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Beijing

베이징 3박 4일 Preview

lsgwin 2014. 5. 7. 22:15

2014. 5. 3~6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주말과 붙어서 초대박 황금 연휴가 만들어졌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런 걸 보면 역시 부처님은 자비롭다^^)

이런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지!

3박 4일로 갈 만한 여행지를 물색하던 중, 대륙의 수도 베이징이 떠올랐다

 

작년 겨울쯤부터 해서 항공권과 숙소를 물색하였고

계획을 짜던 도중 친구 한 명이 일행으로 함께하게 되어 모처럼 심심하지 않은 여행이 될 수 있었다

 

 

 

* 항공권 : 중국남방항공

국적기를 놔두고 중국 항공사를 택한 이유는, 사실 너무 뻔하지만, '가격'이다

베이징 왕복 기준으로 한국 항공사에 비해 대략 10~20만원 정도 더 저렴한 편이다

아무래도 서비스 면에서는 약간 부족하겠지만, 2시간이면 도착하는데 그리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우려(?)와는 달리 기내식도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 숙소 : Beijing Novotel Peace

고된 3박 4일간의 피로를 풀어줄 숙소 선택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

위치, 청결도, 서비스, 요금, 조식 포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한 호텔인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굳이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灯市口역이 좀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어딘가로 이동할 때 거리상으론 가까운데 환승을 여러 번 해야 해서 시간이 꽤 많이 걸리게 되는... 그런 부분이 약간 아쉽다

 

* 비자 취득

미국도 ESTA 제도로 바뀌면서 비자가 면제된 마당에, 중국은 아직도 비자를 받아야 입국이 가능한 나라다

귀찮은 절차가 하나 늘게 될 뿐 미국 비자 따는 것처럼 서울까지 가서 미팅하고 재수없으면 퇴짜맞고;; 이런 일은 없지만

제일 맘에 안 드는 건 아무래도 비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겠지...ㅎㅎ

단, 2인 이상이 동일한 여정으로 여행할 경우 '별지비자'라는 일종의 단체비자 취득이 가능하며 비용도 더 저렴하다

우리의 경우 2인 별지비자 비용으로 1인당 37,000원 들었다

 

* 현지 물가

'식비를 제외하면' 매우 싸다

지하철이 환승도 되면서 무조건 2위안... 한화로 400원도 안하는 셈이니 말 다했지

다만 그럴싸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게 주어야 한다

추천 메뉴는 두말할 필요 없이 훠궈와 북경오리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다른 건 중국 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만큼은 한국인 입맛에 맞아 누구나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 (개인적인, 아마도 다들 공감할) 베이징 하이라이트

1. 만리장성

말이 필요한가?

베이징 여행하러 온 사람 중에 만리장성을 보지 않고 돌아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팔달령, 거용관, 모전욕 등 장성 중에 몇몇 구간만 입장이 허용되기 때문에 이 중에 어딜 가느냐가 문제일텐데...

사실 단순하다: 관광객들로 미어터지는 꼴을 즐기는 편이라면 '팔달령' - 덕분에 대중교통이 비교적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다

                     그게 아니라면 '모전욕' - 다만 버스가 하루에 딱 2대 뿐이고 소요시간도 길다(2~3시간)

                     (거용관 등 다른 코스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2. 자금성(고궁) 

보통 한국에서 '자금성'이라고 불리우는 이 어마어마한 궁궐은 현지에서는 주로 '고궁(故宮)'으로 통한다

우리는 그냥 정문에서 후문으로 일직선에 가깝게 가로지르는 최단 루트를 선택했지만 그마저도 몇 시간 걸렸다

우리의 경복궁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 훌륭한 유적이긴 하지만, 고궁에 비해 규모와 디테일의 측면에서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을 듯

물론 이런 걸 굳이 비교하면서 볼 필요는 없다! 그저 이 거대한 대륙의 기상을 온 몸으로 느끼면 된다

 

3. 이화원

중국 황실의 여름 별궁이었던 곳

청나라의 그 악명높은 '서태후'가 이 곳을 심하게 좋아한 나머지 서양에게 파괴당했던 이화원을 재건하고 호화롭게 꾸미는 데에 매우 열중했다고 한다

이 곳에 처음 들어설 때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둘러보고 나올 때 쯤엔 '이러니 나라가 망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4. 천단공원

황제들이 제사를 올렸던 중국 최대 규모의 제단

한가운데에 위치한 '기년전'은 천단공원의 백미

사진으로만 보면 "별 거 아니네~" 싶은데, 막상 직접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일정 계획에 있어서의 Tip

보통 3박 4일 정도로 많이 가는 것 같은데, 위의 4곳을 각각 하루씩 중점적으로 보면 될 것이다

나머지 동선은 그에 맞게 알아서 짜면 되는데...

이 베이징이라는 곳이 지도로 보면 금방 갈 것 같은 거리도 막상 가려고 보면 상당히 먼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각각의 명소들의 규모가 실로 거대하기 때문에 충분히 돌아보는 데 최소 3시간 정도(천단공원은 2시간 정도?)는 걸린다

그렇게 하루종일 걷다 보면 다리에 힘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결론은, 웬만하면 한 두 정거장 거리로 보이는 짧은 거리도 지하철을 이용하도록 하자...라는 거다

400원 아끼려다가 4일 정도 다리에 알 배길지도 모른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상당히 만족스럽고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시간을 보냈다

베이징은 얼핏 보면 한국의 여느 대도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보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여기에 익숙해지고 나서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뭔가 "대륙스러운" 부분들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좀 심하다 싶은 대기 오염,

동남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혼란스러운 교통 질서,

싫다고 해도 100미터 가량을 질기게 쫓아오는 근성의 호객 행위,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조차 전혀 통하지 않는 답답함,

씹히는 순간 "아..." 하는 탄식이 절로 쏟아져나오게 만드는 중국 향신료의 위엄,

 

이런 점들을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행자로서의 아량이 준비되어 있다면, 베이징으로 한 번 떠나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