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24 Switzerland

여섯째 날 : Zermatt (수네가 5대호수 하이킹) / 240801

lsgwin 2024. 8. 26. 22:07

즐거운 호텔 조식 시간~

 

국경일을 맞아 우리 호텔에서도 기념 빵을 만들었나보다

크고 뻑뻑해서 맛있진 않았다...

 

스크램블 에그에 양송이를 추가해달라고 했다

이건 아주 맛있다

 

오늘도 따뜻한 차로 마무리

밥은 금방 먹어놓고 차를 한 30분 동안 마신 느낌이다

 

호텔 주변 모습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거기에 호텔 픽업 차량까지 아주 퍼펙트한 타이밍에 등장

 

알파인 아이벡스(Steinbock)의 동상, 아쉽지만 이 녀석은 실제로 만나지는 못했다

 

 

 

원래는 마터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에 갈 생각이었는데, 정상 웹캠을 보니 날씨가 상당히 안 좋아보였다

내일 오전 예보는 괜찮으니 여긴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대신 수네가 5대호수 하이킹(5-Seenweg)에 도전해보았다

체르마트 첫 날처럼 수네가까지 산악열차로 올라간 다음 케이블카를 타고 블라우헤르트(Blauherd)까지 간다

 

스위스에선 어떤 케이블카를 타더라도 항상 장관이 펼쳐진다

 

블라우헤르트에 도착

 

그랬더니 나타난 건, 그토록 보고싶었던 발레 블랙노즈(Valais Blacknose) 양떼였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훨씬 더 귀엽다~

 

정신없이 먹방을 하고 있는 양들

 

도무지 이목구비를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특징

 

복슬복슬한 엉덩이가 매력포인트

 

한두마리 겨우 봤으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원없이 보고 가라는건지 떼로 몰려다니면서 풀을 뜯는다

 

간간이 무리를 이탈하는 녀석도 등장

 

대부분 하얀 몸뚱이인데 가끔 얼룩덜룩한 녀석도 보인다

 

아기 양과 달리 어른 양(?)은 뿔도 제법 크다

 

너무 많아서 웃음이 나올 지경 ㅋㅋㅋ

 

이렇게 평화롭기만 한데, 도대체 왜 뛰는거야 ㅎㅎ

 

 

워낙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동물이긴 한데, 뿔이 제법 단단해서 다리에 부딪히면 좀 아프다

사람을 봐도 전혀 피하지 않고 갈 길을 가기 때문에 정강이는 조심~

 

교통사고가 났다 ㅋㅋ

앞 좀 보고 다니세요~

 

줄줄이 걸어오는 줄 알았는데...

 

굳이 비집고 들어오기도 하고... 교통질서 좀 잡아줘야 할 것 같은 녀석들이다

 

사람을 봐도 피하지 않고 부비부비하면서 스쳐간다

얘들이 생각없이 걷다가 자꾸 뿔로 들이받아서 내가 피해야 할 상황...

 

이 귀여운 생명체와 사진을 찍어봅시다

 

오와 열을 맞춰서 걷도록~

 

발냄새는 왜 맡는건데 ㅋㅋ

 

귀엽다고 쓰다듬어도 별 반응이 없다

 

양에 온통 정신이 팔려서 이런 풍경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린 양은 뿔만 봐도 앙증맞은 것이, 귀여움 치사량 주의...

 

"이목구비 같은 거 찾지 마라 인간들아"

 

"귀여우면 됐지~"

 

귀여운 양들 덕분에 사람들도 해맑은 모습으로 즐기는 듯 하다

 

케이블카가 아주 크고 멋있다

 

더 올라가면 로트호른(Rothorn)까지 갈 수 있는데, 거기까지 가는 사람이 많진 않아 보였다

 

멍멍이와 양의 만남!

 

명색이 개로 태어났으면 양치기 노릇도 하고 그러던데,

 

뿔이 무서워서인지, 시커면 얼굴 탓인지 개가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다

 

그나저나 우리... 5대호수 하이킹 하러 온 건데...

양떼와의 만남 이후 모든 걸 잊어버린 듯 하다

 

인간들이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풀 뜯어먹는데 보내는 양들

 

와이프도 블랙노즈의 매력에 푹 빠진 듯?

 

엇... 근데 너희도 더웠구나 ㅋㅋㅋ

 

발레 지역에만 사는 양이고 스위스에서 해외로 보내주지도 않는다고 하니,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동물이다

이렇게 귀여운 동물이지만 털도 뽑아가고 잡아먹기까지 한다니 안타깝긴 한데,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오랫동안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여기도 사진 찍으라고 이런 게 있긴 하다

 

서슴치 않고 하트를 날리는 이 남자

 

양 구경하느라 거의 한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아쉽지만 이제 하이킹을 하러 떠나야 할 시간

잘 있어 양들아~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이킹이다

5군데 호수를 다 보려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힘들까봐 제외했던 일정인데, 결국 이렇게 하게 되네...

 

오늘도 먹구름이 영 수상하다

 

산에서 꽃 사진 찍으면 빼박 아재라는데...

 

첫 번째 호수 슈텔리제(Stellisee)까지는 금방 도착한다

여기부터 각각의 호수 사이 이동에 30분 정도씩 걸린다고 보면 된다

 

철저히 하이킹 완주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사진 촬영은 좀 대충 한 감이 있다

 

곧바로 다음 호수로 이동

 

요 정도 폭포로는 딱히 감탄도 나오지 않는 스위스의 위엄

 

물줄기가 끝도 없이 흘러내린다

 

두 번째 호수로 향하는 갈림길인데 눈에 잘 띄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5-Seenweg라고 쓰여진 표지판을 따라가면 되긴 하는데 가끔 헷갈리게 안내하는 경우가 있어서, 구글 맵을 보고 확인하면서 갔다

 

여기는 그린드이제(Grindjisee)라는 호수

 

 

 

여긴 사실 스위스라고 말 안 해주면 동네에서 볼 법한 풍경 같기도...

아 근데 저렇게 뒷산에 눈이 쌓여있진 않겠구나

 

그러고는 정말 아무 말 없이 30분을 더 걸어서, 3번째 호수 그륀제(Grünsee)에 도착했다

그린드이제-그륀제 구간은 지름길을 선택해서 시간은 절약했지만 길이 제법 험했다

 

호수 구경을 하려는데 비가 점점 내리기 시작한다

 

유럽인들은 이 정도 비 가지고 우산을 꺼내지 않지

 

일본에서도 이런 식으로 물길을 만들어놓은 걸 본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다음 호수로 이동하려는데 빗줄기가 이제 소나기처럼 퍼붓기 시작한다

옷이며 신발이며 다 젖을 위기에 처한 바로 그 때, 구원자를 만난 듯 어떤 작은 호텔 하나가 보인다

 

다행히 야외 좌석이지만 천막이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이리 된 김에 점심을 먹으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 있었으니, 은인과도 같은 호텔이라 해야겠다

 

음식이 좀 늦게 나왔지만 오히려 좋아! 비가 그칠 때까지 있어야 되니까!

심지어 음식이 맛있다?

 

파스타도 왜 이리 진심으로 만드는거야 ㅎㅎ

이렇게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나니 비가 말끔히 그쳤다

 

체 제브지누(Ze Seewjinu)라는 산장 호텔이었다

딱 5대호수 하이킹의 중간 지점에 있고, 음식도 먹을 만 하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추천~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히 갠 하늘을 보며 기분좋게 하이킹을 이어갈 수 있었다

 

벼락맞은 나무인지 으스스한 분위기

 

 

 

네 번째 호수 모스이제(Moosjisee)

 

구름에 많이 가려지긴 했지만 마터호른이 보인다

 

5군데 호수 중 유일한 인공호수라고 한다

아니 그럼 이거 빼고 4대호수라고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다른 호수에 비해 에메랄드빛이 더 진한 호수였다

 

이제 마지막 호수를 향하여 출발~

 

체력이 떨어져갈 무렵에 언덕길이 나타나기 때문에 제법 난코스라고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 오면 어차피 돌아갈 길이 없기 때문에 끝까지 가야 한다

...라고 와이프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드디어 마지막 5번째 호수!

 

첫 날 보았던 라이제(Leisee)가 나타난다

 

흐린 날씨 덕에 더위는 좀 덜했지만, 마터호른 전망은 포기해야 하는 날이었다

 

두 마리의 개가 함께 물에 들어갔는데, 금방 나와서 물을 털고 있는 녀석과 물놀이에 푹 빠진 녀석이 대조적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동물들도 각자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 게 느껴진다

 

산이 있으면 가야 하는 내가, 평소에 산을 즐기지 않았던 와이프와 함께 스위스에 와서 하루가 멀다하고 산을 걷고 있다

"이건 평지라서 가벼운 하이킹이지 등산은 아니다"라고 설득하긴 했지만 5대호수 하이킹은 꽤나 힘들어서 좀 미안하긴 했는데, 그래도 기억에 남을 거라고 말하는 걸 보니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다

 

이미 와 본 곳이라 돌아가는 길은 아주 익숙하다

 

셔틀을 타고 수네가 역으로 가서 체르마트로 돌아왔다

잠시 비도 맞으며 강행군을 펼쳤기 때문에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마터호른 전망대에 가 보면 어떨까... 하는 미련을 버리기 위해 웹캠을 직접 확인해보았다

절대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팍팍 드는 모습이다 ㅎㅎ

 

바로 옆 나라에서 올림픽을 하고 있어서 시차 없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딱히 한국 팀 경기를 틀어주지 않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막상 3시부터 계속 호텔에서 쉬려니 심심해서 잠시 외출을 해 보았다

 

국경일답게 여기저기 국기가 많이 걸려있다

 

정상에 구름이 살짝 걸친 정도니 괜찮지 않을까? 하며 전망대에 오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해발 3천미터를 훌쩍 넘는 전망대에서 보는 모습은 여기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꼭 웹캠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굳이 찾아갈 필요까진 없지만 시간이 남는다면 가 볼 만한, 그런 곳을 찾아가는 중이다

 

 

길이 좀 요상하지만 잘 가고 있는 거 맞다

 

요런 건물이 보이면 도착한 것

 

구글 맵에 그냥 '체르마트 마터호른 전망대'라고 나와있는 장소가 있다

정식으로 만든 전망대까진 아니고 이 정도 마을 풍경이 보이는 언덕 위 작은 공터 정도였다

 

별 기대는 안 했지만 전망이 꽤 괜찮다

 

 

 

보이는 모습이 오로지 이거 하나 뿐이기 때문에, 사진 몇 장 찍고 잠시 쉬다가 내려오면 된다

 

이젠 정말 호텔에서 휴식~

 

오늘은 뜻밖으로 점심을 잘 먹었기 때문에 저녁은 COOP에서 간단한 음식과 와인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스위스 와인은 수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기 있는 동안 이것저것 마셔보려고 했다

아주 다양하게 마셔본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퀄리티는 되는 것 같다

 

오후 9시의 풍경

 

국경일인데 뭐라도 하지 않을까 하고 기다려보았다

 

여기저기서 폭죽을 쏘긴 하는데 기대만큼 엄청 화려하지는 않다

 

스위스인들이 축제를 즐기는 방법은 이 정도인가보지 뭐...

이렇게 또 체르마트에서의 아쉬운 마지막 밤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