 그 벤치!
지금은 텅 빈 경기장이지만, 내일은 이 곳에서 시즌 최종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첼시 경기를 보기로 했기 때문에 여기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는 경기를 보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기자회견장
마치 내가 벵거라도 된 양 사진을 찍어 보았다
경기장 바깥쪽에는 1913년부터 2006년까지의 선수들을 한 장의 사진으로 모아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올드 트래포드처럼 경기장 자체가 팀의 역사를 상징하는 곳이었으면 더 멋있었겠지만, 글쎄, 어느 쪽이 나은 건지는 모르겠다
다음으로 간 곳은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이라는 시장
런던에 몇 군데의 시장이 있는데, 각각 영업하는 요일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여러가지 먹거리들이 참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샹그리아를 파는 곳이 있길래 하나 구입
술인데 뭔들 맛이 없겠는가...ㅎㅎㅎ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있었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참 많은 곳이었다
시장 구경 끝~
영국 음식 하면 역시 피쉬 앤 칩스!
버로우 마켓 근처에 Fish!라는 식당이 있는데, 그 옆에는 테이크아웃 코너가 있어서 여기서 먹는 게 더 싸다
사실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이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데...
묘하게 영국에서 먹는 피쉬 앤 칩스는 별로 맛이 없다;;
영국인들은 비네가 소스라는 약간 시큼한 맛의 소스를 뿌려서 먹던데, 그거라도 뿌려야 억지로 먹을 수라도 있지 그냥 먹기엔 굉장히 느끼하고 뻑뻑하다
피쉬 앤 칩스로 대충 저녁을 때우고 나서, 현대미술관 Tate Modern으로 갔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낮에 다른 곳 둘러보고 나서 여기에서 마무리하는 식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사실 현대미술은 감상하기에 다소 난해한 작품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수적인 고전 회화보다 오히려 이런 쪽이 내 맘대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감상할 수 있으니 더 편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왠지 맘에 드는 그림들은 사진을 찍어 두었다
감상중인 사람의 뒷모습이 작품의 색감과 어우러져서 묘한 구도가 나왔다
여기서는 셀카도 현대미술처럼 찍어보았다
영국의 좋은 점 중 하나라면, 지금까지 다녔던 내셔널 갤러리, 브리티쉬 뮤지엄, 테이트 모던 모두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
이런 세계적인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할 생각을 한다는 점 자체가 나에겐 놀랍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돈 나갈 꺼리가 많은 나라이니 이렇게 약간이나마 경비 절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고...
아무튼 미술관 관람까지 마치고 나니 오후 9시
상당히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야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타워 브리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다리는 밀레니엄 브릿지(Millennium Bridge)
테이트 모던에서 강 건너편 세인트 폴 성당까지 이어지는 다리이다
딱히 건널 필요는 없었지만 그냥 건너 보았다
9시가 넘었는데도 이 정도라니... 야경은 언제쯤 볼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 건너편에서 본 테이트 모던 갤러리
이 안에 있는 수많은 독특한 작품들과는 달리 건물의 외관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지도로 보니 타워 브리지까지 걸어갈 만한 거리처럼 보였는데, 피로가 제법 쌓여서인지 꽤 멀더라;;
뭐 어쨌든 이제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고, 타워 브리지도 가까워지고 있다
빅 벤과 함께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타워 브리지(Tower Bridge)
이거 자체는 멋있긴 한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약간 황량한 느낌도 든다
쭉 걷다 보니 다리 입구까지 도착
여기도 굳이 건너갈 필요까진 없었는데 그냥 건너 보았다
괜히 다리를 건너서 다리만 더 힘들어진다
하여튼간에 다리 자체는 상당히 멋있게 생겼다
이 정도로 어두워지려면 거의 10시쯤 되어야 한다
이번 여행은 유럽 북쪽에 위치한 곳들이 대부분이라, 아무래도 야경 보려면 상당한 기다림을 요하게 된다
타워 브리지 갈 때 작은 팁이라면, 템스 강 기준으로 북쪽 길보다는 남쪽 길이 걸어다니기 편하고 전망도 더 좋은 것 같다
야경 볼 땐 좋았는데, 여기에서 근처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는 길도 은근히 멀더라
이제 어느 정도 시차 적응도 되었고, 오늘 하루를 빈틈없이 알차게 활용하고 숙소로 들어오니 뿌듯했다 근데 더럽게 피곤하다
마침 첫 날 사온 맥주가 남아서 맛있게 먹으며 오늘의 여행을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