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Japan

3. 由布院 / 130224

lsgwin 2013. 3. 6. 15:15

눈이 또 왔다

사람은 안 보이는데 발자국만 이리저리 나 있다

 

'눈이 많이 와서 비행기가 못 뜨기라도 하면 어쩌지'하는 지난 밤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아침부터 후쿠오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갔더니 이미 여러 항공편들의 지연 또는 결항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탈 노선은 1시간 정도 지연 출발하긴 했지만 도착 시간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행기도 급할땐 막 밟으면서 가는건가

 

 

 

후쿠오카에 내리자마자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렇게 생긴 왕복 티켓이 5000엔

편도로 2800엔 정도 하니까 왕복 티켓이 더 저렴하다

 

 

유후인 도착

 

온천으로 유명한 시골 마을

동네 풍경은 아주 고요하고 한산하다

 

도로도 아주 아담하다

 

유후인역

'유후인노모리'라는 기차를 이용하는 관광객도 꽤 많은데

버스보다 약간 더 비싸다

 

뭔가 엉성하게 쓰인 한글을 보자마자

아, 여긴 관광지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유후인에서 딱 한군데 북적이는 곳

이런저런 상점, 기념품점, 음식점 등이 밀집되어 있는 '유노츠보 거리'

 

킨쇼(금상) 고로케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이름을 저렇게 지었다고 한다

먹어봤는데 꽤 맛있다

 

벌꿀을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어보았다

글쎄, 벌꿀 한 1% 정도 들어갔을라나

 

 

 

조금만 더 걸어가다 보면 긴린코(金鱗湖)라는 호수가 나온다

 

 

 

뭐 그냥 일반적인 호수다

아침에 가면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멋있다고 하는데 아침엔 못 가봐서 모르겠다

 

 

 

 

 

느긋하게 한 바퀴 둘러봐도 2~3시간 정도면 다 보고 남을만큼 작다

사실 이날까지도 흥분이 약간 덜 가신 상태였는데

맑고 고요한 유후인의 시골길을 거닐다 보니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던 것 같다

 

 

 

이제 숙소로 이동할 시간

유후인에서는 일본식 가이세키 요리와 함께 온천탕을 제공하는 료칸에서 숙박하기로 했다

근데 료칸은 대체로 가격대가 상당히 비싼 데다가, 1인 숙박은 받아주지 않는 곳도 많다

이리저리 검색해보다가 그 중 가장 가격 대비 효율이 높은 저렴한 료칸을 찾아 예약했다

 

료칸 '이요토미'

역에서 7~8분 정도 걸어가면 나올 만큼 가깝다는 점도 장점

 

침대방도 있긴 한데

이왕이면 일본식으로 해 보고 싶어서 다다미방을 골랐다

 

저녁시간에 맞춰서 식당에 내려갔다

이미 기본 반찬이 세팅되어 있는 모습

 

깨작깨작 주워먹다 보니 사시미를 준다

 

술을 안 마실순 없지

따뜻한 사케를 하나 주문했다

 

 

뭔가 깨작깨작 계속 나오고 있다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깨작깨작'이 아닐까 싶다

 

메인 요리인 닭고기 전골 등장

그냥 냄비에 넣어서 줘도 될텐데 굳이 따로 주더라

 

다 먹고 나면 남은 육수에 죽을 만들어서 준다

 

료칸 치고 싼 곳이니만큼 퀄리티가 아주 높진 않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먹다 보니 배도 부르고 맛도 대체로 괜찮은 편

다 먹었나보다...하고 방에 올라가 쉬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가 문을 두드린다

뭔가 싶어 나가봤다니

'디조-또데쓰!'

디저트를 굳이 객실까지 찾아와서 갖다주었다

 

 

 

아무튼 저녁을 배터지게 먹고 잠시 쉬다가 온천욕을 하기 위해 나왔다

료칸에 왔으니 기모노 한번 입어줘야지

 

숙소 안에 노천탕 1곳, 실내온천탕 2곳이 있는데 역시 노천탕이 인기가 좋다

쿨하게 포기하고 나는 실내온천 선택

 

이 날은 맥주보다는 사케가 먹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