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Europe

30일차, Copenhagen / 150620

lsgwin 2016. 4. 5. 23:43

여행의 마지막 날은 항상 그렇듯 아쉽고 슬프기 짝이 없다

 

그래서일까, 모처럼 먹는 호텔 조식이지만 썩 달갑지는 않다

 

오르후스에서 코펜하겐까지는 3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떠나야 했다

오르후스 시청사는 다시 봐도 독특하게 생긴 듯...

 

기차 탑승

덴마크 패스를 소지한 사람이라면 "Kan vere reserveret"이라고 쓰여진 자리에 앉으면 된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 보니 Can be reserved, 그러니까 아직 예약석은 아니니 앉아도 되긴 하는데 나중에 예약자가 나타나면 비켜주라는 정도의 의미인 것 같다

 

 

 

이번 여행의 최종 종착지인 코펜하겐으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은 도시라서 결국 돌다 보면 시청 앞을 지나치게 되더라

 

시청 바로 옆에 있는 안데르센 동상

며칠 전에는 왜 이걸 못 봤지?

 

며칠만에 다시 온 곳이라 그런지 도시 느낌 자체가 매우 익숙하다

 

오자마자 점심 시간이 되었다

Puk이라는 레스토랑을 찾아가 보았다

 

Svaneke Bryghus Pilsner라는 덴마크 맥주인데 맛이 괜찮았다

덴마크 맥주 중에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녀석을 발견~

 

덴마크 전통 음식으로 Frikadeller라는 덴마크식 미트볼 요리를 먹었다

다른 것도 하나 시키려고 했는데 아주머니가 "이거 양 ㅈㄴ 많으니까 이거만 시켜"라고 하셔서 속으론 뭐야...이랬는데

정말로 양이 많아서 무척 배부르게 먹었다! 알고보니 양심적인 분이었던 것...

 

오늘은 관광할 곳도 딱히 많진 않고 하니, 배도 꺼질 겸 해서 잠시 여기저기 걸어다녀 보았다

 

 

 

 

 

 

여기저기 거리 구경을 좀 하다가, 남아있는 짧은 오후 시간 동안 코펜하겐 관광을 약간 더 하기로 했다

 

로젠부르 궁전(Rosenborg Slot)

크리스티안 4세에 의해 세워진 건물로 1634년에 완성

 

제법 멋있게 생겼다

 

궁전 안에는 역대 왕들이 소유했던 각종 보물과 왕관 등을 비롯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볼거리가 제법 많은 편이다

 

 

 

 

 

 

 

 

 

 

꽤 오랫동안 보긴 했는데 덴마크 역사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다 보니 딱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었다 ㅠㅠ

 

사실 이런 궁전은 내부 관람보다는 바깥에서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고 정원 구경 하는 게 더 재밌다 ㅎㅎ

 

 

 

인증샷 하나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

 

여기는 아말리엔보르 궁전(Amalienborg Slot)

 

4개의 궁전이 각기 네 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고, 가운데에는 프레드릭 5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뒤로 보이는 돔 지붕의 교회는 프레드릭스 교회라는 곳인데, 여긴 이따가 가 볼 예정

 

여기서도 잠시 궁전 내부 구경을 했다

 

 

 

로젠보르에 비하면 여기는 그렇게까지 볼 거리가 많진 않았다

사실 로젠보르와 아말리엔보르 입장료를 함께 끊으면 약간 할인해주는 티켓을 끊은 터라 강제로 본 느낌도 없지않아 있다...

 

궁전 가운데에 있는 광장에는 꽤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여기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는 아말리에 공원이 있고,

 

건너편에는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건물이 있다

여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저앉아서 대부분 맥주를 마시면서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나는 주변 사람에게 부탁하여 간신히 인증샷 하나를 찍고,

 

이제 프레데릭스 교회(Frederiks Kirke) 안으로 들어갔다

 

제법 규모가 크고 화려한 모습의 교회였다

 

모 야구 해설위원이 좋아하는 '돔' 지붕도 살짝 찍어보았다

 

카스텔레트 요새(Kastellet)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 모양으로 생긴 요새, 1662년 만들어졌다

지금은 요새라기보단 공원에 가까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요새라는 이름 치고는 아주 평화로운 느낌이라 공원 산책하듯이 느긋하게 걸어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은근히 날이 덥길래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다

 

요새에서 바닷가 쪽으로 나와보면 인어공주 동상(Den Little Havfrue)을 발견할 수 있다

코펜하겐의 명물처럼 알려져서 여기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찍기 바쁘다

 

나도 틈바구니에 끼어서 어거지로 셀카 촬영에 성공...

 

여행 말미라 그런지 저런 큰 배 타고 어디론가 또 여행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뭐 예전에 스톡홀름에서 타 보긴 했지만 ㅎㅎ

 

요새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명물, 게피온의 샘(Gefionspringvandet)

 

황소 4마리와 그들을 조종하고 있는 여신상의 모습이 나타나있는 분수대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사진찍는 재미가 있었다

 

이건 지나가는 길에 멋있게 생겨서 찍어본 어느 동상

 

코펜하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 원형탑(Rundetaarn)

이제 딱히 갈 곳도 없고 하니 여기에나 올라가봐야겠다

 

유럽의 전망대라고 생겨먹은 곳들은 일단 올라가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올라오기만 하면 항상 괜찮은 풍경을 보여주곤 한다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도시마다 그런 느낌을 주는 점이 유럽의 장점

 

코펜하겐도 그랬다

북유럽의 여느 대도시들, 특히 스톡홀름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분명 코펜하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개성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유유히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나는 이제 내일 유럽을 떠나야 하니까

 

마지막 만찬을 거창하게 하고 싶었으나, 그런 울적한 기분 때문인지 도무지 식욕이 돌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동전이나 처분할 겸 해서 저렴한 크레페로 대충 때우기로 했다

 

그럭저럭 맛있긴 한데, 이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멍한 상태였다

 

Brewpub이라는 수제 맥주를 만들어서 파는 펍으로 들어갔다

 

가게에서 만드는 몇 종류의 맥주가 있다

 

일단 VesterWeisse 한 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밀맥주인데, 밀맥주 특유의 약간 향긋한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한 필스너 계열 맥주와 비슷한 것 같기도...

 

Amarillo라는 이름의 레드 에일

사람들이 이걸 많이 먹길래 시켜 보았는데, 역시 인기있는 이유가 있었다

에일스러운 향과 함께 약간 쌉싸름한 맛이 도는 게 딱 내 취향이었다

 

자, 이제 정말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처음 계획할 때부터 이번 여행은 코펜하겐 티볼리 공원(Tivoli)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생각이었다

왜였을까? 뭐 이유는 알 턱이 없다 그냥 그런 거지

 

일단 안내 지도를 받는다

뭐가 상당히 많고 복잡한데... 그래서 여기는 지도 없으면 길을 찾기가 좀 어려운 편이었다

 

이 공원엔 동양식, 정확히 말하면 중국식으로 꾸며진 부분이 꽤 많았다

 

 

개인적으로 놀이기구는 정말 극혐인지라, 저런 모습만 보고 있어도 화가 치밀어오를 지경이다 ㅎㅎ

 

사실 티볼리 공원에 오고 싶어했던 이유는, 이 건물의 모습이 밤에 너무 예쁘게 찍힌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된 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형적인 이것저것 다 있는 놀이공원의 모습

혼자 온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아니 본 적이 없다

 

역시나 중국풍의 건물

 

 

 

 

 

 

 

뭐 놀이기구는 하나도 안 탔지만, 둘러보기만 해도 구경할 게 많고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 공원에 온 주 목적인 야경 감상을 시작할 수 있겠다

 

 

 

 

 

 

딱 이 모습, 내가 찍으니 허접하긴 하지만, 이 야경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오게 된 티볼리 공원

 

마지막으로 남겨둔 티볼리마저도 이제 끝나버렸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 동안 시내와 숙소를 오가면서 계속 보였던 슈퍼마켓 체인 Irma의 캐릭터

 

그냥 지나치긴 아쉬웠는지 들어가서 맥주 몇 개 집어들고 나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 앞 풍경

아무 의미 없는 사진일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 마지막 순간은 찍고 싶었다

언제 유럽에 다시 돌아올지... 기약할 수 없는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정말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작은 맥주캔 두 개에 안주하며 마지막 밤을 청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