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9 Hiroshima & Kitakyushu

기타큐슈 / 190205~6

lsgwin 2019. 4. 14. 23:50

히로시마 직항편이 매일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서, 히로시마에서 귀국하려면 오늘 화요일에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설 연휴를 하루라도 더 활용하기 위해 근처 다른 곳을 찾다가... 근처는 아니고 기타큐슈를 하루 들렀다 돌아가기로 한다

 

히로시마 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편리했던 숙소 Hotel Granvia Hiroshima

 

위치로만 봤을 때 이보다 더 좋은 숙소가 히로시마에 있을까 싶다

 

히로시마에서 신칸센을 타고 기타큐슈로~

 

기차 기다리는 중

 

기차가 들어오는 순간을 찍어보려 했으나 실패.

 

신칸센은 지정석 요금과 비지정석 요금이 달라서 탈 때마다 고민이 되긴 하는데

나는 마음 편한 게 최고라서 지정석을 선택하는 편이다

 

45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지정석 요금이 7540엔이니 한국에 비하면 많이 비싸다

 

 

 

기타큐슈의 중심역인 고쿠라(小倉)역에 도착!

 

거리 위로 모노레일이 지나다니는 풍경이 이색적이기도 하고, 만화가 그려져있어서 더욱 신기했는데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기타큐슈 출신이라고 한다

 

점심을 우선 먹기 위해 미리 예약해둔 스시야에 찾아갔다

창작스시 계열로 유명한 스시야가 기타큐슈에 몇 있는 모양인데, 그 중 하나인 스시 츠바사(寿司つばさ)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의 기본 차림

 

맥주부터 한 잔 마시고...

타이라가이(たいらがい : 키조개)와 나노하나(なのはな : 유채꽃)가 나온다

어제 갔던 덴푸라집에서도 유채꽃이 나왔는데, 독특한 향이 아주 일품이다

그리고 나마코(生子 : 해삼)까지!

 

고노와다 차왕무시

웬만한 스시집에서 항상 나오는 차왕무시에 고노와다가 더해지니 색다른 풍미가 식욕을 돋구어준다

 

히라메(ひらめ), 한국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광어의 그 맛이었다

 

부리(ぶり), 잘 숙성된 방어도 몇 점 내어준다

 

문어(たこ)도 부드럽게 잘 조리되어서 식감이 아주 좋다

 

굴을 어떤 양념으로 절여서 주는데, 뭐라 설명하기 힘든 독특한 맛이었는데 마음에 들었다

 

후구(ふぐ : 복어)부터 스시 코스가 시작된다

 

노도구로(のど黒 : 눈볼대), 이것도 덴푸라집에서 먹었었는데!

 

시라우오(しらうお : 뱅어)

 

도로(トロ), 흔히 먹는 참치뱃살 맛이다

 

코하다(こはだ : 전어)

 

내 사랑 우니^^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니 야마구치현 하기라고 한다

 

아카가이(あかがい : 피조개), 꼬들꼬들한 식감 때문에 좋아한다

 

시라코(しらこ), 복어의 정소를 구워서 김에 말아 주는데 곧바로 먹으면 많이 뜨겁다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하나 더 주문!

 

구루마에비(くるまえび : 보리새우)

 

이카(イカ : 오징어)

 

미루가이(みるがい : 왕우럭조개), 조개류는 역시 식감이 재미있다

 

아나고... 이것도 평범한 그 맛

 

참치뱃살을 넣은 김밥... 이제 식사가 나올 차례인가보다

 

스시집에서 안 나오면 섭한 타마고!

 

미캉(みかん : 귤)으로 만든 쥬스로 마무리

 

런치 메뉴가 따로 없이 런치와 디너를 같은 가격 같은 코스로 주는 것 같다

정통 에도마에 스시와 약간 다른 점이 있으니 창작스시라고 불릴텐데, 그래서 그런지 독특한 조리법이 몇몇 있긴 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좀 평범하지 않았나 싶다... 그게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근처에는 탄가 시장(旦過市場)이 있으니 구경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냥 지나쳤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제대로 된 간판이 없어서 잘 찾아가놓고 잠시 혼란스러웠던 Reverse라는 카페

 

여행에는 이런 여유도 필요하다

 

나름대로 느낌있는 인테리어...

 

휴식을 충분히 취했으니 여행을 떠나보자~

 

 

 

고쿠라 역에서 JR 타고 12분 정도면 모지코(門司港) 역에 도착한다

 

목포의 어느 항구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모지코 항에서 잠깐 배를 타면 건너편 시모노세키까지 갈 수 있다길래 즉시 실행에 옮겼다

시모노세키(下關), 또는 가라토(唐戶)행이라고 쓰인 페리를 타면 된다

요금은 편도 400엔, 왕복 800엔... 몇 분 타지도 않는데 비싼 편

 

한 5분쯤 걸리던가...

 

시모노세키의 가라토 항에 금세 도착한다

 

가라토 시장이라는 수산시장이 유명하다고 한다

 

가라토 시장의 특산물은 바로 복어!

도시 여기저기에서 복어를 발견할 수 있다

 

잠시 짧은 역사 기행(?) 시간

시모노세키 조약이 바로 이 슌판로(春汎樓)라는 요리집이자 여관에서 열렸다고 한다

 

청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나고, 전후 처리를 위한 강화조약이 열리게 되는데 

그 장소는 지금 일청강화기념관(日淸講和記念館)으로 이용되고 있다

 

청일 강화조약... 하지만 여기가 일본이니 일청강화조약이라 이름이 붙었다

 

회담 당시 사용된 좌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청의 이홍장,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 등이 참석하여 조선의 처리 등에 관한 조약을 맺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와 무쓰 무네미쓰, 우리에게는 원수 중의 원수...

 

이런 곳에 복어라니???

 

지금도 호텔로 이용되고 있는 슌판로, 한국식으로 읽으면 춘범루

 

입구 앞에는 '사적 춘범루 일청강화담판장'이라는 표석이 남겨져 있다

 

이홍장이 회담 참석을 위해 시모노세키에 왔는데, 어느 괴한에게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 후 이홍장은 안전을 위해 큰 길을 피하고 좁은 길로 돌아가서 숙소와 회담장 사이를 오가게 되었다

그 길이 지금 이홍장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한 번 이홍장 체험을 해 보자!

 

내가 이홍장이다!

 

내가 이홍장... 그만합시다

 

바로 옆에 있는 아카마신궁(赤間神宮)

 

신궁 자체야 별 건 아닌데, 조선통신사가 파견되던 시절에 여기 아카마신궁에 묵었다고 해서 찾아와 보았다

 

돼지의 해를 맞아 돼지 그림이 있나보다

 

기타큐슈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시모노세키이긴 한데, 여긴 시골스러운 느낌이 많이 난다

 

규슈에서 혼슈로 건너온 셈이기도 하고, 실제로 시모노세키는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작은 도시라고 한다

 

복어는 정말 도시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심지어 맨홀뚜껑에서도!

 

복어의 도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라는 것이 작게 세워져 있다

 

근데 이거 말고는 딱히 조선통신사의 흔적이 도시에 많이 남아있지는 않다

 

저 다리가 바로 규슈와 혼슈를 이어주는 간몬교(関門橋)

 

목포대교... 아니 간몬교

 

그리고 다시 복어

 

 

짧은 시모노세키 방문은 이제 슬슬 마무리

 

다소 늦은 오후에 방문해서 영업시간은 지난 가라토시장의 모습

 

 

시장 안에도 복어

 

 

시장 밖에도 복어

 

허공에도 복어...

복어회를 못 먹고 온게 좀 아쉽긴 하다

 

 

 

배를 타고 다시 모지코로 돌아왔다

 

모지코는 일찍부터 개항하여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곳이라서 근대식 건물이 많이 남아있다

 

 

 

 

 

 

 

모지코의 명물 야키카레라는 것을 먹기 위해 모지코 맥주공방(門司港地ビール工房)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찾았다

 

사실 야키카레보다는 맥주에 더 관심이 갔다

 

일본의 맥주들이 그렇듯이 무난한 맛을 내긴 하지만 임팩트가 강하진 않았다

 

야키카레는...도대체 일반 카레하고 다른게 무엇인지?

너무 오래 끓여서 눌어붙은 카레를 먹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았다

 

모지코는 야키카레 먹고 이런 근대식 건물 둘러보는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야키카레는 간식이었을 뿐!

후쿠오카 현에 속한 곳이니 기타큐슈에도 유명한 돈코츠라멘 가게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타큐슈 타베로그 1위를 차지한 무호마츠(無法松)라는 곳을 선택했다

 

하루 100그릇만 판다는 무호마츠라멘이 인기메뉴라고 하는데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방문해서 먹지 못하는 거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주문 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100그릇만 파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한다

 

잘게 썬 파를 열 십자 모양으로 얹고 가운데에 양념장을 담은 이 비쥬얼이 무호마츠라멘의 상징

일단 양념장을 풀지 않고 국물 맛을 보는데... 아, 이건 정말 예술의 경지에 이른 돼지 맛이다

양념장을 풀면 오히려 평범한 맛으로 변해버려서 개인적으로는 양념을 빼버리거나 소량만 넣는 게 이 집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깨끗하게 클리어. 기억에 남을 만한 괴물같은 돈코츠 라멘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시모노세키의 복어 같은 존재가 기타큐슈에는 마츠모토 레이지인가보다

 

 

 

기타큐슈 숙소는 Rihga Royal Hotel Kokura를 선택했는데 여기도 고쿠라 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위치가 탁월했다

 

나름 오션 뷰? ㅎㅎ

 

마지막 날의 아쉬움은 맥주 한 잔으로 푼다

 

 

 

다음 날 아침,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고쿠라역 버스센터에서 공항버스를 탄다

 

국제공항이라 하기엔 정말 작다

 

면세점도 이게 전부

 

여행 종료

이번에도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