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3 Europe

61일차, 베네치아 / 130612

lsgwin 2014. 4. 27. 22:09

베네치아 자체도 하나의 큰 섬이지만,

바포레토를 타고 여기저기 다닐 수 있는 자그마한 섬들도 베네치아 주변에 많이 있다

오늘은 무라노와 부라노를 다녀온 후 베네치아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을 즐기기로 했다 ㅠㅠ

 

바포레토로 대략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무라노(Murano) 섬

 

베네치아 뿐 아니라 주변 섬들도 차량 통행은 전혀 없고 뱃길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무라노는 유리 공예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가격대는 좀 황당할 정도로 비싼 편

물론 잘 찾아보면 적절한 가격의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베네치아에 비해 건물의 색상이 다채롭고 화사한 편

 

하필 파란색 셔츠를 입고 온 탓에 색상이 상당히 튄다

 

어떤 이름모를 성당

 

거리에 놓인 조형물도 유리공예품

 

베네치아에 비해 조금은 더 여유로운 분위기

 

 

 

 

평범한 다리지만 왠지 느낌이 있다(?)

기분 탓인가...

 

다리 위에서 바라본 모습

보고만 있어도 좋다

 

이런 곳에서 살려면 배 한 척은 필수...

 

 

이게 다 누가 갖고 있는 배들인지...

정말 1가구당 1척씩은 가지고 있는 걸까?

쓸데없이 궁금해진다

 

 

아마도 무라노에선 가장 큰 성당, '산타 마리아 에 도나토 성당'

 

유리 박물관(Museo Del Vetro)

사실 박물관이라기보다는 공예품 전시관에 가깝다

무라노가 유리 공예를 시작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라던지 하는 부분도 약간은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나름 도움이 되었다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일단 맥주부터 한 잔 시킨다

 

해물 스파게티

 

오징어 먹물을 가지고 만든 이름모를 요리

아주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은 했다

 

베네치아 주변 섬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런 화사한 색감이 주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꽃 색깔조차 건물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선택된 것 같다

 

무라노를 떠나기 전 마지막 셀카

 

등대 근처에 위치한 바포레토 선착장에서 다른 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린다

 

 

 

여기는 부라노(Burano) 섬

무라노와 이름이 비슷해서 상당히 헷갈리는데

마을 풍경도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에 사진만 보면 도대체 뭐가 다른건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라노가 최근에 유명해진 이유는 사실 아이유의 '하루 끝'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진 게 가장 크다^^

여기서 한국인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유 때문에 오신거죠?"

"아, 아닙니다;;"

"에이~ 여기 온 남자는 다 아이유 때문이라던데요 ㅋㅋ"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갔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하루 끝 발매가 2012년 5월이었으니 그 때 이후로 부라노에 관한 여행 후기가 급증하긴 했다

그 전에는 "그냥 이런 예쁜 섬이 있더라..." 정도였는데 역시 아이유가 킹왕짱

 

아이유 팬들은 뮤직비디오에 나온 장소를 일일이 캡쳐해서 직접 찾아보기도 하던데...

소시가 해외에서 뮤직비디오 안 찍는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ㄷㄷㄷ

 

그나저나, 어렵게 이런 좋은 곳까지 찾아왔는데 계속 아이유 얘기만 하게 된다;;

 

아마 부라노에서 본 유일한 높은 건물이 저 성당일 것이다

 

여기도 부라노에 있는 유일한 광장이 아닐까 싶다

 

...갑자기 처용가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개팔자가 상팔자란 말은 역시 거짓이 아니었다

 

서양인들이 보기에도 희귀한 장면이었는지 많이들 힐끔힐끔 쳐다보고 간다 ㅎㅎ

 

'꽃이 참 잘 어울리는 마을'

부라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아이유 뮤비 찍은 데...가 아니라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아무래도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다 보니 여성 여행객의 비중이 꽤 높다

한국인 남자가 혼자 다니면 딱 아이유 덕후로 오해받기 십상...

 

이런 곳을 좋아하는 걸 보면 나의 여행 방식에는 꽤 여성적인 감성이 많이 묻어있는 것 같다

 

어느덧 걷다보니 섬의 끄트머리에 이르렀다

역시 별로 큰 섬은 아니구나 싶었다

 

여름철이면 불볕더위가 작렬하는 곳이다 보니 저런 그늘은 필수로 있어야겠다

 

 

 

아이유 덕후는 아니지만

내 안에 내재된 본능적인 어린 여가수에 대한 빠심(?)이랄까, 그런 게 좀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

 

어쨌거나, 뮤비 촬영지까지 와서 듣는 음악이란 참 기가 막히다!

 

무라노, 그리고 부라노

어딜 가나 이런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잠시만 돌아다니다 보면 식상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베네치아까지 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사진으로만 보고 만족하며 돌아간다면 너무 아쉽지 않을까

식상하건 말건 간에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일단 가 보고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리라 본다

아무튼 여긴 나에겐 대단히 만족스러운 여행지였다^^

 

 

 

다시 베네치아에 와서...

너무 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허겁지겁 젤라또부터 흡입했다 (Grom이라는 나름 유명한 젤라또집)

이탈리아의 젤라또와 피자는 몇 번을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언제나 환상적인 맛을 선사한다

 

리알토 다리

어제는 밤에, 오늘은 낮에 보게 되었다

 

무라노와 부라노에 있다가 베네치아를 보니 확실히 분위기의 차이가 느껴진다

 

곤돌라 한 번 타는 게 베네치아 여행자들의 로망이긴 한데, 160유로 정도는 든다 하니 홀로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마지막 저녁식사

베네치아에서 아쉬웠던 점을 하나 꼽자면, 이왕이면 마지막 식사는 근사하게 하는게 좋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나름대로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이 스프도 괜찮긴 했는데...

돈 좀 쓰더라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식 풀코스를 즐겨보았으면 어땠을까...

그냥 차라리 피자나 한 번 더 먹어볼걸 그랬나...

 

아마 뭘 선택했더라도 아쉬움은 남았겠지만 말이다

 

정말, 정말 이제는 마지막

아쉬움에 여기저기 다녀보긴 하지만 허탈한 감정은 어쩔 수 없다

 

 

다시 찾은 베네치아 광장

베네치아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엔 여기로 올 수밖에 없긴 하다

 

 

가만 보니 광장 좌우의 건물 형태가 다르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열리는 기간이었나보다

여기저기서 광고판을 발견했지만 시간상 관람하긴 어려울 듯 하다

 

베네치아에서 원없이 타본 유일한 교통수단 바포레토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 대중교통이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결국 또 다시 온 베네치아 광장

마지막 밤은 여기서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광장의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는 후기가 많았던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 같다

 

베네치아 광장 명당 자리에 위치한, 극악의 가격대를 자랑하는 카페 플로리안

저녁시간이 되니 야외에서 음악을 연주해준다

다행히 음악을 감상하는 건 무료^^

 

 

 

 

 

베네치아 광장의 야경

비교적 좁고 긴 형태의 광장이라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내가 별로 못 찍는건가...)

하지만 이 광장 한가운데에 서서 느꼈던 감동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아저씨가 찍고 있는 모습은...

 

아마도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LOVE"

 

이번 여행 초반부였던 빈에서 어떤 서양인 여행객을 만난 적이 있다

트램을 기다리던 중에 잠시 빈이 좋네, 프라하가 좋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여행 기간이 얼마나 되니?" - 물론 대화는 영어로 나누었다

"두 달."

"That's crazy! 왜 그렇게 오래 있어?"

"Because, I LOVE Europe."

 

한낱 맥주광고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걸 보니 문득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꿈만 같았던 두 달간의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방법은 없을 것 같고, 그냥 한 마디로 정리하고자 한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