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5 Kyushu

2박3일 큐슈 여행 - 나가사키 / 150218

lsgwin 2015. 4. 1. 22:01

설 연휴를 이용해서 짤막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저번에 후쿠오카와 유후인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때 가지 못했던 나가사키와 구마모토를 위주로 가 보기로 했다

 

 

 

나가사키를 돌아보려면 나가사키 역에서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게 동선 짜기에 효율적인 듯 하다

맞은편에 버스터미널도 있고, 아무래도 이 동네가 교통의 중심지 역할이니까~

 

큐슈 지방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산큐 패스'

3일간 북부 큐슈 지방의 고속버스와 시내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6천엔이라고 써 있긴 한데, 한국에서 미리 구입해가면 약간 더 저렴하다

 

나가사키의 교통수단 하면 주로 전차를 많이 떠올리는데, 이것 때문에 나는 시내버스를 주로 이용하였다

 

나가사키에 온 가장 큰 이유, 나가사키 짬뽕을 먹기 위해 '시카이로(四海樓)'라는 유명한 식당으로 갔다

 

면발이 우리나라처럼 쫄깃하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느낌

재료에는 센 불로 볶아낸 '불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내 입맛에는 괜찮았는데, 블로그 후기를 읽어보면 호불호가 좀 갈리는 듯 하다

 

 

 

나가사키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어딜 가 볼까 고민하다가 구라바엔(Glover Garden)이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에 나가사키의 명물인 카스테라를 파는 가게들이 몇 군데 보였다

 

역시 구라바엔 가는 길에 보이는 '오우라 성당'

 

여기가 바로 구라바엔 입구~

구라바엔(グラバー園, Glover Garden)은 스코틀랜드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토마스 글로버라는 상인이 1863년에 건설한 저택과 정원이라고 한다

 

 

이런 대규모의 저택에 당연히 있을 법한 분수대가 보인다

 

도크하우스, 그러니까 배를 수리하기 위해 조선소에 집어넣은 동안에 승무원들이 머물던 건물이라고 한다

 

그 앞에는 이런 연못에 금붕어들이 헤엄치는 중

 

아마 누군가의 저택이었던 거 같은데...

 

 

이런 식으로 당시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저택이었을 것이다 

 

 

비슷한 내부 구조 

 

 

 

 

 

뭐... 그냥 별 생각 없이 쭉 돌아보았다

예쁘장하게 잘 꾸며진 정원이 나름 인상적이긴 한데, 뚜렷한 이 곳만의 특징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 사람이 바로 그 토마스 글로버

나름대로 장사를 잘 했으니 이런 큰 저택도 짓고 했던 게 아닐까... 정도로 추측해본다

 

구라바엔에서 바라본 나가사키의 모습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목포 같은 느낌이 났다

아무튼 구라바엔 구경은 여기까지... 

 

아까 미처 찍지 못한 오우라 성당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간다 

 

어디에나 있는 차이나타운, 여기는 나가사키의 신치 차이나타운! 

 

우리나라는 설 연휴,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춘절이 되겠다

어지럽게 달려있는 빨간 등은 춘절 기간이라 달아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것도 춘절이라 세워놓은 임시 조형물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셀카를 별로 많이 안 찍은 것 같다 

 

나가사키의 특색이라면 역시 도로를 지나다니는 전차가 아닐까?

관광지 여기저기 다니기 알맞게 노선이 짜여져 있어서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사실 나가사키에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는 않다...) 

 

어쩌다보니 이번 여행 컨셉은 먹방이 된 느낌...

'욧소(吉宗)'라는 나가사키에서 아주 오래된 식당으로 갔다

 

일식집에 가면 맨 먼저 나오는 계란찜

그걸 '차왕무시'라고 하는데, 이 집의 유명한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이 차왕무시였다

밥까지 세트로 시켰는데 어차피 아까 짬뽕을 먹었던 터라서 밥은 빼는 게 좋을 뻔 했다

 

아무튼, 이 차왕무시는 나름대로 속에 재료가 알차게 들어가 있어서

'무슨 계란찜을 이렇게 비싸게 받고 팔어?' 싶다가도 먹다 보면 '이 정도면 괜찮네...'하고 생각이 바뀌더라 

 

 

 

여기는 '메가네바시(眼鏡橋)', 우리 말로는 안경 다리라는 뜻인데

돌다리의 두 개의 아치 구조가 물에 비쳐서 안경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나가사키에 있는 흔한 돌다리 중 하나이지만 사람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

 

산큐패스 때문에 버스만 타고 전차는 안 탈 생각이었는데

다음 목적지인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에 가려면 전차로 가는게 편할 것 같아서 타 보았다

한 번 타는데 120엔 

 

원폭자료관...인데

물론 원폭으로 인한 일본 민간인들의 피해에 대해서 알릴 필요는 있겠지만

어쩌다가 원폭을 얻어맞게 되었는지, 일본은 다른 나라 공격한 적 없는지, 이런 내용은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는 듯한 모습... 보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뭐 애초에 그런 기대 따위는 하지도 않았지만...

 

 

원폭자료관에서 나와 주변을 돌아다녀 보니 이런 것들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원폭 낙하 중심지였다고 한다

 

짧은 나가사키 관광을 마치고, 저녁에는 온천을 즐기기 위해 오바마라는 곳으로 이동!

떠나기 전에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의 거리 모습을 하나 찍어 보았다 

 

 

 

오바마에 도착하니 저녁이 되어 날이 저물어갔다

온천 마을이라 여기저기서 김이 모락모락~

 

오바마도 나가사키 현에 속한 곳이라 짬뽕이 유명한데, 특히 이 지역에서는 오바마 짬뽕이라고 해서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한다

먹어보니 기본적인 맛은 비슷한데 약간 해물의 비중이 높아서 국물 맛이 좀 더 깔끔했던 것 같다

이게 오바마 짬뽕의 특징인지, 단지 이 집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갔던 곳은 '카슌(花春)'이라는 곳이었다

 

오바마에서 묵을 숙소는 오렌지 베이(Orange Bay)

방마다 온천물이 나오는 베란다가 있어서, 이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는 이거다! 싶어서 바로 예약했던 호텔

가격대도 15,000엔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고 좋았던 것 같다

 

따뜻한 온천물로 몸을 지지고(?) 있으니 이보다 좋을 것이 없다~

 

오늘도 무사히 외국 땅에 와서 하루 여행을 마쳤음에 감사하며 조촐한 술상을 차렸다

저 사케 한 병을 다 마시는 바람에 다음날 머리가 깨지는 듯 했지만...ㅠㅠ