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58일차, 폼페이 & 포지타노 / 130609

lsgwin 2014. 4. 14. 20:45

로마에서 출발하는 이탈리아 남부투어를 신청했다

나폴리를 경유하여 폼페이, 소렌토, 포지타노를 하루에 둘러보는 일정이기 때문에 일정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투어였다

(나는 일정을 충분히 배분할 수 있었는데 왜 굳이 투어를 선택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다)

 

굳이 투어의 장점 하나를 꼽자면, 전용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점이 있겠다

첫 번째 목적지인 폼페이까지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느긋하게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루 일정에 나폴리까지 끼워맞출 수도 없겠지만, 대부분의 한국인 남부투어에서 나폴리는 빠져 있다

"나폴리는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고 볼 거리도 딱히 없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며 휙 지나쳐버리고 마는데

그냥 일정상 나폴리까지는 못 간다고 하면 되지 굳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하다

 

폼페이에 다다르자 '베수비오 화산'이 멀찌감치 보인다

아직도 활화산인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폼페이 유적지에 도착

무려 2천년 전에 세워진 당시 매우 번창했던 도시, 폼페이(Pompei)

그러나 화산 폭발로 인해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되어버리고 멸망하고 만다

 

입장!

 

당시에 사용되던 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나름대로 차도(마차...도 차로 본다면)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는 모습~

 

 

당시 건축물들은 대부분 폐허가 되어 일부 뼈대만 흔적으로 남아 있다

 

화산 폭발 당시, 쏜살같이 날아드는 화산재를 얻어맞은 사람은 이렇게 굳어버린 채로 화석처럼 되어버렸다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만 여기가 뭐하던 곳인지 짐작이라도 해 볼 수가 있다

 

그 당시에도 벽화를 그리긴 했던 모양

 

표지판 비슷한 것도 만들었나보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하여 배수시설도 갖추어놓은 모습

 

대중목욕탕도 있다...

 

목욕탕 내부

 

이건 뭐지

얼핏 보기엔 아궁이같이 생겼는데, 주방으로 사용되던 곳이 아니었나 싶다

 

마차가 지나가던 길에는 바퀴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약수터 같은 시설까지 있었다 (수도꼭지는 물론 그 당시의 것이 아니었겠지만)

 

 

폼페이 유적 전부를 돌아보려면 상당히 규모가 큰 곳이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일 투어라서 그렇게 해 줄 리는 만무하고, 그래도 나름대로 알짜배기만 골라 폼페이 구경을 마쳤다

 

점심식사

 

투어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늘 그렇듯이, 맛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나오긴 하는데 맛은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

 

그래도 맥주 맛은 변하지 않을 테니 믿을 건 오직 이거 뿐~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준다

뭐 하여간 시장이 반찬이라 그럭저럭 많이 먹긴 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소렌토를 잠시, 아주 잠시 들린 후에 포지타노로 향한다

 

 

 

소렌토(Sorrento)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전통 노래, 바로 그 소렌토가 여기에 있다

남부투어에서는 소렌토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고 전망대에서 잠깐 구경이나 하라고 내려준다

 

최대한 멋있게 찍어보려 했으나 좀 아쉬운 구도가 되어버렸다

 

깨알같이 보이는 수많은 파라솥과 해수욕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

우리나라 해수욕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해안선이 참 아름답게 생기긴 했다

 

우리가 달려온 길이 저렇게 절벽 끄트머리에 있었단 말인가

뒤늦게 알고 나니 괜히 섬뜩해진다

 

이 전망대에서 나름대로의 명물이라는 레몬 쥬스도 한 잔 마셔본다

너무 당연해서 허탈할 지경이겠지만, 많이 시다

 

정말 쥐꼬리만큼의 시간을 소렌토 전망대에서 보낸 뒤,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최종 목적지 포지타노로 달려간다

 

드디어 포지타노(Positano)에 도착!

아말피 해변에 위치한 휴양도시 포지타노는, 친퀘테레와 비슷하게 해안 절벽 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인 투어를 해도 결국 사진은 셀카;;

 

좁은 길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가면서 해변가에 가 보기로 했다

 

 

바다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모습

안그래도 따뜻한 나라인데다가 그 중에서도 남부지방이니... 6월임에도 날씨는 이미 한여름이다

 

얼핏 보면 친퀘테레의 6번째 마을인가 싶을 정도로 친퀘테레의 분위기와 유사하다

 

가이드가 은근히 보트투어를 유도한다...

저런 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돌면서 15유로를 받는데, 사실 그리 끌리진 않았으나 "내가 가이드생활 하면서 포지타노 보트 타고 후회한 손님 한 번도 본 적 없어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혹해서 탑승^^

 

바다 위에서 보니 분위기가 다르긴 하다

 

 

 

 

경치도 물론 아름답긴 했지만,

그것보단 이런 배를 꽤 오랜만에 타 보았기 때문에 배 타는게 은근히 재미있던 느낌이 더 컸다

이미 친퀘테레를 다녀온 후라서 비슷한 컨셉의 모습이 그리 와닿지 않았던 점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저렇게 노는 현지인들이 부러울 따름...

 

캬... 저건 정말 부럽다

 

보트투어는 기대와는 달리 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어느덧 30분이 다 되어가면서 출발 지점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상당히 아름답고 멋있는 곳이었는데 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걸까

단지 친퀘테레를 먼저 다녀왔다는 이유 때문에?

 

모르겠다

 

어쨌거나 남는 건 셀카 뿐~

 

배에서 내리니 또 다른 배가 있다

 

이 좋은 해변을 놔두고 굳이 30분짜리 보트를 탔어야 했을까

 

잠시 혼자서 마을을 둘러본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굳이 여행사 투어로 왔을까

 

마을을 둘러보는 느낌 또한 친퀘테레와 비슷하다

왜 이런 가파른 절벽 위에 마을을 지은 건지 신기하면서도 의아할 따름

 

결국 포지타노는 이 모습 하나만 기억에 남는다

 

남부투어는 여기서 종료되고, 이제 로마로 돌아간다

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약간의 교통체증이 동반되어 4시간 30분 가량 걸려서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늦은 저녁 시간대가 되었다

가이드가 배고픈 사람 케밥 하나씩 사준다고 해서 얻어먹었다

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으로 기억된다 ^^

 

오늘 하루의 마무리는 젤라또로~

riso는 정말정말 중독성있다!

 

남부투어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건 사실상 자유여행이 아니라 패키지 수준이기 때문에 좀 더 여유롭고 충분한 시간을 갖길 원한다면 투어 대신 개별적으로 방문하는 게 훨씬x1000000 좋을 것이다

시간은 없고, 폼페이나 포지타노 같은 곳은 가 보고 싶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겠지만... 그럴 바에는 로마에서 하루 더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알차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 같다

 

어느덧 로마에서의 일정도 딱 하루 남았다

내일은 아직 둘러보지 못한 많은 로마의 명소와 유적들을 찾아다니면서, 드디어 머나먼 여정의 종착지인 베네치아로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