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웬 이동일(???!!!)
오늘은 부다페스트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떠나는 날이다
오후 1:25에 출발해서 7:45에 도착하는 장장 6시간의 이동;;
본래 계획은 오전에 잠시 부다페스트 관광을 하다가 기차를 타는 거였는데
여행이 계속될수록 쌓이는 피로와 숙취, 전날부터 이어진 약간의 몸살 기운 때문에 그냥 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열차 객실 구조
지정석이 아니라서 통로를 돌아다니다가 맘에 드는 자리 골라서 앉으면 된다
운이 좋아서 초반 2시간 정도는 한 칸을 혼자 썼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더라
크로아티아는 쉥겐조약 해당국이 아니라서 국경을 넘을 때 심사가 필요하다
기차에서 국경 심사 받는 건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나름 신기했는데
이 칸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나에게만 짐 검사를 요구해서 좁은 자리에서 낑낑대며 가방을 풀어서 보여주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 정도로 국경 심사는 생각보다 설렁설렁하는 느낌이었다 (짐 검사 걸리지만 않았다면 더더욱 그랬겠지)
그렇게 지루한 6시간의 이동 끝에 새로운 나라 크로아티아에 도착~
도착하니 이미 밤이 다 되어 있었다
여기는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의 반 옐라치치 광장(Trg bana Jelačića)
12번 정도의 트램...이 보이는구나
동상은 반 옐라치치 백작의 것인데, 이 광장의 이름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통치 시절 총독을 지낸 인물이라고 한다
어째 가게마다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하다 했더니...
첼시:벤피카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하는 날이었다!
나도 부랴부랴 어딘가에 앉아서 맥주와 함께 축구를 보았다
크로아티아 맥주인 오주스코(Ožujsko)인데 맛이 꽤 괜찮았다
뭔가 허전해보이는 라자냐를 식사 겸 안주로 곁들여 먹었다
결과는 첼시의 2:1 승
승자와 패자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유로파 우승이 마냥 좋아할만한 성과인가 하면 그건 좀 애매하긴 하지만...
아무튼 이렇게 하루 종일 원없이 쉬었으니 내일부터는 다시 힘 내서 여행할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