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에서의 마지막 도시, 오늘은 밤베르크(Bamberg)
'독일의 베네치아'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기도 한데 여기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내가 여기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훈제 맥주를 맛보기 위함이다!
밤베르크에 도착했더니 웬 시위대로 보이는 무리가 행진 중이었다
오늘은 5월 1일, 노동절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국가들에서는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뭔가 그와 관련된 시위...가 아닐까 막연하게 추측해 본다
경찰과 시위대간의 실랑이 같은게 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아주 평화로운 시위였다
볼 거리가 모여있는 구시가지까지 가려면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일단 쭉 걸어가본다
구시가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5월 1일을 맞아 무슨 행사를 준비중인 모양
발로 한 합성사진처럼 보이는 이 동상은 나름 밤베르크의 명물인 모양이다
누가 더 못생겼나 자웅을 겨루는 중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 주변으로 건물들이 주르륵 지어져 있어서 Klein Venedig (작은 베네치아)라고 불리우는 곳인데...
이런 식으로 생겼다
근데 강가에 건물 있다고 다 베네치아를 갖다 붙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ㅎㅎ
도시 한가운데 강이 있으니 당연히 다리도 있겠지
두 개의 다리 사이에 지어진 이 묘한 건물은 밤베르크의 구 시청사(Altes Rathaus)
옆에서 보면 강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구조 때문에 밤베르크의 랜드마크가 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오랫만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여기는 밤베르크 대성당(Bamberger Dom)
성당 안에 잠시 들어가 보고
이 곳에 안치되어 있는 교황 클레멘스 2세의 무덤도 볼 수 있었다
이건 신 궁전(Neue Residenz)인데 공사중...
유럽의 여름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봄철에는 꽤 많은 건물들이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공사 때문에 정신 사납기도 하고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아서, 궁전 내부 관람은 생략하고 정원만 둘러보다 가기로 했다
유럽의 궁전은 정원만 봐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저기 뒤에 보이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여기는 성 미하엘 수도원(Kloster Michaelsberg)
멀진 않은데 언덕 위에 있어서 걸어가기 은근히 부담되는 곳이다
아무튼 도착
수도원에서 도 닦을 것도 아니니, 사진 몇 장 찍으면 끝이고
높은 곳에 올라왔으니 풍경이나 둘러봐야지...
아까 보았던 신 궁전이 이렇게 생긴 곳이었군
이런 풍경 이제 그게 그거 아닌가...싶은 감도 없지않아 있지만
높은 곳에 올라와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언제나 참 즐겁고 벅차다
밤베르크의 관광지는 규모가 무척 작아서 오전에 3시간 정도 돌아보니 다 끝나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밤베르크의 하이라이트, 훈제 맥주를 먹어야겠다!
파는 곳은 여러 곳인데 그 중 유명한 Schlenkerla라는 곳으로 가 보았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흑맥주처럼 보이는데
향을 맡아보니 이런... 이건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맥주의 향이다!
한 모금 마셔보니 훈제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맥주 맛과 잘 어울린다
식사 겸 안주삼아 소시지를 곁들여서 먹었다
아... 훈제 맥주, 이 때 원없이 마셨어야 했는데 지금은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다
훈제 맥주를 맛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오늘은 더 하고 싶은 것이 없다
거리에서 울려퍼지는 악사들의 연주를 잠시 감상하다가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할 시간
밤베르크 역에 도착했다
다른 곳과는 달리 독일 철도청 마크 "DB"만 달랑 있어서 처음엔 이게 역이 맞나 싶기도 했다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음료수나 사가려고 슈퍼에 들렀는데...
아까 먹은 훈제 맥주를 병으로 팔고 있었다!
같은 브랜드이다 보니 그 맛 그대로이긴 한데, 아무래도 가게에서 마신 생맥주에 비해 깊은 향의 느낌은 덜했다
저거 좀 우리나라에서 수입해오면 안되나...
여기까지 해서 독일 바이에른 지방 여행을 마쳤다
'바이에른에는 정말 많은 맥주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처음 보는 맥주는 일단 다 마셔보았는데, 어느 것 하나 실망스럽지 않아서 그게 오히려 경악스럽기도 하고 (물론 세계적으로 혹평을 받는 한국 맥주맛에 길들여진 탓이 크겠지만)
'정말 독일인들은 소시지를 엄청나게 많이 먹는구나' 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었다
바이에른에서는 오로지 맥주만을 좇아다녔다면
이제부터는 동독 지방으로 가서 슬픈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밟아보려고 한다
밤베르크에서 기차로 2차례 환승하여 총 4시간 정도 걸려서 드레스덴(Dresden)으로 이동했다
늦은 밤에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배가 미친듯이 고프네...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저녁을 안 먹었다;;
부랴부랴 늦게까지 하는 레스토랑 없나 숙소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다행히 슈니첼을 파는 곳이 있어서 음식이 나오자마자 정말 허겁지겁 맛있게 퍼먹었다
원기충전 완료. 동독 여행은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