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9 Hiroshima & Kitakyushu

미야지마 / 190204

lsgwin 2019. 3. 31. 17:51

날씨만 좋았다면 첫 날 일정이었던 히로시마 관광을 짧게 마치고

오후에는 원래 계획대로 미야지마(宮島)라는 섬에 가기로 한다

 

미야지마구치(宮島口)역으로 가서 페리를 타면 되는데, 히로시마에서 여기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중 선택하면 된다

히로덴 : 히로시마패스로 이용 가능, 시간이 좀 걸림(1시간 10분 정도)

JR : 빠름(30분 정도), 요금은 따로 내야 함(410엔)

 

페리 타는 곳도 두 군데인데, 히로시마패스로 둘 다 이용 가능하니 아무거나 타면 된다

 

나는 오른쪽에 있는 JR미야지마페리를 탔다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섬 미야지마! 

 

배를 타러 가 보자~

 

 

항구 근처 풍경도 구경하고

 

 

바다도 보고 하다보면 금방 10분이 지나간다

 

미야지마에 도착!

 

우리가 갔던 시점에서 다음주에 굴 축제가 열린다는 안내판

굴로 유명한 곳이라 축제를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는데 좀 아쉽긴 하다

 

미야지마의 또 다른 명물은 사슴!

사슴으로 유명한 간사이 지방 나라에서는 사슴들이 너무 바글바글하게 많이 돌아다녀서 좀 정신없었는데

미야지마는 상대적으로 띄엄띄엄 발견되는 편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든 말든, 사진을 찍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게 이 동네 사슴의 매력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섬을 돌아다녀보자

 

'일본 3경' 중 하나라고 하는데,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다

 

상점가들이 모여있는 오모테산도(表参道)

도쿄에도 똑같은 지명이 있긴 하다

 

지역 특산물이니 굴은 꼭 먹어봐야지...

카키야(牡蠣屋)라는 이름의 식당, 카키가 굴이란 뜻이니 식당 이름이 그냥 '굴집'인 셈이다

 

구이, 튀김 밥, 절임 등 여러가지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세트메뉴로 주문해 보았다

 

산지에서 맛보는 생굴은 어떨지 궁금해서 생굴도 4점 추가!

 

우고노츠키의 무여과버전, 雨後の月 無濾過生原酒를 잔술로 주문하였다

잔받침은 선물로 준다는 말에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다

잔이 넘쳐서 받침에 고일 정도로 따라주는 것이 일본식 주도라고 어디서 주워들은 기억이...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어쩜 이렇게 알이 통통하고 풍미도 좋은지... 굴 홀릭에 빠지고 말았다^^

 

 

 

근처에 있는 미야지마 커피(宮島珈琲)... 이름 참 단순하게 잘 지었다

 

커피 맛도 참 단순하네

 

 

 

배를 채웠으니 이제 열심히 걸어다녀야지

 

 

사슴이 그렇게 많진 않은데, 어딜 가나 몇 마리씩 있긴 하다

 

이츠쿠시마 신사의 모습

썰물때였는지 물이 다 빠져나간 상태... 물이 들어오면 더 멋있어 보이지 않았을까

 

미야지마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오토리이(大鳥居), 모세의 기적처럼 썰물때면 길이 열리나보다

 

일단 신사에 들어가보자~ 입장료는 300엔!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

593년에 지어졌고 12세기에 개축되어 지금의 형태가 갖춰졌다고 한다

해신을 섬기는 신사였기 때문에 밀물때는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구조로 지어졌다

 

이 신사의 구체적인 의미까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쭉 돌아다녀본다

 

 

 

뒤에 보이는 것이 이 신사의 오토리이(大鳥居)인데

땅에다 기둥을 박은 게 아니라 그냥 저 자체의 무게로 세워놓고 버티고 있는 거라고 한다

1168년에 처음 지어졌는데 몇 번 무너지고, 지금의 오토리이는 1875년에 지어져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전형적인 일본풍 건물 느낌이랄까... 규모도 꽤 커서 느긋하게 걷기 좋은 곳이었다

 

천안에 호두과자가 있다면 미야지마에는 단풍 모양의 모미지만쥬가 있다!

이와무라 모미지야(岩村もみじ屋)라는 가게에서 모미지만쥬를 하나 구입했다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 보자

꿀팁 : 왕복 요금이 1800엔으로 꽤 비싼데, 히로시마 투어리스트 패스를 제시하면 1350엔으로 할인된다

 

흔하디 흔한 케이블카... 풍경도 어디서 많이 보던 느낌

 

중간에 카야타니에서 내려서 다른 케이블카로 갈아탄다

 

큰 케이블카 안에 단 둘이 탑승하는 행운이...^^

 

최종 목적지인 시시이와에 도착

 

산 정상까지 걸어갈 수도 있고, 이 곳 전망대에서 경치를 볼 수도 있다

 

케이블카가 일찍 끊기는 편이라 정상까지 가는 건 시간상 무리여서, 전망대만 구경하기로 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 멋있긴 한데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보는 풍경과 이질감이 전혀 없다

 

분명 여긴 일본인데

 

여수 케이블카 같기도 하고, 다도해 국립공원 같기도 하고

 

일본 인증샷입니다 여수 아닙니다

 

정상까지 걸어갈 수 있는 30분짜리 코스

 

아쉬우니 3분만 걸어보자

 

저기... 뭔가가 보이는데...

 

산에서도 어김없이 사슴이 살고 있는 미야지마, 뜻밖의 만남이 반갑긴 한데

케이블카가 끊기면 걸어서 내려와야 한다는 친절한(?) 안내방송이 때마침 흘러나와서 부랴부랴 내려가야 했다

 

섬은 이제 볼 만큼 봤고...

마침 썰물때이니 오토리이 근처를 걷고 싶어서 모세의 기적에 동참하기로 한다

 

 

돌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근처에서 보니 거대한 규모가 느껴진다

 

뻘 특유의 냄새가 나긴 한다...

 

신사의 모습도 담아보고...

 

슬슬 섬을 떠나야 할 시간

 

뭔지 모를 목탑이 있어서 찍어봤다

 

 

미야지마 안녕~

 

 

사슴도 안녕~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즐거웠던 여수...다도해...아니 미야지마 여행이었다

 

 

 

히로시마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미슐랭 히로시마판에서 2스타를 받은 덴푸라 전문점 텐코혼텐(天甲本店)을 예약해 두었다

 

고급 덴푸라집은 처음이라 기대도 되면서, 과연 돈값(?)을 할지 걱정도 약간 되었다 ㅎㅎ

 

얼마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맥주도 호기롭게 하나 주문!

 

일단 사시미 몇 점이 먼저 나온다

 

열심히 튀겨주시는 오늘의 셰프...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풍모

 

본격적으로 튀김을 먹기 위한 상차림이 나온다

 

 

 

가장 무난한 튀김 재료가 아닐까... 새우가 먼저 두어점 나온다

 

복어라고만 메모해 두었는데 내 기억에 복어 정소인 시라코(しらこ)였던 것 같다

 

노도구로(のどぐろ), 또는 아카무츠(あかむつ)라고 불리는 눈볼대

 

후키노토(ふきのとう), 쌉쌀한 맛이 나는 머위 줄기

'오 이런 식재료도 사용하네?' 하는 놀라움이 이 때부터 느껴졌다

 

표고버섯 안에 관자를 넣어서 한 점...

 

하제(はぜ), 한국에서도 아직 못 먹어본 문절망둑이 나온다

 

나노하나(なのはな), 유채꽃이라니!

향긋한 향과 오독거리는 식감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다치우오(たちうお), 갈치

 

타라노메(たらのめ), 두릅

이 집은 채소를 절묘하게 튀겨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메바루(めばる), 볼락

 

타케노코(たけのこ), 죽순

 

빠질 수 없는 카키(かき), 미야지마산이냐 물으니 히로시마현의 쿠레에서 왔다고 한다

 

소라마메(そらまめ), 잠두콩

 

특별 선물이라며 내어준 사과튀김^^

감사하긴 하지만 사실 다른 재료들에 비해 튀겼을 때의 매력은 덜했다

 

익숙한 맛인 아나고(あなご)로 마무리.

 

간단한 식사가 제공된다

 

디저트까지 먹으니 배가 많이 부르다

튀김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던 곳, 아직 다양한 덴푸라집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다른 곳도 다녀 보면서 비교해 봐야겠다

 

 

 

히로덴을 타고 호텔로 복귀~ 알찬 하루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되니 잊고 있었던 피로가 느껴진다

 

오늘의 사케, 히로시마의 지자케 류세이(龍勢) 준마이다이긴죠

주류판매점 직원이 추천해준 술이었는데... 이것도 꽤 지역에서 유명하긴 한 모양인데 기대보단 좀 약했다

 

한국에서 못 보던 맥주를 몇 개 집어왔는데 6도... 7도... 소맥을 먹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