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24 Switzerland

셋째 날 : Grindelwald (융프라우요흐, 피르스트 하이킹) / 240729

lsgwin 2024. 8. 17. 20:11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테라스로 나가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

 

이틀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아침까지...

든든히 먹어두고 오늘 여행을 시작한다

 

 

 

어제처럼 호텔 주위를 거닐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이 동네는 주차장도 멋있네...

 

오늘은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융프라우요흐로 간다

2020년 12월 개통된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라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아이거글레쳐(Eigergletscher)까지 15분만에 도착할 수 있고, 여기서 산악열차로 갈아타고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까지 올라간다

 

성수기에는 아이거글레쳐-융프라우요흐 구간의 산악열차 좌석예약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CHF 10의 예약요금이 있지만 융프라우 VIP 패스가 있으면 무료로 예약 가능!

그래서 전날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케이블카는 예약이 필요없으니 그냥 타면 된다

 

신식 케이블카라 그런지 참 깨끗하다 ㅎㅎ

 

저 멀리 보이는 곳까지 올라가는 모양인데... 은근 무섭다

 

심지어 케이블카가 한 번씩 멈출 때가 있는데, 처음엔 영문을 모르고 무서워했는데 알고보니 툭하면 멈춘다고 한다

스키 같은 장비를 싣거나, 응급 상황이 생기거나 등등 갖가지 이유로 잠시 멈추더라도 금방 재개되니 놀랄 필요 없다 ㅎㅎ

 

이제 내려서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아이거글레쳐에 도착

2320m 정도면 이 동네에선 산 중턱쯤 되는 느낌이다

 

잠시 구경 좀 하려는데... 추워서 금방 들어갔다

 

여기서부터 좌석예약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정석이 있는 건 아니고, 예약자가 우선 탑승하게 하고 남은 좌석에 비예약자를 태우는 방식이다

즉 예약을 하지 않아도 탈 수는 있지만 성수기에는 대기가 길고, 열차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1시간 이상 기다린다고 하더라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기차가 도착했다

 

26분 동안 올라가는데, 중간에 잠시 멈춰서 전망대에 들른다

 

유리창이 지저분해서 사진이 영...

 

요 정도 풍경인데, 융프라우 올라가면 훨씬 멋있는 걸 볼 수 있으니 꼭 여기서 내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한 5분 정도 보다가 다시 기차를 타야 한다

 

융프라우 VIP 패스로는 모든 교통수단이 무제한이지만 이 융프라우요흐행 산악열차는 1회만 왕복 탑승이 가능하다

어떻게 카운트하는 건지 궁금했는데, 검표원이 펀치로 구멍을 뚫어준다 ㅎㅎ

때로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드디어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에 도착!

3454m의 높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차역이다

 

진행방향 안내가 잘 되어 있으니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하이라이트로는 스핑크스 전망대, 얼음 궁전, 스위스 국기 앞 인증샷 정도가 있다

 

일단 쭉쭉 걸어가본다

고산병을 약간 걱정했었는데, 기분 탓인지 숨이 약간 가쁘긴 하지만 별다른 증상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가급적 숨이 차지 않게 천천히 걸으려고 노력하긴 했다 ㅎㅎ

 

스핑크스 전망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올라와보니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기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대부분 여길 먼저 오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사람들이 빠져나가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관광지 여기저기에 알박기(?) 제대로 되어있는 사랑의 불시착 마크

 

그래도 그냥 가긴 아쉬워서 사진 한 장

 

좀 더 융프라우 느낌 나는 배경으로 같이 한 장

 

저기 뒤에 보이는 빙하가 바로 알프스 최대의 빙하인 알레치 빙하(Aletschgletscher)

 

북쪽으로 융프라우에서부터 남쪽으로 론 강까지, 길이가 약 22km에 이르는 빙하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융프라우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데...

정말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군데군데 놓인 안내 지도를 보고 여기가 어딘지 파악해본다

지도에 나와있는 Konkordiaplatz가 뭔지 찾아보니, 각각 4곳에서 발원한 빙하가 Konkordiaplatz에서 만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거대한 알레치 빙하가 시작된다고 한다

즉, 나는 지금 눈앞에서 알레치 빙하가 시작되는 지점을 보고 있는 것이다

 

7월 말에 두툼한 후드티를 껴입고 눈 쌓인 산꼭대기를 바라보고 있다

이게 여름휴가지!

 

가장 오른쪽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융프라우 정상(4158m)

 

감동적인 장면을 노란부리 까마귀와 함께한다

 

우리나라에선 까마귀가 썩 인기있는 동물이 아니긴 한데... 융프라우 까마귀는 왠지 귀엽고 정감이 간다

단지 부리가 노랄 뿐인데...

 

우선 지도를 유심히 보고 나서,

 

실제 모습과 비교해보니... 마치 대고 그린 것처럼 아주 정확하다

융프라우는 뾰족뾰족한 봉우리 여럿이 이어져 있는 모습이다

 

융프라우 3봉으로 꼽히는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아이거는 호텔에서 맨날 봤고, 융프라우도 봤으니 묀히(Mönch)도 보고 가야겠다

 

융프라우와는 달리 묀히(4107m)는 홀로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듯 둥그스름한 봉우리 하나가 우뚝 서 있다

 

멋진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고 전망대 구경은 마무리

 

지금 기온은 섭씨 3도

추위를 좀 타는 편이라 옷차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반팔티에 후드티 겹쳐입으니 딱 적당했다

 

여기는 아마도 유럽에서 가장 높은 시계매장?

 

이제 다음 코스로 이동~

 

 

신이 난 내일모레 40살 아저씨

 

 

거대한 스노우볼, 역시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다

 

계속 이동...

 

 

융프라우 철도의 설립자, 아돌프 가이어 젤러(Adolf Guyer-Zeller)

 

 

 

건설 당시의 사진들이 몇 장 있고,

 

 

건설 도중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간도 있다

 

 

 

쭉쭉 지나가다 보면 얼음 궁전의 입구가 보인다

 

여긴 확실히 좀 춥다

생각보다 미끄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하긴 해야겠다

 

 

여긴 딱 예상했던 만큼의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직접 와서 보니 재미있다

 

 

 

 

 

얼음 조각 몇 점이 전시되어 있다

 

멍멍이... 발이 시렵진 않을까

 

인증샷 찍으라고 멍석 깔아놓은 이런 공간도 있다

 

사이비 교주처럼 보이는 느낌이...;;

 

방문한 유명인들 인증도 몇 있다

포르투갈 호날두 말고... 그 옛날 브라질 호나우두가 다녀간 모양

 

이제 그 문제의 인증샷 타임이다

 

스위스 국기와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얼핏 보면 그리 길어 보이진 않는데...

 

섬뜩한 경고 문구

이런 거 없어도 충분히 아찔해 보이는 곳이긴 하다

 

문제는... 줄이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보통 한두시간 기다린다는데, 사람이 많아서라기보단 이리저리 포즈 바꿔가면서 한참을 찍어대는 일부 '그 나라' 관광객이 문제인 것 같다

한국 같으면 눈치보여서 1분도 못 버틸텐데... 그 나라 마인드는 확실히 다르다

 

꼭 줄 서서 찍을 필요 있나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모습도 여행에서는 때때로 필요하다

 

따봉!

 

기다리다 보니 발도 시리고, 하필 이 무렵 바람이 거세서 상당히 힘들었다

 

꼬박 한 시간 넘게 기다려서 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 앞에 있던 한국인 두세팀 사이에서, '우린 이러지 맙시다' 하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잽싸게 찍고 마무리했다

 

한국인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더니 10초에 12장 찍어주셨다 ㅎㅎ

 

고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나도 몇 장 찍고 쿨하게 마무리

발이 시려서 도저히 못 있겠다

 

어으 춥다 ㅠㅠ

사실 그냥 옆에서 이렇게 엉거주춤 찍어도 되긴 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비매너 관광객 때문에 한 방울 정도 기분이 잡치긴 했지만

그래도 날씨가 너무나 완벽했고,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그러니까 이제 빨리 실내로 들어가자...

 

융프라우 VIP 패스의 또 다른 혜택, 컵라면 무료 증정

기차역이 위치한 0층에 있는 카페에서 받을 수 있다

 

추위에 지친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컵라면~

외국에서 한국 음식 절대 안 먹는 사람인데... 이건 못 참겠다

 

컵라면 먹었는지는 어떻게 카운트하지?

정답 : 볼펜으로 찍찍 긋는다

 

여기서 사 먹으려면 8프랑 정도 하니 상당한 혜택이다

 

인증 도장 깔끔하게 찍고 융프라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사진을 첨부하면 모바일로 인증서도 만들어준다 ㅎㅎ

 

케이블카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돌아간다

 

예전 방식의 산악열차도 여전히 운행하고 있다

이 신식 케이블카 덕분에 기존 산악열차에 비해 소요시간이 40분 가량 단축되었다고 하니 편리하긴 하다

 

융프라우에 잠시 있다가 돌아오니 하늘에서 내려온 느낌이다

다시 말해서, 더워지는게 확 느껴진다...

잠시 호텔로 들어가서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융프라우에 다녀왔는데도 아직 오후 2시

이대로 끝내긴 아쉬우니, 호텔 바로 앞에서 탈 수 있는 피르스트 케이블카를 타 보았다

 

오랜만에 전통적인(?) 느낌의 케이블카를 탄다

 

3천미터 넘는 설산도 멋있지만, 이런 2천미터 정도의 아담(?)하고 푸릇푸릇한 산도 좋다

 

여기저기에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피르스트는 액티비티를 즐기러 오는 곳이어서, 저런 특이한 탈것들이 보인다

늦게 가면 마감된다고 하여 저건 내일 아침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피르스트(First)에 도착

걸어서 50분 정도 걸리는 바흐알프제(Bachalpsee)까지 하이킹을 하고, 돌아와서 Cliff Walk까지 하려고 한다

 

 

약간 오르막길이고 그늘이 전혀 없어서 땡볕에 하이킹을 하기엔 좀 부담되긴 하는데...

 

이런 풍경을 보니 막상 포기할 수가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단 걷는다

 

 

 

넋놓고 걷다보니 드디어 호수가 보인다

양쪽으로 호수가 펼쳐지는데 주로 왼쪽 호수 근처에 앉아서 경치를 감상하는 것 같다

 

오오, 과연 고생해서 걸어온 보람이 있는 풍경이다

 

걸터앉아서 쉬는 사람도 있고, 물에 들어가서 즐기는 사람도 있다

 

오전에 비해 구름이 약간 끼었고, 기대만큼 아주 선명하게 호수에 비치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멋진 모습^^

 

 

인증사진도 이 정도면 만족!

 

두 호수 사이로 물길이 이어져있는 모습이다

 

다시 50분간 걸어서 돌아가야 한다

그래도 이젠 내리막길이어서 한결 수월하다

 

피르스트 근처로 돌아와서, 아까 점찍어두었던 Cliff Walk를 하러 갔다

 

절벽을 따라 제법 아찔한 길을 만들어놨다

 

중간중간 망원경으로 무언가를 볼 수 있긴 한데

살짝살짝 흔들리는 느낌이 영 신경쓰인다...

 

제법 스릴있는 구름다리까지, 1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코스였다

 

폭포를 망원경으로 보라고 하는데

 

그냥 봐도 잘 보이긴 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이 뷰포인트에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기다려야 한다

 

새떼들을 보면서 잠시 기다렸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오늘 사진 찍기 힘드네...

 

멋진 풍경과, 그렇지 못한 포즈

 

맥주 한 잔 하고 싶긴 했는데

마지막 케이블카가 6시라고 해서 이만 내려가기로 했다

 

촬영지가 참 여기저기에 걸쳐 있다

 

이제 내려가자

 

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 마멋(marmot)

스위스에 왔으면 꼭 한 번 보아야 할 동물이다

(아직 못 봄)

 

내려갈 때는 귀여운 젖소 케이블카를 타게 되었다^^

 

선스타 호텔 맞은편에 있는 Restaurant Alte Post에서 저녁을 먹었다

 

시원한 루겐브로이 맥주와 함께~

 

무난해보이는 슈니첼을 골랐는데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바삭하게 잘 튀겼는데 맛이 없으면 안되지~

 

아침부터 추위에 떨어서... 따뜻한 비프 스프도 곁들여먹었다

한여름에도 따끈한 국물이 땡기는 나라, 여기는 스위스!

 

저렇게나 크게 무알코올이라고 쓰여있었는데도, 피곤하니 하나만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보다 빡쎈 오늘, 과연 이번 여행은 어디까지 빡쎄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