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여행을 근래에 여러 차례 다녀오긴 했지만
역시 난 한 달 가량의 긴 여행을 주기적으로 다녀와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이번에 다녀온 여행지는 캐나다와 미국
유구한 역사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묻어나는 유럽과는 달리 이 동네는 딱히 역사적으로 관심이 가진 않았다
대신 일생의 소원이었던 메이저리그 관람을 여러 도시에서 하고 싶었고
당초에는 캐나다의 자연과 소도시들을 둘러보고 싶었으나 계획을 짜다보니 캐나다의 비중은 줄고 미국 도시들을 주로 둘러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여행의 큰 축은 토론토-시카고-보스턴-뉴욕
인천공항이야 숱하게 왔지만 제2터미널은 처음이다
그냥 좀 새것 느낌이 날 뿐 기존 제1터미널과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
일부 항공사만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인파가 적게 몰린다는 점은 장점이 되겠다...
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갑작스런 인파가 몰려닥쳤다 ㅋㅋ
이게 뭔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워너원 등장
뜻하지 않은 연예인 구경을 무사히(?) 마치고 예정대로 토론토행 비행기 탑승
대한항공 장거리 노선... 참 오랜만에 이용해본다
직항임에도 13시간 가량 걸리는 사악한 이동거리를 어찌어찌 견뎌야 한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 도착
몰골이 엉망이 되었으리라 예상하고 셀카를 찍었는데 의외로 다른 점이 딱히 없어 보인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UP Express라는 열차를 이용하였다
버스나 택시로도 갈 수 있겠지만 이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특히 숙소가 Union역 근처라면)
토론토에서 보낸 며칠간은 개인적인 용무가 있어서 딱히 여행을 적극적으로 하진 못했다
하루하루 자세히 기록할 소재가 없어서 5일간의 일정은 먹거리 위주로 뭉뚱그려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간 동안 이용했던 숙소는 Neill-Wycik Backpackers
대학 기숙사를 방학 시즌에 숙소로 활용하는 곳이었다
장점 : 가격이 싸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렇다)
단점 : 그 밖의 모든 것
오래된 기숙사 건물인데 청결 상태는 그렇게 나쁘진 않다 (바퀴벌레나 쥐를 본 적은 없다)
단 여름철에 이용하기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에어컨이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 정도의 조식이 제공되긴 한다
몇 가지의 빵, 요구르트, 과일 중에 4가지 선택 + 음료 1잔 선택이 가능한 특이한 방식
과일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3빵 1요구르트를 골랐는데 빵이 심각하게 맛이 없다 ㅠㅠ
숙소 옥상에서 이 정도의 야경을 볼 수도 있긴 하다
전반적으로 썩 추천할만한 곳은 못 되지만, 모든 단점을 상쇄시킬 만큼 가격은 싸다 (거듭 말하지만 상대적으로 그렇다)
지나가다 멋있어보여서 찍었는데 알고보니 랜드마크였던 곳, 토론토 구시청(Old City Hall)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토론토 신시청(City Hall)
어딜 가려고 하면 꼭 마주하게 되는 Yonge st.
토론토에서 찾아간 첫 번째 식당, Kinton Ramen
돈코츠 스타일의 라멘을 주문하였다
일본에서 먹었던 진한 국물맛과는 차이가 있었다
가볍게 즐기기에 적당한 맛
한국에는 없는 버거 체인 Five Guys
감자칩 양이 왜 이리 적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종이봉투 안에 감자칩이 가득 들어있었다
맥xxx나 버xx 같은 곳과는 비교하는 게 실례일 정도로 패티를 비롯한 버거 맛이 탁월했다
스타벅스가 캐나다에 많이 있긴 하지만, 캐나다 브랜드인 Tim Hortons도 상당히 흔하게 볼 수 있다
근데 아메리카노 맛은 내 취향이 아니더라
중국식 씨푸드 레스토랑 Wah Sing
다양한 중국요리를 팔긴 하는데
랍스터 요리가 훌륭하다고 해서 먹어보니 아주 일품이었다
숙소 조식이 영 입맛에 맛지 않아서 찾아간 브렉퍼스트 전문점 Cora
여러 민족과 문화가 섞여있는 도시이니만큼 토론토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는데
그래도 가장 미국적인 메뉴가 나와서 그런지 이 집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근데... 토론토는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잖아???)
쌀국수 전문점 Pho 88
고수야 달라고 하면 더 줬겠지만
동남아식 쌀국수 특유의 향신료 풍미가 느껴지지 않고 담백해서 오히려 아쉬웠던 곳
이 쌀국수집은 음식보다 오히려 여기에 찾아가는 길거리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도심가에서 약간 걸어나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한적한 모습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문을 열고 야외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흡사 지금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마 이러다가 소나기가 왔던 것 같다
정말 무난한 선택을 하고 싶다면 태국 음식점 Salad King도 괜찮다
캐나다의 아시안 푸드는 특유의 맛을 강조하기보다는 서양인 입맛에도 잘 맞도록 약간 무난한, 어쩌면 밍밍한 느낌이다
맥주는 어떨까 싶어서 시켜본 Pabst
미국 맥주긴 한데 이것도 맛은 밍밍하다
인도 음식점 Little India
이 곳에서는 점심 메뉴로 저렴한 가격에 부페식으로 카레를 비롯한 인도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라씨는 따로 시켜야 준다...
단품 메뉴도 주문할 수 있긴 한데 점심 시간에는 대부분 부페를 먹는 듯 했다
탄두리 치킨도 맛있었고, 카레도 여러 가지 맛이 있어서 가성비 좋은 곳을 찾는다면 탁월한 선택일 것이다
밥집이라기보단 술집 느낌, 치킨 윙 전문점 St. Louis
야구 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혼자 먹기 적당한 양으로 주문할 수도 있으니 혼자 치맥하기 딱 좋은 곳!
윙도 물론 맛있지만 소스 맛이 참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제법 다양한 생맥주 탭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다
가성비 좋은 음식을 또 찾아보자면 Eaton Centre의 푸드코트도 괜찮다
그리스식을 파는 Jimmy the Greek이라는 곳이 있는데
하나만 주문해도 이렇게 푸짐하게 주기 때문에 성인 남자가 먹기에도 충분하다
토론토의 음식들은 얼핏 보면 개성없어 보이고 맛의 깊이도 떨어져 보이기도 하고 (사실이긴 한데)
하지만 이민자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도시이고, 그런 면이 음식 문화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런 어중간함이 바로 토론토의 다양성인가보다
나중에 다시 토론토에 돌아와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자세한 토론토 일정은 다음에 기록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