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출발하는 이탈리아 남부투어를 신청했다
폼페이, 소렌토, 포지타노를 하루만에 돌기 때문에 일정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투어였다
나폴리 방향으로 향하는 투어 버스... 하지만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나폴리는 패스하고 지나간다
일단 첫 번째 목적지인 폼페이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
폼페이에 다다르니 그 유명한 베수비오 화산이 멀찌감치 보인다
아직도 활화산이라고 하니 왠지 무섭다...
폼페이 유적지에 도착했다
무려 2천년 전에 세워져 아주 번창했던 도시, 폼페이(Pompei)
그러나 화산 폭발로 인해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되어버리면서 멸망하고 만다
이제 들어가보자~
당시에 사용되던 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나름대로 차도(마차...도 차로 본다면)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는 모습!
당시 건축물들은 대부분 폐허가 되어 일부 뼈대만 흔적으로 남아 있다
화산 폭발 당시, 쏜살같이 날아드는 화산재를 뒤집어쓴 사람들은 이렇게 굳어버린 채로 화석처럼 되어버렸다고 한다
폐허가 되어버린 곳이 많아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 여기가 뭐하던 곳인지 알 수 있다
그 당시에도 벽화를 그리긴 했던 모양
표지판도 만들었나보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하여 배수시설도 갖추어놓은 모습
대중목욕탕도 있다
목욕탕 내부
이건 뭐지
얼핏 보기엔 아궁이같이 생겼는데, 주방으로 사용되던 곳이 아니었나 싶다
마차가 지나가던 길에는 바퀴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약수터 같은 시설까지 있었다 (수도꼭지는 물론 그 당시의 것이 아니었겠지만)
폼페이 유적지가 워낙 광범위해서 전부 돌아볼 수는 없었고, 나름대로 알짜배기만 골라 폼페이 구경을 마쳤다
이제 점심 시간~
투어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늘 그렇듯이, 맛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나오긴 하는데 맛은 실망스러운 수준
도저히 안되겠어서(?) 맥주를 하나 시켰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 배를 든든히 채웠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소렌토를 잠시... 아주 잠시 들린 후에 포지타노로 향한다
소렌토(Sorrento)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이탈리아 가곡을 많이들 들어보았을 텐데, 바로 그 소렌토가 여기에 있다
오늘 투어에서는 소렌토에 들어가지는 않고 전망대에서 잠깐 구경이나 하라고 내려준다
최대한 멋있게 찍어보려 했으나 좀 아쉬운 구도가 되어버렸다
깨알같이 보이는 수많은 파라솥과 해수욕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
우리나라 해수욕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해안선이 참 아름답게 생기긴 했다
우리가 달려온 길이 저렇게 절벽 끄트머리에 있었단 말인가
뒤늦게 알고 나니 괜히 섬뜩해진다
참을 수 없이 귀여운 레몬쥬스 판매대가 있어서 한 잔 마셔보았다
순수한 레몬으로만 짜 준 건지... 많이 시다;;
찰나와 같은 시간을 소렌토 전망대에서 보낸 뒤,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최종 목적지 포지타노로 달려간다
드디어 포지타노(Positano)에 도착!
아말피 해변에 위치한 휴양도시 포지타노는, 친퀘테레와 비슷하게 해안 절벽 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한국인 투어를 해도 결국 사진은 셀카...
좁은 길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가면서 해변가에 가 보기로 했다
바다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모습
안그래도 따뜻한 나라인데다가 그 중에서도 남부지방이니... 6월인데도 날씨는 이미 한여름이다
얼핏 보면 친퀘테레의 6번째 마을인가 싶을 정도로 친퀘테레의 분위기와 유사하다
가이드가 은근히 보트투어를 유도한다...
저런 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돌면서 15유로를 받는데, 그리 끌리진 않았지만 "내가 가이드생활 하면서 포지타노 보트 타고 후회한 손님 한 번도 본 적 없어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속는 셈 치고 탑승~
바다 위에서 보니 분위기가 다르긴 하다
별 기대가 없어서 그랬는지 의외로 재밌었다 ㅎㅎ
상당히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그 와중에 저렇게 여유롭게 노는 현지인들을 보니 부럽더라
이야... 저런 걸 타 보고 싶었는데
잠시 재밌긴 했지만 아마 배가 빨라서 그냥 그게 재밌었던 것 같고...
어느덧 30분이 다 지나고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간다
그래도 배 위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런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어쨌거나 남는 건 셀카 뿐~
투어의 공식적인 일정은 끝난 것 같고, 잠시 주변을 거닐어보았다
이 좋은 해변을 놔두고 굳이 30분짜리 보트를 탔어야 했을까
낚인 느낌이 이제서야 좀 든다;;
굳이 여행사 투어로 오지 말고 혼자 여유롭게 왔으면 좋았겠지만
남은 날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 그래도 이 짧은 순간을 즐겨보려고 했다
친퀘테레에 먼저 다녀온 탓일까, 익숙하고 비슷한 느낌이 든다
포지타노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보고,
이제 로마로 돌아간다
오후에는 교통체증이 꽤 심해서 4시간 30분 정도 걸려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늦은 저녁 시간대가 되었다
가이드가 배고픈 사람 케밥 하나씩 사준다고 해서 얻어먹었다
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으로 기억된다 ^^
오늘도 Fassi에서 젤라또를 먹었다
riso가 너무 맛있어서 중독될 것만 같다!
남부투어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거의 여행사 패키지 1일체험 수준이기 때문에 정신없고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었다
누가 이탈리아 남부 가 봤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가 봤다고 대답하기 민망할 정도;;
시간은 없는데 폼페이나 아말피 해변에 꼭 가 보고 싶다면 모를까, 하루종일 버스만 8시간 가까이 타야 하니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투어였다
어느덧 로마에서의 일정도 딱 하루 남았다
내일은 아직 둘러보지 못한 많은 로마의 명소와 유적들을 찾아보고 나서, 긴 여정의 종착지인 베네치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