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Europe

10일차, Glasgow / 150531

lsgwin 2015. 10. 13. 20:24

스코틀랜드의 주도가 에든버러이기는 하지만,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는 글래스고이다

원래 에든버러 일정을 이틀로 잡았었는데 어쩌다보니 어제 웬만한 곳은 다 간 것 같아서 오늘은 글래스고에 가 보기로 했다

 

글래스고에 가려면 에든버러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10분 정도 가면 된다

글래스고 중심가에 위치한 기차역은 중앙역(Central Station)과 퀸 스트리트역(Queen Street Station)이 있는데

위치상 큰 차이는 없으니 어떤 역으로 갈 것인지는 맘대로 하면 된다

나는 갈 때와 올 때 모두 Queen Street를 이용했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George Square라는 광장이 있고, 그 뒤로 시청(City Chambers) 건물이 위치한다

 

5월이 다 끝나가는데 날씨는 하루하루 점점 추워진다...;;

일단 가장 가까운 곳 아무데나 가야겠다 싶어서 현대미술관(Gallery of Modern Art)으로 돌격

기분 탓인지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네...

 

 

 

마음에 들었던 작품 몇 점을 찍어 보았다

역사와 종교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고전 미술과는 달리,

현대 미술 작품은 내 멋대로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물론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난해한 면이 좀 있긴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가우디라는 인물이 있듯이

글래스고 출신 건축가로는 찰스 레니 매킨토시(Charles Rennie Mackintosh)가 있다

지나가는 길에 매킨토시가 설계한 The Lighthouse라는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건물 모퉁이에 있는 이 탑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사실 건물 자체보다는, 세련된 폰트의 흰 간판이 더 눈에 띄는 느낌을 받았다

 

뜬금없는 팬더곰 벽화 ㅎㅎ

 

여러 가게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여기가 글래스고의 번화가인 모양이다

 

글래스고 시내 곳곳에서 발견된 핑크색의 'People make Glasgow'

Manner maketh man이 영국에서도 제법 유행했던 모양이다

 

일요일인데 사람이 아주 바글바글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이런 의상을 보면서 깨닫는다, 여기가 스코틀랜드라는 걸

 

 

근데 저 놈의 People make Glasgow는 시내 곳곳에 너무 많이 걸어놔서 좀 눈에 거슬린다;;

 

점심이나 먹어야지

제이미 올리버의 체인점 Jamie's Italian이 글래스고에도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레스토랑 내부는 이런 모습

마침 오픈 시간이 되지마자 가게 되어서 손님이 거의 없었다

 

오늘의 맥주로는 이 레스토랑 브랜드에서 제조한 Liberta를 선택

약간 씁쓸한 홉의 맛이 강조되어 느껴지는 라거 맥주였는데 만족스러웠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아란치노 등장~

 

인기 메뉴 중 하나인 lamb chop scottaditto

이탈리아식 양갈비 구이인데 이게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아란치노도 괜찮았지만 이 양갈비는 이번 여행에서 경험한 최고의 맛 중 하나로 기억된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선교사 겸 탐험가였던 데이비드 리빙스턴의 동상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글래스고 대성당(Glasgow Cathedral)

 

1136년 완성된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성당이라고 한다

 

거대한 규모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성당이었다

 

이 곳은 글래스고 공동묘지(Glasgow Necropolis)

 

입구 근처에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추모비가 보인다

 

완만한 언덕 위에 위치한 공동묘지

이왕이면 전망 좋은 곳에 묻어주려는 작은 배려였을까

 

 

유명 인사들의 묘지도 많이 있는 듯 하고

비교적 평범한(?) 사람들도 있었다

 

대성당을 내려다보기에 딱 좋은 위치

수많은 망자들이 곁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살짝 오싹한 기분도 좀 들었다

 

다음으로 St. Mungo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라는 아주 긴 이름의 박물관에 갔다

세인트 멍고는 글래스고의 수호성인이라고 하는데, 이 곳은 세계의 여러 종교에 관한 박물관이었다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우리가 알 만한 거의 모든 종교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이 있었는데,

별로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설렁설렁 보다가 금방 나와버렸다

 

지나가다가 글래스고 대학이 보이길래 그냥 찍어 보았다

 

마지막 목적지, Kelvingrove Art Gallery and Museum... 여기도 왜 이리 이름이 길어;;

이름처럼 미술관 겸 박물관, 온갖 것들이 버무려져 있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상당히 고급져 보이는 내부 모습

 

때마침 1층 카페에서 관현악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홀 안에서 들으니 유독 소리가 풍성하게 들리는 느낌... 영상으로 보면 느낌이 좀 덜한데 현장에선 듣기 좋은 소리를 내 주었다

 

이 박물관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 천장에 매달려 있는 다양한 인간의 표정

 

전시관이 제법 넓어서 둘러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좀 중구난방스러운 구성이긴 하지만 다양한 미술품들도 볼 수 있다

 

 

매킨토시의 건축 양식에 대해 보여주는 전시실도 있었다

 

또 하나의 유명 작품, 달리의 '십자가의 성 요한 그리스도(Christ of St. John of the Cross)'

유독 이 작품 주위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정도로 글래스고 관광은 마무리하기로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스코틀랜드 음식을 위주로 하는 City Merchant라는 레스토랑

 

Caledonia Best 맥주

에일 계열인 비터 맥주인데 살짝 카라멜 향이 나면서 은은한 풍미가 독특하고 좋았다

 

스코틀랜드식을 내놓는 레스토랑에 대부분 있는 메뉴인 Haggis, neeps and tattis

하기스는 스코틀랜드식 순대라고 볼 수 있는데 맛이나 향도 순대와 상당히 유사하다

꾸리꾸리한 냄새가 나는 간이나 순대 종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기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Oysters Kilpatrick 굴 요리

굴은 싱싱한 편이었는데 양념이 너무 강해서 좀 아쉬웠다

 

 

 

이제 시청 앞 광장을 거쳐 역으로 돌아간다

 

영국에서 인기 많은 커피 체인 Costa를 역 안에서 발견하여, 에든버러행 기차를 기다리면서 한 잔 맛보았다

평범한데... 난 아직 커피 맛은 잘 모르겠다;;

 

역의 안내 시스템은 잉글랜드와 거의 유사했다

좀 눈에 잘 띄게 깔끔한 전광판으로 바꾸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은 영국 어느 기차역을 가도 항상 느끼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