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60일차, 베네치아 / 130611

lsgwin 2014. 4. 21. 23:53

물 위에 지어진 도시, 베네치아(Venezia)

북구의 베네치아라는 스톡홀름, 독일의 베네치아라는 밤베르크와 같은 도시들을 방문해본 적도 있지만

막상 가서 보면 그냥 강가에 지어진 도시일 뿐, 전혀 베네치아와 같은 모습은 느껴지지 않았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도시 베네치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행의 마무리는 꼭 베네치아에서 하고 싶었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내륙쪽의 메스트레(Mestre)와는 철도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차량을 통한 이동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베네치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바로 배!

그 중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수상버스인 바포레토(Vaporetto)이다

노선이 그리 많지 않아서 처음 온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저런게 바로 바포레토 정류장~ 

 

2번 바포레토를 타고 바다 위를 쭉 달린다 

 

어째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싶었더니...

방향을 반대로 탔던 것이었다;;

다행히도, 순환형 노선이라 좀 오래 걸릴 뿐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있었다^^ 

 

성당으로 보이는 건물 앞에 아주 기묘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굳이 저런 거 없어도 충분히 특이한 곳인데...

 

좀 돌아가긴 했지만 어쨌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베네치아 여행 시작!

 

 

베네치아 하면 역시 이런 모습이 떠오른다 

 

 

두칼레 궁전의 모습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연결해주는 다리인데, 여길 건너는 죄인들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란 생각에 탄식을 내뱉었던 곳

 

두칼레 궁전 옆에는 돔 지붕을 가진 '산 마르코 대성당'이 있다 

 

기념사진을 찍는다 

 

산 마르코 대성당과 그 앞에 펼쳐진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두 개의 기둥이 높이 세워져 있다 

 

두칼레 궁전에 들어가서 내부 투어를 했다

두칼레 궁전은 베네치아의 통치자인 도제(Doge)의 관저로 사용되던 건물이라고 한다

 

 

 

베네치아의 로망, 그건 바로 곤돌라! 

 

궁전에서 바라본 베네치아 해변의 모습

 

아까 본 성당의 돔지붕이 한 개가 아니었구나...

 

탄식의 다리에서 바라본 바깥 세상은 이렇게 생겼다

감옥으로 끌려가며 탄식을 내뱉던 옛 사람들처럼, 나도 그냥 아무 이유없이 탄식을 내어 보았다

 

딱 봐도 여긴 감옥

그 유명한 카사노바도 이 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궁전과 감옥 구경을 마치고 다시 밖으로...

 

성당 앞에 있는 시계탑

 

등대 역할을 하는 높이 96m의 종탑

지금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가 바로 '산 마르코 광장' 

 

나폴레옹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곳,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극찬했던 곳이 바로 이 광장이었다고 한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밟아보는 유럽의 마지막 광장이 되겠지... 

 

광장에서 바라본 산 마르코 대성당

옆에서 보면 돔이 잘 보이는데 앞에서 보니 돔이 가려지면서 다른 느낌이 난다

 

왜 이런 곳에 건물을 짓고 도시를 만들었을까

보기엔 참 운치있고 멋있어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이한 곳에 도착한 기념으로... 

 

좁은 골목길과 다리로 이루어진 베네치아의 거리

길눈 어두운 사람이라면 여기가 어디인지 지도와 매치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지나가다 발견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징어먹물 스파게티와 맥주

예전에 스페인에서 오징어먹물 빠에야를 먹어보기도 했는데, 이 오징어먹물이 참 묘한 맛을 낸다

처음엔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익숙해지만 중독성있는 맛인 것 같다

 

 

 

 

 

이 긴 줄은 산 마르코 종탑에 올라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약간의 기다림 끝에 종탑에 올라가서 보니, 가히 장관이다 

 

저 뒤에 조그만 섬에는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있다

마치 성당이 물 위에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느낌도 좀 든다 

 

산 마르코 광장

무언가... 가슴 벅찬 기분이 드는 것 같았다 

 

바다를 등지고 보면 그냥 육지 위에 세워진 평범한 도시 같기도 하다

 

다시 산 마르코 광장 

 

여기 노천카페는 자리값 때문인지 정말 더럽게 비싸다;;

분위기 좀 내볼까 하다가 커피 한 잔에 8유로... 이런 식이라 이건 아니다 싶어서 포기

 

 

 

드디어 곤돌라를 몰고 가는 사람을 발견~

근데, 손님도 안 태우고 혼자 몰아?

 

베네치아에서도 유명한 젤라또 가게가 있었다

하여간 이탈리아에서 먹는 젤라또는 황당할 정도로 맛있단 말이지...

 

뒤집힌 S자 모양으로 베네치아 섬을 가로지르는 대운하(Canal Grande)

 

바포레토는 쉼없이 이 대운하를 가로지르며 수많은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을 실어나른다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

티치아노를 비롯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사실 살짝 멘붕 상태에 빠져서 거의 작품은 보는둥마는둥 하다가 나왔다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여기에 티치아노의 카인과 아벨이라는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어디로 옮겨놓은 모양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성당 내부의 모습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건설된 토대는 바로 이런 나무기둥이 밑받침이 된다

그 위에 지반을 다지고 도시를 세웠다는 점 자체는 당시 기술력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일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지반이 약한데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겹쳐서 베네치아는 존립의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미 1층은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건물들도 많다고 하니... 이러다 언젠가는 베네치아에 오고 싶어도 못 오게 될지도 ㅠㅠ

 

그런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베네치아는 여전히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도시임에는 변함이 없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물이 흐르는, 사진으로만 가능할 것만 같았던 바로 그 모습을 지금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얼른 베네치아에 와야겠다는 생각들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베네치아에는 항상 관광객들이 많다

유일한 이동수단인 바포레토는 덕분에 언제나 초만원 상태...

 

저녁은 이탈리아니까 역시 피자!

토마토 소스에 치즈만 올려서 굽는 마르게리따 피자는 얼핏 생각해보면 좀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긴 하는데

일단 맛을 보면 기가 막히다

딱 기본적인 재료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피자 맛을 낼 수 있다는 이들의 자부심이 마르게리따 피자에 녹아있는 건 아닐까 싶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가장 아름다운 다리인 '리알토 다리(Ponte de Rialto)'

밤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베네치아가 여행의 마지막이어야 했던 이유

이거면... 설명이 될까?

 

극도의 만족감, 극도의 아쉬움, 극도의 허탈함이 한데 어우러진 기괴한 감정 상태

 

베네치아에서의 첫 번째 하루는, 그렇게 뭔가 바쁘게 돌아다닌 듯 했지만 뭘 한건지 하나도 기억나질 않는, 그런 묘한 날이었다

 

내일 하룻밤이 더 있긴 하지만 귀국 전날 술을 마실 순 없는 노릇이니 오늘이 사실상의 마지막 술자리(?)라고 봐야겠다

이날 넬 신보 Escaping Gravity가 나와서 와이파이 잡고 들어보았다

술은 술대로 취하고, 나는 나대로 서글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