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4 Beijing

第3日 / 140505

lsgwin 2014. 5. 19. 19:27

만리장성 가는 날!

 

만리장성은 워낙 규모가 거대한 곳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에서는 일부 구간만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 '팔달령(八达岭)'이란 곳인데, 후기를 읽어보니 장성 구경 대신 사람 구경만 하게 생겼다

좀 더 느긋하게 장성의 위엄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모전욕(慕田峪)'이라는 곳을 딱 발견! ^^

 

동직문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867번을 타고 2~3시간 정도 걸려서 갈 수 있다고 해서 버스를 대기중이었다

단점이라면 하루에 딱 2대, 7:00과 8:30 출발편밖에 없어서 8시 30분부터 기다리고 있는데...

이 놈의 버스가 올 생각을 않는다;;

게다가 줄이 꽤 길어서 까딱 잘못했다간 좌석에 못 앉고 서서 2시간 동안 버스를 타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 ㄷㄷㄷ

 

한 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직원이 "버스는 10:00에 출발"한다고 해서 일단 갈 수는 있겠구나 싶었다

(왜 늦는지, 언제 출발할 예정인지 안내 좀 미리 해 주는게 어렵나... 물론 중국에서 그런 걸 기대한 내가 바보지만...)

그리고 기적적으로 마지막 남은 좌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하여 편안하게 모전욕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모전욕 장성에 도착

 

한국어 안내판도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만리장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그냥 '장성'이라고만 부른다

 

장성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운다

 

서브웨이 특유의 재료 하나하나 골라서 주문하는 방식은, 처음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몹시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진다

아무튼 맛은 있네...

 

 

 

이제 본격적으로 장성 탐방을 시작한다

 

낙타...가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다

 

체력 안배를 위해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기로 했다

걸어서 올라가도 30분 정도면 간다고는 하는데, 나중에 느꼈지만 케이블카 타길 잘했다 ㅎㅎ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니 은근히 신난다

 

'중국 케이블카'라니... 왠지 좀 의심이 가긴 하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케이블카로써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서서히 드러나는 장성의 위엄...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모전욕 장성 초입에 올라와보면 중국 관광지 등급 중 최고급인 5A급 관광지라는 비석을 발견할 수 있다

 

모주석어쩌구저쩌구...하고 쓰여있는데 모주석 앞에 있는 두 글자는 잘 안보인다

산꼭대기까지 와서 이런 걸 하라고 시키는 놈이나, 그걸 하고 있는 놈이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장성 안내도가 있긴 한데 뭐 굳이 지도까지 보면서 다닐 필요는 없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 장성에서 뒹굴다가 내려오면 된다

 

드디어 장성에 발을 내딛는 순간!

 

어찌보면 이거 하려고 베이징에 온 거 아니겠는가

 

사진이나 영상에서 숱하게 봐서 뻔히 예상 가능한 풍경,

그걸 실제로 보고 느끼고 밟고 숨쉬고 있다...

 

일정 구간마다 놓여있는 성채

 

성채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안에서 밖을 내다본 모습

 

일단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계속 걷는다

 

바닥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아서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은근히 힘들다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가야지

 

저...기 꼭대기까지가 관광객이 갈 수 있는 한계인 듯 하다

 

뭐한다고 술을 이렇게 정성스레 세워놓았는지...

 

이제 마지막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가야 한다...

 

휴우 ㅠㅠ

 

진짜 마지막 고비... 

 

도착!

여기가 끝인 거 같긴 한데, 굳이 더 올라가보는 사람도 있긴 있더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도무지 장성의 끝이 어딘지 보이지도 않는다 

저기 뒷편에 있는 산까지 계속 이어져 있을 텐데...

대륙의 기상이 정말 징하긴 징하다

 

다 올라왔으니 이제 하산 

 

여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고

확실히 팔달령 가는 것보단 여기가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아까 타고 올라왔던 케이블카를 발견~

내려갈 때도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긴 하지만 우리는 그냥 걸어서 내려갔다

 

저...쪽 산 꼭대기에 군데군데 성채가 지어져 있고 장성이 이어져있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아마도 옛날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대포의 흔적

 

장성 구경은 이제 원없이 한 것 같으니 다시 버스정류장 쪽으로 내려가야겠다

장성 옆 샛길로 빠지면 산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갈 수 있다

 

 

그냥 평범한 등산로를 걷는 느낌이다

 

'환경보호'라는 개념이 중국에도 있긴 있는 모양이군 

 

우린 걸어서 내려갔지만, 놀이기구처럼 생긴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옆에서 슬라이드가 지나가길래 찍어보았는데... 그다지 속도감있게 내려가는 건 아닌 모양

 

장성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서,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맥주와 간단한 음식을 주문했다 

 

우육면 

 

만두

그럭저럭 맛은 있는데... 메뉴판에 가격이 안 적힌게 좀 께림직하더라니만 바가지도 보통 바가지가 아니다;;

모전욕 입구쪽에 있는 허름한 중국요리집 절대 가지 말 것 ㅠㅠ

 

뒷맛이 좀 찝찝하긴 했지만 어쨌든 장성을 직접 밟아보고 오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여 기분이 좋았다

허나 그 찝찝한 뒷맛이 결국 큰 재앙을 초래하였으니...

버스정류장에 와서 보니 아침에 섰던 줄보다 약간 더 길어보였다

그 말인즉슨, 돌아가는 버스는 서서 타고 가야 한다는거지...ㄷㄷㄷ

 

저걸 먹기로 한 결정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선택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ㅠㅠㅠㅠㅠㅠ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베이징 시내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마지막 저녁식사는 좀 근사한 곳에서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베이징에 왔으니 빼놓을 수 없는 베이징 덕, 중국어로 베이징카오야(北京烤鴨) 요리를 먹으러 갔다

여기는 베이징에서 유명한 오리요리 가게 중 하나인 '대동 카오야' 

 

두명이서 한 마리는 많을 것 같아 반 마리만 주문

 

테이블 바로 옆에서 고기를 슥슥 잘라서 접시에 얹어준다

 

살코기는 그냥 흔한 오리고기 맛인데 껍질이 정말 대박!

말 그대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오리육수도 나온다 

 

후식은 달콤한 검은깨죽 

 

그리고 예쁘장하게 썰어놓은 참외까지

고기 맛도 좋은데다가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대만족이었다^^ 

 

주방이 유리창을 통해 공개되어 있는 구조였다

하루종일 열심히 오리고기를 구우려면 힘들겠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찾아간 곳은 스차하이(什刹海)

호숫가에 위치한 분위기있는 카페나 바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니 괜찮을 것 같아서 가 보았는데... 

 

어... 물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근데 소위 '삐끼'가 장난 아니게 많을 뿐더러, 우리나라처럼 무시하고 지나가면 포기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따라온다;; 

 

포기를 모르는 근성가이 삐끼들만 빼면 어쨌든 분위기는 꽤 괜찮다

 

호숫가에 있는 수많은 가게들이 각자 열심히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들으면 온갖 음악이 뒤섞여 시끄러워 죽겠다 

 

돌아다니다 보니, '여긴 혼자 왔으면 좀 쓸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쉴새없이 들이대는 삐끼들에 질려서 결국 마음에 드는 곳 한 곳에 들어가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중국산 IPA 맥주라는데, IPA 자체가 나랑은 그닥 맞지 않는 듯...

 

스패니쉬 음악을 연주하는 곳인 모양이다

 

스차하이는 차라리 낮에 갔으면 호수에서 배도 타 보고 경치 구경이나 거리 구경 하는 재미가 있었을 것 같은데

야경이 예쁘고 분위기 좋다는 밤에 가니 질리도록 삐끼만 만나다가 끝나버린 기분이 없지않아 있다

 

모자란(?) 술과 음식은 호텔방에 와서 채운다

호텔 룸서비스 치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치킨 요리를 주문해 보았다

 

중국 음식은 입에 잘 맞지 않는 게 많아서 안전하게 신라면을 골랐으나...

중국에서는 신라면조차 맛을 현지화시켜서 파는 모양이다;;

 

마지막 밤

3박 4일은 역시나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