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54일차, 피렌체 / 130605

lsgwin 2014. 4. 1. 00:09

또 다시 찾아온 유럽의 아침

 

정신없이 아침 식사 중인 말들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제때 밥은 먹이고 굴리는 모양이군'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

 

오늘은 먼저 '산타 크로체 성당'에 방문했다

 

 

성당 입구 앞에 서 있던 사자가 멋있어서 잠시 보고 있었다

 

성당 내부 입장

 

이 성당에는 피렌체 출신 유명인들이 묻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당 한쪽 벽에서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무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귀가 빠지도록 듣게 되는 이름, 미켈란젤로...

 

유명한 시인 단테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

 

작곡가 로시니까지...

그 외에도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의 묘가 성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다 피렌체 출신이었다니, 옛날의 피렌체가 얼마나 잘 나가는 곳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피렌체의 아르노 강(Fiume Arno)

얼마 전에 이 지역에 홍수가 내렸다는데, 강물이 흙탕물로 가득한 이유가 그것이었나보다

 

강변을 따라 쭉 걸어본다

 

정말 온통 흙탕물이다;;

 

우피치 미술관의 모습

 

베키오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오늘도 베키오 다리를 건너 보았다

 

역시나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다리

 

저쪽 다리는 그럭저럭 한가해 보여서 저기까지 가 보았다

 

 

 

흙탕물인데 뭔가 분위기있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아까 보았던 한가한 다리에 도착하여, 이제 여유롭게 베키오 다리를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선글라스를 끼면 사람이 뻔뻔해지는 효과는 확실히 좀 있는 것 같다

 

아예 드러누워서 피렌체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만끽!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긴 하다

 

점심은 간단히 근처 가게에서 피자빵으로 해결~

 

 

 

피렌체에서 매일 두오모를 지나치면서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뤄두었던, 쿠폴라 오르기에 도전했다

 

높이 106m의 쿠폴라에 오르니 역시 시원한 전망이 일품이다

 

바로 옆에 있는 조또의 종탑

 

여기는 대략 기차역 주변인 것 같다

 

종탑에 올라가서 전망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저기서 보면 뭔가 다를까 싶어서 나중에 결국 여기도 올라가고 말았다 ㄷㄷㄷ

 

혼자 낑낑대면서 최대한 엉성한 폼으로 셀카를 찍고 있으면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그걸 보고 불쌍해하며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 내가 여행 중에 자주 써먹었던 방법...^^

 

두오모의 웅장한 지붕의 모습이 코 앞에 펼쳐지는 걸 보니, 여기가 쿠폴라 맞구나 하고 비로소 실감이 난다

 

나만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쿠폴라 등정(?)을 무사히 마치고 내려와서 맛있는 젤라또를 섭취하였다

무난한 초콜릿맛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쌀맛(Riso)을 선택!

정말로 쌀알이 속에 들어있는 신기한 맛이었다

 

쿠폴라 올라갔으면 됐지...하고 돌아가려다가

괜히 저 조또의 종탑이 계속 눈에 밟힌다

결국 저것도 한 번 올라가보기로 결심한다

 

올라와보니 전망이야 거기서 거기긴 한데, 쿠폴라 지붕을 상당히 가까이에서 잘 볼 수 있다는 특이사항 하나는 있다

 

어차피 두오모 바로 옆에 있는 탑이라 보이는 풍경은 거의 흡사했다

 

여기서 보니 또 쿠폴라에 올라가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종탑보다는 쿠폴라 쪽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단점이라면 저렇게 철망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카메라 렌즈를 사이에 들이밀고 찍기엔 좋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모습은 다소 정신사납게 보이는 감이 약간 있다

 

'그냥 쿠폴라만 올라가보는게 낫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고 이제 내려간다

 

약간 시간이 남아서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이라는 곳에 입장하였다

두오모 안에 있었던 예술품들을 따로 모아서 전시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런가보다...하고 어영부영 구경하다가 나왔다

 

관광을 마치고,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어떤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습관적으로 일단 맥주부터 시켜놓고 본다

 

현지에서 먹는 까르보나라의 맛은 어떨까?

좀 양이 적긴 했지만 맛은 꽤 좋았다

 

스테이크 어쩌고저쩌고...하고 메뉴에 쓰여 있어서 주문했는데 내가 예상했던 스테이크는 아니었다

그래도 고기 맛은 상당히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내일부터는 로마로 이동하여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피렌체에서 다녀본 곳들을 천천히 되짚어보며 걸어 보았다

 

배를 타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다

 

강가에 세워진 건물들은 독특한 하부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베키오 다리의 모습 또한 자세히 보니 그랬다

 

시뇨리아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이 많았고

 

베키오 궁전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멋있었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배경이었던 피렌체

홍수 때문에 흙탕물이 되어버린 강물의 모습만 빼면,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인 모습을 간직한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만 골라놓은 여행지라는 생각도 들고...(물론 남자라고 여길 싫어할 이유 또한 없다)

 

퇴근하는 회사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

 

낮에 열심히 영업하던 노점 상인들도 슬슬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야근 따위는 하지 않는 이탈리아!

 

천원샵이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 나라를 가던지 각각의 개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때때로 사람 사는건 똑같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런 순간도 있다

 

3일간 늘상 걸어다녔던 숙소 가는 길을 이제 마지막으로 걷는다

Firenze, goodbye.

 

 

 

왠지 모르게 애착이 좀 더 가는 여행지들이 있다

그런 곳을 떠날 때면 당연히 아쉬움이 더 크기 마련

피렌체는 내게 그런 곳이었고, 애착이든 아쉬움이든 그런 모든 느낌들 모두 추억으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남은 건 이제 로마와 베네치아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지만, 피렌체는 그 큰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곳이었다

글쎄, 이유는 모르겠지만 로마와 베네치아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되리라는 확신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아직 8일이나 남긴 했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이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