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48일차, 마터호른 / 130530

lsgwin 2014. 3. 13. 23:36

스위스의 명산 중 빼 놓을 수 없는 마터호른(Matterhorn)!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목적지는 마터호른이 위치하고 있는 체르마트(Zermatt)라는 곳이다

 

 

 

체르마트로 들어가는 열차의 모습

이름에서부터 마터호른이 들어가 있다

 

이름 뿐 아니라 열차 내부도 일반적인 열차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였다

 

체르마트 가는 길~

이 또한 거대한 알프스 산맥의 일부겠지?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은 역시나 아름다웠고,

보아하니 오늘도 날씨는 흐릴 모양이다

 

인터라켄에서 2번 환승하여 총 2시간 정도 걸려서 체르마트에 도착하였다!

 

체르마트는 청정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차량은 진입이 불가능하고

이런 전기자동차만 운행이 허용된다

 

숙소에 도착하여 일단 짐을 풀고 나왔다

체르마트 치고는 요금이 저렴한 편이고 깔끔해서 괜찮은 숙소였다

 

마터호른으로 올라가기 전 잠시 체르마트를 둘러보았다

 

 

산 속에 위치한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마터호른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건 그렇고, 여긴 날씨가 유독 추웠다;;

 

스위스에서 빅맥 세트를 시키면 얼마가 나올까?

약 15,000원 정도였다 ㄷㄷ

 

 

 

이제 마터호른을 볼 수 있는 전망대 중 고르너그라트(Gornergrat)라는 곳으로 가기 위해 등산열차에 탑승하였다

열차 안에서 보니 저 멀리 뾰족한 마터호른 봉우리의 모습이 구름 속에 살짝 보인다

살짝 보이면 안 되는데... 잘 보여야 되는데...

 

5월 30일인데도 여기는 눈이 많이 쌓였다

 

높이 올라갈수록 시야가 흐려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거... 며칠 전에도 했던 경험 같은데...

 

말 그대로 이것은 '설국열차' 그 자체!

보기엔 멋있지만, 서서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약간의 걱정을 안고, 아무튼 목적지인 고르너그라트에 도착하여 하차하였다

 

해발 3천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한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우려가 현실로...

마터호른은 구름 속에 파묻혀버렸다 엉엉...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는 이렇게 생겼다

 

전망대 위로 올라가서 보면 어떨까 했는데

여기서도 마터호른은 안 보이네...

그래도 눈 쌓인 산 자체는 되게 멋있다

 

...잠시 분노를 표출하였다

 

이야, 이런 곳에도 교회가 있다!

 

내부는 아주 조촐한 교회

 

어딜 가서 보아도 마터호른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또 다른 분노 표시의 방법...이었을까

 

리기 산에 이어 또 다시 하늘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날씨, 그 또한 자연의 일부이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아쉬운 마음에(5만원에 달하는 등산열차 티켓값이 아까운 마음에)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날씨가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살짝 안고 거의 2시간 가량을 기다려 보았는데

그다지 성과는 없었던 것 같다

 

눈이 말 그대로 사람 키만큼 쌓여있다

여기는 해발 3000미터의 산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에 이만큼 눈이 쌓인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끔찍한 일이다

 

뭐, 언제 이렇게 원없이 눈 구경을 하겠는가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현재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뒤에 마터호른이 떡 하니 있다고 상상하고 기념사진도 하나 부탁해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합성이라도 해서 넣고 싶은 심정이다

마터호른에 분명히 갔는데... 인증사진이 한 장도 없어...

 

융프라우에 이어, 여기서도 저 검은 새를 발견하였다 (까마귀인가?)

 

저 새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나저나 얘네는 뭘 먹고 살지? 눈 먹나?

 

더 이상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날씨도 무척 추워서 오랫동안 버티기 힘들기도 했고, 이만 내려가기로 했다

 

"체르마트는 공기가 건조하고 맑은 날이 많아 여행자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래서 가이드북 사 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하는가보다 ㅠㅠ

 

등산열차를 타고 내려가는데, 이제서야 마터호른이 좀 그럴듯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많은 관광객들은 각자 짧은 탄식과 함께, 황급히 카메라를 들어 쉴새없이 셔터음을 내고 있었다

 

휴우,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알프스 산맥의 위용...

이것도 참 멋있네~

 

지붕마다 눈이 쌓여있는, 5월의 어느 날이었다

 

 

 

체르마트로 돌아와서 잠시 마을 구경을 더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웬 공동묘지 하나가 있었는데...

 

체르마트를 등반하다가 숨진 등산가들의 묘지라고 한다

인간의 도전 정신이란 정말...

 

마을을 가로지르는 조그만한 개울가(?)

여기가 나름 명당 자리라고 하는데~

 

뒤를 돌아보면 바로 마터호른이 딱! 하고 멋있게 나타날 줄 알았으나

흐린 날씨와 구름 때문에 그리 멋있진 않다

 

추운 날씨에 오래 있었더니 따뜻한 게 먹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에 들어와서 우선 굴라쉬 스프를 하나 시켰다

나름 헝가리에서 먹던 그 맛과 비슷했다... 다만 양이 적었을 뿐

 

메인 요리는 이 지역의 전통 음식 라클레트(Raclette)

라클레트 치즈를 녹여서 삶은 감자와 함께 접시에 덜어서 먹는 요리였다

보이는 것과 같이, 그냥 치즈를 퍼 먹는 거다;;

근데 치즈가 맛있네?

 

양이 좀 아쉬웠지만, 라클레트로 배 채우려면 계산서 받고 기절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딱 한 접시만 주문했다

 

슈퍼에서 맥주와 함께 간식거리를 사서 호텔에서 먹었다

그래도 스위스에서 COOP 같은 슈퍼마켓 물가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무래도 서비스 업종이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엄청난 요금을 징수하지만, 공산품에는 상대적으로 덜 한 모양이다

 

숙소에서 보이는 전경도 꽤 괜찮았다

 

내일은 잠시 체르마트 구경 좀 더 하다가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난다

숙소에서 할 일도 없던 차에 자연스럽게 스위스에서 보낸 일정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날씨가 특히 중요한 스위스에서 인터라켄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완전 똥망...이었던 게 못내 아쉽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날씨가 좋았기에 스위스에서도 그 운이 이어지길 바랬으나,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니 ㅠㅠ

 

하지만 그 눈 덮인 리기와 마터호른의 모습조차 대단히 아름다웠고

인터라켄에서만큼은 환한 날씨 속에서 쉴트호른에 올라 융프라우의 광대한 모습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으며

브리엔츠, 툰 호수를 바라보며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그래도 남아있는 그 약간의 아쉬움 때문에라도, 한 번쯤은 스위스에 다시 와 보고 싶다

근데, 스위스는 ㅈㄴ 비싸잖아? 안될거야 아마

앞으로 돈을 아주 열심히 벌어야겠다^^ 라는 괴상한 결론에 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