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날씨는 여전히 흐리고 찌뿌둥했다
가만 보니 비까지 내리는 모양...
딱히 홍콩에서의 관광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터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실내에서 하루종일 죽치기로 했다
홍콩역 근처에 위치한 IFC Mall로 갔다
한 곳에서 쇼핑도 하면서 식사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 삐대기에는 최고의 장소일 것 같았다
우연찮게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기에는 도심공항이 있어서 한국으로 귀국할 때 미리 탑승 수속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IFC 몰 내에 위치한 정두(正斗)라는 중국 음식점
제법 유명한 곳이었는지 대기번호를 받고 꽤나 기다려야 했다
어떤 맛일지 궁금했던 완탕면을 이 곳에서 맛 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역시 홍콩 음식을 핑계로 해장 좀 하려는 속셈이긴 했지만...
나머지는 뭐 전형적인 중국 요리로 주문해 보았다
역시 IFC 몰에 있는 Fuel이라는 카페
당근케익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커피의 맛도 상당히 괜찮았다
아무리 날씨가 구리다고 해도... 양심적으로 여기까지 여행을 왔으면 잠시라도 바깥 바람 좀 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 지붕이 있으면서 밖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저기나 걸어가보자!
높은 온도와 습한 날씨, 그리고 잿빛 하늘 덕에 풍경은 늘 이런 식 ㅠㅠ
뭐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여행이지 않았나...하고 생각해본다
'...근데 왜 아직도 하루가 남았는데 여행이 끝난 듯한 느낌이 들지?'
날씨 탓인지 통 여행 기분이 나질 않았는데
이제서야 '어디라도 좀 돌아다녀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지붕 있는 곳만 골라서 돌아다니는 느낌이 없지않아 들긴 하지만 말이다
한 건 없는데 벌써 밤이다! ㄷㄷㄷ
홍콩 섬 일대를 돌아다니다 보면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저것, 바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s Escalators)
세계 최장 길이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라고 하는데 정작 보기만 하고 올라가보진 않았었다
저거나 한 번 타 봐야지 뭐
홍콩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도 많이 나온 장소라고 하는데
막상 가 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에스컬레이터일 뿐~ ㅎㅎ
나름대로 홍콩 여기저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그래봤자 에스컬레이터일 뿐이지...
안되겠다 맥주나 마셔야지
여기도 나름 홍콩의 핫 플레이스, 란콰이퐁(蘭閨坊)
독일 음식과 맥주를 파는 어떤 가게에 들어가서 Warsteiner 맥주를 마셨다
기대보다 맥주 맛이 썩 좋지는 않았다... 제대로 맥주 관리를 하지 않는 느낌이라 좀 아쉬움
갑자기 쓸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뭐 그게 하루이틀 느끼는 기분은 아니긴 한데... 왠지 아쉬웠다
이제 좀 익숙해지려나 했던 홍콩의 지하철 MTR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뭔가 아쉽고 허전하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